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전기차(EV)가 오는 2035년 세계 신차 판매의 50% 이상을 차지할 것이란 국제에너지기구(IEA)의 전망이 나왔다.
IEA는 23일(현지시간) 글로벌 전기차 전망 보고서에서 향후 10년 동안 EV에 대한 수요 급증이 "세계 자동차 산업을 재편하고 도로 교통을 위한 석유 소비를 크게 줄일 것"이라면서 세계 신차 판매에 차지하는 EV 비중은 지난해 15%에서 2030년에 40%, 2035년에 50% 이상으로 높아질 것으로 예측했다.
IEA는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자동차(PHV)도 배터리 구동 자동차와 함께 전기차로 분류한다.
전기차 충전 [사진=블룸버그] |
기구의 세계 EV 점유율 강세 전망은 각국의 친환경 정책 전환이 한몫한다. 2035년은 미국 캘리포니아주(州)와 유럽연합(EU)이 하이브리드차(HV)를 포함한 엔진차 판매를 원칙적으로 금하기로 한 해이다.
지역별로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인 중국의 EV 성장이 남다르다. 오는 2030년에는 중국 시장 내 EV 신차 판매 비중이 3분의 2, 2035년에는 무려 85%에 달할 전망이다.
중국에서 이토록 EV 열풍이 부는 배경에는 중국 업체들의 저가 소형 전기차 경쟁에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에서 판매된 EV의 약 60%가 엔진차 이하 가격이었다.
올해 글로벌 전기차 판매량은 1700만대로 추산된다. 이는 지난해 판매된 1400만 대에서 300만 대 가량 증가한 수치이며 전 세계 판매 신차 5대 당 1대 이상이 전기차란 의미다.
올해 판매 EV 대수 중 1000만 대가 중국에서 팔릴 만큼 중국이 EV 도입 속도 면에서 가장 빠르단 평가다.
현재 EV 수요가 둔화하고 있는 미국의 경우 올해 이후 배기가스 규제가 엄격화돼 중장기적으로 EV 판매 비율이 높아져 2035년에는 이 비율이 70% 이상이 될 것이라고 IEA는 전망했다.
더욱 엄격한 환경 규제를 도입하는 유럽연합(EU)이나 영국에서는 2035년 EV 판매 비중이 85% 이상이 될 것이란 예측이다.
테슬라 매장 [사진=블룸버그통신] |
IEA는 글로벌 EV 시장 확대 전제로 자동차와 배터리 가격 저감 및 정책 지원에 의한 충전 인프라 확장을 꼽았다.
중국 이외의 국가에서는 EV가 여전히 엔진차보다 10~50% 비싼 상황이다. 지난해 배터리 가격은 2022년 대비 14% 떨어졌지만 니켈이나 코발트를 사용하지 않는 비교적 저렴한 LFP(리튬·인산·철) 전지는 중국 업체가 거의 독점하고 있어 자동차 업계의 중국 업체 의존도가 높다. 현 상황에서 중국 이외의 업체들이 저가에 배터리를 공급하기는 어렵단 지적이다.
또한 충전 인프라 설치 확대도 EV 시장 성장에 핵심 요건이다. 지난해 공공 충전 설비는 전년 대비 40% 증가한 400만 곳으로 집계됐는데 IEA는 2035년 EV 판매 예측 실현에 이보다 약 6배인 2500만 곳으로 늘릴 필요가 있다고 짚었다.
이밖에 각국 정부와 기업에 의한 인프라 정비와 함께 안정적인 전력 공급망 구축도 과제이며 세계 각국마다 다른 EV 충전 규격도 문제란 지적이다.
북미에서는 현대자동차그룹, 제너럴모터스(GM), 토요타 등이 테슬라의 NACS 충전 방식을 도입해 표준화되고 있지만 유럽과 일본 등에서는 여전히 여러 충전 규격이 혼재되어 있다. 소비자 편리성 면에서나 업계의 전기차 제조 비용 절감 면에서도 충전 규격 통일이 필요하단 설명이다.
wonjc6@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