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라씨로
KYD 디데이
문화·연예 드라마·예능

속보

더보기

'소년시대', 충청도 사투리 불패신화 이어간다

기사입력 : 2024년01월16일 15:30

최종수정 : 2024년01월16일 15:30

유머와 은유 뒤섞은 충청도 사투리 드라마, 예능, 영화 등서 매력 발산

[서울=뉴스핌] 오광수 문화전문기자 = 충청도 사투리를 소재로 한 유머시리즈가 많다. 아버지와 아들이 산으로 나무를 하러 갔다. 먼저 산에 오른 아들이 큰 바위가 굴러 떨어지는 걸 보고 아버지에게 말했다. "아부지, 돌 굴러가유." 내려와서 보니 아버지 장례를 치루고 난 뒤였다. 그만큼 충청도 사투리가 느리다는 거다. 충청도 아저씨들끼리 대화가 오간다. "개 혀?""혀". 개고기를 먹냐는 질문에 먹는다는 답이다. 극단적으로 짧은 충청도 사투리의 한 예다.

충청도 시골 장날 할머니가 고구마를 팔고 있었다. "할머니? 이 고구마 얼마죠?", "알아서 줘유.", "그래도 얼마인지 말씀하셔야죠. 삼천 원 드리면 될까요?","냅둬유. 우리집 개나 주게." 좀체로 속내를 드러내지 않는 충청도 사람을 비유한 유머다.

맛깔스런 충청도 사투리의 맛을 살린 드라마 '소년시대'(극본 김재환, 연출 이명우)가 큰 인기를 얻으면서 대중문화 속의 충청도 사투리가 주목받고 있다. 1989년 충청남도 부여를 배경으로 하는 이 드라마는 안맞고 사는 게 목표인 '온양 찌질이' 장병태(임시완 분)가 하루아침에 '부여 쌈짱'으로 변신하여 대활약하는 코믹액션 드라마다. 지난해 연말 쿠팡플레이를 통해 공개된 이후 입소문을 타면서 속편 제작까지 확정됐다는 소식이다.

구수한 충청도 사투리를 구사하면서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코믹액션드 라마 '소년시대'의 한장면. 사진 쿠팡플레이 제공

임시완은 특유의 충청도 사투리를 구사하면서 찌질이 연기의 극치를 보여준다. 극중 모든 배역들도 충청도 사투리를 구사한다, '가보는겨'라는 포스터 문구가 말해주듯 '찌질이' 장병태는 온양(현재 아산)을 주름잡던 '쌈짱'으로 오해받은 김에 새로 전학간 학교의 쌈짱으로 거듭난다.

극중에서 출연진들은 시도 때도 없이 "겨?"라고 물으면 "겨"라고 대답한다. "그렇지 않냐"라고 물으면 "그렇다"라고 대답하는 말이 딱 한 단어로 통합된 것이다. 전라도 사투리의 '거시기'와 맥을 같이 한다. "이"와 "이"가 고저장단을 달리하면 전혀 다른 뜻이 되기도 한다. 딱 한 단어로 긍정과 부정, 의문문이 오간다. "출겨", "할겨" 등 미사여구 없이 간단명료하다.

드라마의 인기로 유튜브에서는 충청도 사투리를 둘러싼 유머시리즈가 인기다. 충청도식 돌려 말하기가 대표적인 예다. 예를 들어서 "물이 미지근 하니 차가운 물로 바꿔줘"는 "이 물로 라면 끓여도 되겄다"라고 말한다. 충청도에서 연비가 좋은 차를 두고 어떻게 얘기할까? "아. 이 차는 기름 냄새만 맡아도 가유"라고 말한다.

충청도 사투리가 등장한 드라마나 영화, 개그 프로그램이 성공한 예는 얼마든지 있다. 시청률 23.8%를 기록한 KBS 드라마 '동백꽃 필 무렵'의 주인공인 순경 용식이(강하늘)도 "워뗘? 환장하쥬?"등의 충청도 사투리를 구사하면서 시청자들의 사랑을 듬뿍 받았다.

충청북도 청주가 고향인 배우 이범수와 유해진은 특유의 충청도 사투리로 영화에서 자신만의 개성 넘치는 캐릭터를 구축한 배우다. 한때 개그맨 중에서 충청도 출신이 10명 중 3명이라는 통계도 있었다. KBS '유머 1번지'의 '괜찮아유' 코너에서 최양락은 충청도 사투리의 진수를 보여주면서 롱런했다. 개그맨 김학래, 남희석 등도 충청도 사투리로 인기를 얻었다. 이준익 감독의 영화 '황산벌'은 전라도 사투리와 충청도 사투리를 적절하게 뒤섞어 영화적 재미를 살렸다. 걸쭉한 사투리로 사극의 무게감을 파괴한 것이 인기를 얻게 된 요인이 됐다.

이문구는 누구보다도 충청도 사투리를 능수능란하게 구사한 작가였다. 충남 보령 출신인 그는 '관촌수필','우리 동네'등의 소설에서 유려한 충청도 사투리를 구사하는 농촌소설로 독자들의 사랑을 받았다.

