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뉴스핌] 고종승 기자 = 전북 전주시가 우수한 품질의 전통한지를 생산하기 위해 전주에서 생산된 고품질 닥나무를 전량 수매했다고 19일 밝혔다.
이를 기념하기 위해 이날 전주천년한지관에서 우범기 전주시장과 최주만·양영환 전주시의원, 전주한지협동조합, 한지업체 등 관계자 3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흑석골 주민들과 함께 한지의 주원료인 닥나무를 찌고 껍질을 벗기는 '닥무지 행사'를 가졌다.
우범기 전주시장(왼쪽 두번째) 등이 닥나무 껍질을 벗기는 '닥무지' 행사를 가졌다.[사진=전주시]2023.12.19 gojongwin@newspim.com |
시는 지난 2017년부터 전주 전통한지의 정체성을 확보하고 안정적인 닥원료 공급기반을 구축하기 위해 7개 농가 15필지(2만1478㎡)에 1만4000여 그루의 닥나무를 계약재배해왔다.
시는 올해 계약재배 결과 약 14t 정도의 닥나무를 수확했으며, 닥무지 작업을 거치면 약 2.4t 정도의 흑피가 생산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전통한지(A4 기준) 28만 장을 만들 수 있는 분량이다.
이날 진행된 닥무지 작업은 닥나무의 껍질이 잘 벗겨지도록 뜨거운 증기로 나무를 찌는 과정으로, 4~5시간의 닥무지 과정이 끝나면 다 쪄진 닥나무의 껍질을 벗길 수가 있다. 이렇게 벗긴 껍질을 햇볕에 말리면 한지원료인 '흑피'가 된다.
생산된 흑피는 전주천년한지관의 한지 제조에 일부 사용되며, 나머지 분량은 전주한지장 4인에게 시중가보다 저렴하게 공급될 예정이다.
이와 함께 시는 올해부터는 완주군으로 재배면적을 확대해 전주시 2개 농가와 완주군 5개 농가의 2만847㎡의 신규 재배면적을 확보하고, 1만2000여 그루의 닥나무를 새롭게 식재하는 등 전주 전통한지의 공급 기반을 확대하기 위해 적극 노력하고 있다.
전주한지는 고려 중기 이래 조선 후기까지 수백 년 동안 인정받은 왕실 최고의 진상품이자 외교문서로 활용됐으며, 조선시대 전주한지 생산량은 전국의 70~80%를 차지할 정도로 번성하여 닥나무 생산도 전주지방 근교에서 성황을 이루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우범기 전주시장은 이날 "앞으로도 세계에서 인정받는 고품질의 한지를 생산하기 위해 닥나무 식재지 확대에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gojongwi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