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산 출마설 나돌아...장제원 불출마가 압박요인 작용
김두관과 빅매치 이루어지나...전 경남지사 대결 구도
[합천=뉴스핌] 이우홍 기자 = 장제원(부산 사상) 국민의힘 의원의 내년 국회의원 총선거 불출마 선언이 경남 합천·거창·함양·산청에 지역구를 둔 김태호 의원의 '험지 출마' 결단을 부를지에 정치권 안팎의 관심이 쏠린다.
김태호 의원이 지난해 9월 16일에 열린 경남 합천군 당원협의회 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는 모습. 2023.12.12. |
현재 국민의힘 상황은 인요한 혁신위원회에서 당내 친윤(친 윤석열)·지도부·중진들의 불출마 혹은 험지출마 요구를 한 후폭풍으로 친윤 핵심으로 불리는 장 의원을 넘어 김기현 당 대표의 사퇴 내지 불출마까지 예고되는 형국이다.
이는 국민의힘 텃밭으로 분류되는 영남권 3선의원으로서 험지출마 대상자로 거론돼온 김 의원의 거취에도 상당한 압박요인으로 작용할 수 밖에 없다.
장 의원은 12일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나를 밟고 총선승리를 통해 윤석열 정부를 성공시켜달라"며 22대 총선의 불출마 의사를 전격 발표했다.
장 의원의 불출마 소식이 알려지자, 합천·거창·함양·산청 지역구에서는 김 의원이 최근 나도는 경남 양산 출마설에 대한 거취표명으로 이어질지에 이목이 쏠린다.
현 정권의 핵심 의원이 불출마를 선언하고 당 대표의 사퇴도 거론되는 흐름을 과연 김 의원이 비껴 갈수 있겠느냐는 시각에서다.
또 김 의원이 지금처럼 당 분위기가 어수선한 상황에서 선당후사의 기치를 드는 것이 새로운 돌파구를 마련할 수 있다는 기대감도 섞인 것으로 보인다. 이를 통해 여권 내 비주류의 정치적 불리를 극복하고 대선주자로 발돋움할 새로운 기회가 될 것이라는 해석이다.
김 의원에 대한 험지출마론은 대상지가 수도권에서 최근 경남 양산으로 바뀌어 꾸준히 나오는 게 사실이다.
김 의원이 지역구 관리소홀 평가를 받는 합천·거창·함양·산청 지역보다 더불어민주당 김두관 의원 지역구인 양산을에 출마하는 정치적 승부수를 던져야 할 시점이라는 것이다.
이를 통한 전직 경남도지사 간의 '빅 매치'가 최근 국민의힘에 경보음이 켜진 PK총선 승리에 기여하는 동시에 김 의원의 정치적 도약을 노릴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설령 낙선하더라도 여권내 입지를 다지고 정치적 존재감도 키울 수 있다는 분석도 배경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김 의원은 자신의 지역구 이전설에 대해 여전히 부정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다.
그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양산 출마설에 대해 "도대체 어디서 나오는 애기냐"라고 반문한 뒤 "큰 틀에서 당이 혁신의 프레임을 만들어 가야지 이 돌 빼서 저 돌 박는 행태는 낡은 사고방식"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나도 당과 정부의 성공을 무겁게 바라보고 걱정하지만 (영남)중진이라고 해서 험지 출마를 강요하는 것은 옳지 않고 수용하기도 어렵다"고 밝혔다.
이어 "나도 당이 어려울 때 험지를 많이 다녔다. 제일 중요한 것은 나 자신이고 민심의 평가"라며 "끝까지 민심으로 평가받겠다는 내 생각이 중요하지 다른 것은 의미가 없다"라고 강조했다.
김 의원의 이 발언은 자신이 과거에 국민의힘 전신인 한나라당과 자유한국당의 험지출마 요구를 수용해 야권단일 혹은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맞붙은 것을 염두에 둔 것이다.
그는 지난 2011년 4월 재보선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의 고향마을이 있는 경남 김해을에 출마해 어렵사리 당선됐다. 2018년 6월의 지방선거 때는 낙선을 감수하면서 경남도지사 선거에 출마했다.
김 의원은 이처럼 내년 총선의 험지출마에 대해 부정적이지만, 현재 놓인 당 안팎의 상황이 김 의원의 지역구 사수를 용인할 지는 미지수다. 지역구 관리소홀로 자신의 지지율이 경쟁후보와 큰 차이를 벌리지 못하고 있는데다 여권 수뇌부가 김 의원의 양산 출마를 계속 '압박'하는 것으로 전해지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이번 장 의원의 불출마 선언을 계기로 김 의원이 조만간에 내년 총선 출마지역에 대한 입장을 정리해서 '결단'을 내릴 가능성이 적지 않다는 분석이 심심찮게 나온다.
woohong12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