학계에서는 전라도나 경상도식 직설화법보다는 은유에 강한 충청도 사투리가 대중문화 콘텐츠와 만나면 시너지 효과를 낸다고 분석했다. 문화비평가인 주창윤 언론영상학부 교수는 "충청도 사투리는 정치적으로나 지정학적으로 대립구도를 형상하고 있는 사투리가 아니다"라면서 "이 때문에 어느 지역에서도 거부감 없이 받아들이면서 보편성을 갖는다"라고 분석했다. 또 직설화법보다는 은유적 화법이 상대방을 하여금 거부감을 갖지 않게 하고, 똑똑하다는 느낌보다는 어눌한 느낌이 강하기에 상대방을 무장해제 시키는 마력도 있다"고 말했다. 충청도 사투리가 만들어가는 콘텐츠의 성공신화가 어디까지 계속될 것인지 사뭇 흥미롭다. 

oks34@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尹대통령 국정 지지율 30.1%…부정평가 66.7% '경고등' [서울=뉴스핌] 김종원 전문기자 =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이 30.1%가 나왔다. 지난 2주 전 뉴스핌 정기 여론조사 38.1%보다 8%포인트가 빠졌다. 반면 부정 지지율은 66.7%로 2주 전 59.3%보다 7.4%포인트가 오른 70%에 육박했다. 정부·여당의 4·10 22대 총선 참패에 따른 국정 심판 여파가 아직도 전 연령과 전국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인다. 국민 10명 중 7명 가까이 윤 대통령의 국정 운영에 대해 부정적 여론이 거센 상황에서 취임 2년을 맞는 윤 대통령의 국정 동력 확보에 경고등이 켜졌다. 이번 정례 여론조사는 뉴스핌 의뢰로 미디어리서치가 지난 4월 29일부터 30일까지 이틀 간 전국 만 18살 이상 남녀 1006명을 대상으로 실시했다.   4·10 총선 민의에 따른 윤 대통령과 제1야당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 간의 지난 29일 첫 영수회담 결과는 아직 민심에 온전히 반영되지 않아 좀 더 여론의 추이를 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정례 조사에서 '매우 잘하고 있다' 15.2%, '잘하고 있는 편' 14.9%로 국정 긍정 평가는 30.1%였다. 4·10 총선 직후 2주 전인 지난 4월 15·16일 뉴스핌 정기조사 때 긍정평가 38.1%보다 8%포인트 하락했다. 윤 대통령의 국정 운영에 대한 긍정 지지율이 뉴스핌 정기 여론조사에서 30%선이 무너질 위기에 처했다. 사실상 국정 장악과 국정 운영 동력 확보에 빨간불이 들어왔다. 부정평가는 '매우 잘 못하고 있다' 57.2%, '잘 못하는 편' 9.5%로 국민 10명 중 7명에 가까운 66.7%였다. 지난 2주 전 조사 59.3%보다 7.4%포인트가 많아졌다. 윤 대통령의 국정 운영에 대한 긍·부정 격차는 지난 2주 전 조사와 비교해서 21.2%포인트에서 36.6%포인트로 크게 벌어졌다. 연령대별로 보면 30대에서 부정평가가 79.2%로 가장 높았다. 40대 77.4%, 50대 70.4%로 30·40·50세대 10명 7명이 윤 대통령 국정 운영에 대해 부정적이었다. 70대 이상에서만 부정 41.0%, 긍정 48.0%로 긍정 평가가 조금 앞섰다. 지역별로는 정부와 여당인 국민의힘의 전통 지지층인 대구경북(TK)에서도 긍정 40.9%, 부정 54.4%로 부정 수치가 10%포인트를 훌쩍 넘어섰다. 부산울산경남(PK)에서는 긍정 35.5%, 부정 61.6%로 긍·부정 격차가 절반 가까이 됐다. 광주전남전북 호남에서는 부정 80.9%, 긍정 16.5%로 10명 중 8명이 부정적이었다. 정당별 지지층에서도 지지층이 없는 무당층의 69.1%가 부정, 긍정 27.9%로 10명 중 7명 가까이가 부정적 평가였다. 김대은 미디어리서치 대표는 윤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이 크게 떨어진 이유에 대해 "지난달 29일 이재명 야당 대표와 취임 후 700여 일 만에 첫 영수회담을 했지만 국론 분열과 민생 위기를 타개할 뚜렷한 해법은 없었다"고 분석했다. 김 대표는 "오히려 4·10 총선 참패 이후 단행한 대통령실 비서실장에 찐윤' 인사를 임명하는 등 윤 대통령의 변하지 않는 일방적·독선적 국정운영 스타일과 함께 답이 보이지 않는 의대 증원 문제에 대한 국민 피로감이 커졌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김 대표는 "물가 상승으로 인한 민생 경제 불안감 등 여론이 악화되면서 지지층 마저 대거 이탈하며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이 추락했다"고 분석했다. 이번 조사는 무선(100%) 가상번호 임의걸기(RDD) 자동응답(ARS) 방식으로 진행됐다. 신뢰 수준은 95%에 표본 오차 ±3.1%포인트, 응답률은 2.9%다. 자세한 조사 내용은 미디어리서치 홈페이지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kjw8619@newspim.com 2024-05-02 06:00
사진
