[서울=뉴스핌] 송은정 기자 =한글과컴퓨터가 올해 인공지능(AI) 사업을 원년 삼아 글로벌 빅테크 기업으로 도약에 나선다.
9일 업계에 따르면 회사는 올해 오피스 소프트웨어에 LLM(대규모 언어 모델)을 접목한 제품 및 서비스를 출시하며 AI 사업을 본격화한다. 한컴은 지난해부터 그동안 축적한 문서 기술에 접목할 AI 기술 개발과 활용에 집중하며 제품과 서비스를 고도화하고 있다. 다양한 LLM과 특정 도메인에 특화된 자체 개발 sLLM(경량형 언어 모델)을 적용하고 고객이 어떤 모델을 선택하든 효율적으로 구동하도록 연결하는 전·후처리 기술력을 보유했다.
한글과컴퓨터 사옥 [사진=한글과컴퓨터] |
한컴은 지난해 김연수 대표가 AI를 통한 글로벌 빅테크 기업으로의 도약을 직접 선언한 만큼 광폭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회사는 AI 사업과 연관성이 떨어지는 자회사를 정리하고 AI 기업들에 대한 투자와 AI 관련 소프트웨어 라인업 구축에 주력하고 있다. 회사는 '안전장비 제조업'을 영위하고 있는 자회사 '한컴라이프케어'의 매각을 본격화했다.
◆AI 기업 대상 인수·투자·협력으로 역량 강화 집중
한컴은 올해 1월 AI 스타트업 '포티투마루'에 전략적 투자를 단행했다. 회사는 포티투마루가 개발한 sLLM인 'LLM42'와 검색 증강 생성(RAG) 기술 'RAG42'를 전자문서 기반 기술과 결합해 기업과 공공기관 등이 생성·보관 중인 한글(HWP·HWPX) 문서를 학습시키고 질의응답과 정보 탐색, 문서 초안 작성, 요약 및 추천 등 다양한 AI 서비스에 활용할 계획이다.
또한 데이터 시각화 기술을 보유한 '한컴이노스트림(구 클립소프트)'의 경영권을 인수해 리포팅툴과 전자서식 솔루션 등을 한컴의 SDK(소프트웨어 개발 키트)와 같이 모듈화한 기술과 결합하기로 하는 등 기술 및 사업 역량을 한층 강화했다. 여기에 한컴이노스트림의 미들웨어 제품군을 확보해 데이터 관리 기술 역량도 보강하고 올해 선보일 AI 활용 지능형 문서 작성 도구인 한국판 코파일럿 '한컴 어시스턴트'에도 강력한 리포팅 기능을 접목해 경쟁력을 더욱 높일 방침이다.
회사는 올해 3월 스페인 AI 생체인식 기업 '페이스피'에 전략적 투자도 시행해 2대 주주로 등극했다. 페이스피의 APAC(아시아태평양) 지역 독점 사업권까지 확보한 상태이다.
페이스피는 생체인증에 필요한 안면, 지문, 동공, 음성 등 AI 기반의 다양한 생체인식 기술을 보유한 기업이다. 유럽과 중남미를 중심으로 사업을 전개하고 있으며 한국에도 다수의 금융 기업을 고객사로 확보하고 있다. 한컴은 페이스피의 솔루션을 자사 브랜드명으로 판매하는 방식을 통해 브랜드 입지를 더욱 견고히 한다는 전략이다.
한컴은 문서 데이터 추출 SDK 출시를 통해 해외 매출 비중을 확대할 계획이다. 하반기에도 AI 소프트웨어를 연달아 출시하며 공격적인 확장을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 차별화한 AI 솔루션으로 공공·기업 등 다양한 고객 요구 충족
올해 회사는 AI 활용 지능형 문서 작성 도구인 '한컴 어시스턴트'와 질의응답 AI 솔루션인 '한컴 피디아'의 베타 버전, AI 자동 문서 작성 기능을 추가한 구독형 문서 편집 서비스 '한컴독스 AI' 정식 버전을 출시할 계획이다.
