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수신문, 대학교수 1315명 설문...2위는 '적반하장'·3위는 '남우충수'
[울진=뉴스핌] 남효선 기자 = 전국의 교수들이 올해의 사자성어로 '견리망의(見利忘義)'를 선정했다.
'이로움을 보자 의로움을 잊는다'는 뜻이다.
12일 교수신문에 따르면 전국 대학교수 1315명을 대상으로 '올해의 사자성어'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설문조사 결과 '견리망의'가 30.1%를 득표해 2023 올해의 사자성어로 선정됐다.
[울진=뉴스핌] 남효선 기자 = 교수신문이 전국의 교수 1315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해 '올해의 사자성어'로 '견리망의'를 선정했다. 초사 신상구 작가가 본지에 '견리망의'를 써서 보내왔다.2023.12.12 nulcheon@newspim.com |
2위는25.5%를 얻은 '도둑이 도리어 매를 든다'는 뜻의 '적반하장(賊反荷杖)'이 선정되고 '피리를 불 줄도 모르면서 함부로 피리 부는 악사들 틈에 끼어 인원수를 채운다'는 뜻이 담긴 '남우충수(濫竽充數)'가 24.6%를 얻어 그 뒤를 이었다.
'견리망의'는 논어 '현문' 편에 등장하는 '견리사의(見利思義)'에서 파생된 말이다.
'현문' 편에서 공자의 제자 자로가 어떤 경지에 이르러야 성인(成人)이 될 수 있는지를 묻자 공자는 "눈앞에 이로움을 보면 의를 생각하고, 나라가 위태로울 때는 목숨을 바치며, 오래된 약속일지라도 평소 그 말을 잊지 않는다면 성인이라 할 수 있다(見利思義 見危授命 久要不忘平生之言 亦可以爲成人矣)"고 답했다.
'견리망의'는 김병기 명예교수(전북대,중어중문학)가 추천했다.
김 교수는 "지금 우리 사회는 '견리망의' 현상이 난무해 나라 전체가 마치 각자도생의 싸움판이 된 것 같다"며 "우리나라 정치인은 바르게 이끌기보다 자신이 속한 편의 이익을 더 생각하는 것 같다"고 추천 배경을 설명했다.
김 교수는 또 "국가 백년지대계를 생각하는 의로움보다는 목전에 있는 이익에 관심이 많은 것 같다"고 덧붙였다.
'견리망의'를 선택한 교수들은 "사회 전반에 걸쳐 대의와 가치가 상실돼 '이익 추구로 가치 상실의 시대가 되고 있다'" 는 등의 의견을 제시했다.
"자신의 이익만 추구하다 보니 오늘날 사회 구성원 간의 신뢰가 무너지고 사회의 나아갈 방향이 불확실해졌다"는 뼈아픈 지적이다.
전체 설문 교수 335표인 25.5%를 얻어 2위에 선정된 '적반하장(賊反荷杖)'은 '도둑이 도리어 매를 든다'는 의미이다. 이승환 명예교수(고려대,동양철학)가 추천했다.
전체 설문 응답의 24.6%인 323표를 얻어 3위를 차지한 '남우충수(濫竽充數)'는 '피리를 불 줄도 모르면서 함부로 피리 부는 악사들 틈에 끼어 인원수를 채운다'는 뜻으로 김승룡 교수(부산대, 한문학과)가 추천했다.
김 교수는 "실력 없는 사람이 높은 자리를 차지하는 것을 비유한 것"이라며 "속임수는 결국 자기 자신을 해롭게 할 뿐"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에 교수들은 '잘못하고도 고치지 않는다'는 뜻을 담은 '과이불개(過而不改)'를 사자성어로 선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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