"몸 힘들어도 환자 위했는데, 공공의 적 됐다" 전공의 '울먹' [서울=뉴스핌] 방보경 노연경 기자 = 의과대학 학생, 전공의 등은 정부가 독단적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전공의 대표는 '정부가 우리를 악마화하는 과정에서 (환자와의) 신뢰를 깨고 있다'고 호소하기도 했다.  서울의대·서울대병원 교수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서울의대 비대위)가 30일 개최 의료개혁 관련 긴급 심포지엄에서 박재일 서울대병원 전공의 대표는 "국민 위한 의료개혁이 올바른 방향 무엇인가를 고민했는데, 공공의 적이 돼버렸다"며 울먹였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3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대학교 병원 제일제당홀에서 열린 서울의대-서울대병원 교수협의회 비대위 긴급 심포지엄에 의료진들이 참석해 있다. 2024.04.30 pangbin@newspim.com 이날 열린 심포지엄은 의대 정원 확정을 앞두고 이뤄졌다. 교수들은 의료대란의 배경 및 정부에 제시할 정책 대안을 짚었다. 김민호 서울대 의과대학 학생회장과 박재일 서울대병원 전공의대표 역시 자리에 참석해 입장을 표명했다.  특히 박 대표는 혈액종양내과에서 일해오면서 느꼈던 개인적인 소회를 털어놨다. 박 대표는 "수련받으면서 몸이 힘든 시간이 있었지만, 몸이 힘들수록 내 환자의 몸은 건강해질 거라고 믿었다"고 했다.  그는 "내과 1년차 때 맡았던 환자에게 매일 울면서 어떤 말을 해드려야 하는지 머릿속으로 생각했다. 신을 믿지 않지만 인생에서 처음으로 기도를 했다"며 "(그분을 볼 때마다) 복도로 다시 나와서 심호흡하고 커튼까지 갔다가 돌아오는 걸 반복했다"며 개인적인 경험을 공유했다.  박 대표는 "2년 후 그분이 완치된 것을 보고 힘든 상황에 환자들 곁에 있고 싶어서 혈액종양내과를 지원했다"며 "회복한 환자들의 감사인사와 편지를 마음속에 품는데 정부는 전공의를 악마화해서 국민 간의 갈등을 부추기고 있다"며 말을 잇지 못했다.  이어 "자부심과 긍지 갖고 환자 곁에서 일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 달라"며 "기피과가 있다면 시스템 개선해서 모든 전공의들이 소신껏 지원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했다.  박 대표의 발표가 끝나자 30초 이상의 큰 박수소리가 이어졌다. 박 대표는 자리로 돌아간 뒤에도 휴지를 손에 쥐고 연신 눈물을 닦았다. 동료 전공의로 보이는 몇몇은 눈물을 훔치기도 했다. 방재승 분당서울대학교병원 교수는 "교수이자 선배의사로서 부끄럽기도 하고 마음이 심란하다. 전공의 대표가 저렇게 슬픈 모습 보이는 것은 진심이 아니면 나올 수 없다"며 "정부는 전공의 복귀를 이야기하기 전에 진실된 마음으로 의대생과 전공의에게 사과해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3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대학교 병원 제일제당홀에서 열린 서울의대-서울대병원 교수협의회 비대위 긴급 심포지엄에 의료진들이 참석해 있다. 2024.04.30 pangbin@newspim.com 박 대표는 발표에서 정부가 전문직, 수련생, 노동자 등의 정체성이 혼재된 전공의의 입장을 철저히 무시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의료계는 오래전부터 의료체계 문제점 분석해 정부에게 해결책을 제시해 왔다. 하지만 정부는 보건의료정책 심의위원회에서도 알 수 있듯, 의료계 현장 목소리를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았다"고 했다.  특히 "타국과 비교했을 때 전문가 의견 태도가 반영되지 않았고, 의료개혁특별위원회까지 지속됐다"며 "정부는 의료체계 전반적 문제점을 잘못 진단하고 엉뚱한 해결책을 내놓고 있다"며 초기 진단과정부터 되짚어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민호 의과대학 학생 대표 역시 정부가 의료계와 교육에 대한 이해도가 낮다는 점을 지적했다. 김 대표는 "정부는 필수의료만이 국민의 건강을 위해 필요하며, 비필수의료는 시스템을 왜곡하는 주범인 양 몰아가고 있다"며 "저수가 박리다매 의료 시스템이 고성장 시대가 끝나자 통째로 무너져내리고 있는데, 이를 정부가 좁고 자의적인 범위로만 보고 있다"고 했다.  이어 "증원으로 교육 질 저하, 의료 질 저하 발생하면 책임 결과 또한 의료인이 같이 안게 된다"며 "학생들은 (정부 정책이) 의료와 의학을 위하는 진심 어린 정책이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김 대표는 ▲시스템적 접근 필요 ▲현장의 목소리 청취 ▲필수의료패키지 반대 등의 안건을 내놓으며 대정부 요구안을 제시했다.  hello@newspim.com 2024-04-30 15:03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