앞서 한컴은 지난해 11월 LLM을 활용한 '한컴 어시스턴트'를 공개한 바 있다. 한컴 어시스턴트는 스마트 문서 작성 엔진을 기반으로 LLM과 연결돼 동작하는 지능형 AI 도구다. 자연어로 명령하면 LLM을 거쳐 내용을 이해하고 의도를 분석해 자동으로 문서 생성을 돕는다. 한컴 어시스턴트는 세계에서 마이크로소프트와 한컴만이 보유하고 있는 스크립트 엔진을 활용해 문서를 자동으로 생성하기에 단순히 LLM을 연동하는 수준의 여타 서비스보다 고도화한 기능을 제공하는 것이 특징이다.
한컴 피디아는 한컴의 AI 기술과 SDK 기술들을 결합해 고객이 보유하고 있는 문서 정보들을 데이터베이스로 활용해 자연어로 답변함으로써 정확도를 높이고 환각 현상을 최소화할 수 있다. 구축형으로 제공해 기업 등 고객 정보를 보호하고 sLLM부터 LLM까지 사용 목적에 최적화한 언어 모델을 활용할 수 있어 효율적인 비용으로 이용이 가능하다.
회사는 국내 공공시장이 추진하고 있는 AI 기반 한글 문서 데이터화 사업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할 계획이다. 그동안 공공기관에 축적된 방대한 데이터 대부분이 한글 문서로 이뤄진 만큼 한글 문서 안의 정보를 빠르고 유연하게 데이터화함으로써 공공기관의 업무 생산성과 효율성을 한층 높일 계획이다.
◆ AI 기술 모듈화로 해외 시장 공략 등 새로운 성장 동력 창출
한컴은 김연수 대표 취임 이후 기존의 패키지 애플리케이션 사업의 한계를 뛰어넘고자 보유 기술을 모듈화함으로써 사업 영역을 더욱 확장하고 있다. 특히 세계적 수준의 문서 기술에 AI 기술을 더하고 이를 SDK 형태로 모듈화해 다양한 기업·기관들의 시스템이나 솔루션에 적용함으로써 새로운 시장을 구축하고 있다.
지난해 9월에는 한컴의 오피스 솔루션 기술을 집약한 오피스 SDK를 대만의 '케이단 모바일'에 공급해 대만 최초의 자국어 오피스 제품 '케이단 오피스' 패키지(Doc, Table, Brief)를 선보이는 데 기여했다. 회사는 SDK 수출 사례를 시작으로 각국의 특성에 따른 사용자 시나리오를 파악하고 현지 파트너사와 함께 AI 기술을 접목해 고객의 업무 효율성을 높이는 제품을 출시할 수 있도록 협업해 해외 시장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한컴은 최근 PDF 문서에서 AI 데이터를 추출하는 '한컴 데이터 로더'를 출시하고 본격적인 글로벌 기업 간 거래(B2B) 세일즈에 나섰다. SDK는 세계를 대표하는 전자문서 형식인 PDF에서 텍스트를 추출해 AI가 학습하기 쉬운 여러 포맷(JSON·CSV·TXT·XML 등)으로 변환해 주는 도구다. PDF뿐만 아니라 오피스 문서에서도 텍스트 외 다양한 객체를 AI 학습용 데이터로 추출해 제공한다.
회사는 올해 일본에 거점 사무소를 구축하고 한컴얼라이언스 파트너사들과 해외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하는 동시에 한컴 어시스턴트 등 AI 솔루션과 모듈화한 문서 기술을 적용할 수 있는 기회를 지속해서 개척해 나갈 예정이다.
한글과컴퓨터 관계자는 "빅테크 기업으로의 도약을 선포한 한컴은 올해를 AI 사업을 본격화하는 원년으로 삼고 한컴이 오랜 시간 축적한 문서 기술에 AI를 결합한 다양한 제품군을 선보일 예정"이라며 "AI 사업과 시너지를 내도록 선택과 집중하는 전략을 세우고 국내외 기업을 막론하고 인수·투자·협력 등을 진행하며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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