웰트, 경쟁 심한 환경서 디지털 시밀러·DD 전략 고안
장기적으로는 디지털 치료기기 본질 전달 필요
[서울=뉴스핌] 방보경 기자 = "유럽에서는 디지털 시밀러를, 미국에서는 의약품과 디지털 의료기기를 묶어 파는 전략(DD : Drug+Dtx)을 모색하고 있다"
강성지 웰트 대표는 11일 드래곤시티호텔에서 열린 '디지털헬스케어 컨퍼런스'에서 디지털 치료기기 사업화 전략을 공개했다. 해외 DTx 회사들의 경쟁이 치열한 상황에서 후발주자로 따라가는 전략을 고안한 셈이다.
국내에서 에임메드의 '솜즈(Somzz)'와 웰트의 '웰트아이(WELT-I)'만이 허가된 반면 해외 시장은 훨씬 커지고 있다. 유럽에서는 독일에서 2019년 처음으로 디지털 치료기기(DTx) 전용수가가 부가된 이후 총 53개의 기업이 등록됐다. 미국에서는 다국적 제약회사들이 라이선스 아웃 전략을 통해 몸집을 키우고 있다.
[서울=뉴스핌] 방보경 기자 = 강성지 웰트 대표가 11일 드래곤시티호텔에서 열린 '디지털헬스케어 컨퍼런스'에서 디지털 치료기기 사업화 전략을 공개하고 있다. 2023.12.11 hello@newspim.com |
이런 상황에서 국내 DTx 기업도 나름대로의 경쟁력 확보를 위해 모색하고 있다. 웰트는 지난 5월 페어테라퓨틱스의 편두통 파이프라인을 인수한 바 있다. 제약사들이 파트너십 - 라이선싱 - 인수합병 과정을 거치면서 규모를 키웠듯, 웰트도 뇌질환 치료 영역을 넓히겠다는 목적이다.
다만 강 대표가 소개한 디지털 시밀러나 묶어 팔기 전략이 절대적으로 유효한 것은 아니다. 가격 경쟁력으로만 승부한다면 선발주자의 치킨 게임에 밀릴 수 있다.
강 대표는 DTx가 환자에게 그 가치를 정확히 전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DTx 시장은 비교적 최근 형성된 만큼 다양한 모델이 만들어지고 사라지기를 반복하고 있다. 그런 만큼 살아남기 위해서는 헬스케어의 본질을 파악하고 전달하는 게 중요하다는 것.
대표적인 사례가 정신과, 근골격계, 내분비, 만성질환 등 특정 적응증에만 집중하는 '디지털 스페시픽(digital specific)'이다. 생활습관을 개선하는 디지털 치료기기의 특성을 살린 셈이다. 처음에는 운동을 도와주는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제공하며 타깃을 넓게 잡은 앱들이 있었지만 자연스럽게 쇠퇴했다. 강 대표는 "국내에서 매출이 전혀 나지 않는 것과 달리 해외에서 성공한 회사들은 연매출 40억원이 나오는 경우도 있는데 적어도 그 환자에게만은 가치를 제공했다는 의미"라고 전했다.
현재 경쟁에서 이기기 위한 방식도 환자의 니즈를 타깃하는 것이다. 강 대표는 대표적으로 '로직 트리'를 제시했다. 환자를 관찰하고 분류해 이에 맞는 치료법을 전달하는 것이다. 환자의 디지털 바이오마커를 인공지능으로 학습하고, 데이터를 예측해 환자에게 최적의 진단을 하는 게 핵심이다.
의사들이 빠르게 진료를 볼 경우 환자의 상태를 상세히 진단하기 어렵고, 처방도 천편일률적으로 내리기 쉽다. 하지만 환자의 상태를 지속적으로 추적한 디지털 치료기기라면 생활습관 분석을 하니 잠이 오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므로 수면제 1알을 먹고 1시간 뒤 취침하라고 권장할 수 있다. 강 대표는 "데이터를 모으는 과정을 여러번 반복하면서 새로운 기능이 탄생할 거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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