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0억원 CB 발행 취소로 사업 추진 '난항'
3분기 보고서에는 '연내 생산 체계 구축' 명시
[서울=뉴스핌] 이석훈 기자 = 알에프세미의 '연내, 2차전지 사업 확장'이 사실상 불가능해지면서 투자자들의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 특히 2차전지 생산 체계 설립에 대한 내용은 사업 보고서를 통해 공시된 것이어서, 불성실공시기업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3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알에프세미는 지난 16일 400억원 상당의 전환사채(CB) 발행을 철회했다. 알에프세미는 펀드를 설립해 투자자를 찾으려 했지만 이행 과정에서 어려움을 겪은 끝에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
알에프세미 로고. [사진=알에프세미] |
자금조달에 실패하면서 알에프세미가 추진했던 연내 2차전지 사업 확장은 물거품이 됐다. 알에프세미는 지난 3분기 사업보고서를 통해 LFP 배터리 연구·개발을 진행 중이며, 올해까지 전주에 위치한 제2공장에 생산 라인을 구축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알에프세미가 갖고 있는 운영 자금 200억원으로는 생산체계 설립까지 추진하기에 부족했다. 이에 알에프세미는 400억원 규모의 CB 발행으로 부족한 자금을 충당하려 했는데, 현재는 CB 발행조차 어려워졌다.
알에프세미 측은 "전환사채 발행을 철회하면서 2차전지 생산체계 구축은 내년으로 연기됐다고 보면 된다"며 "배터리팩 개발은 원래대로 진행하고 있지만 운영 자금 200억원으로는 생산 체계 구축이 힘들다"고 밝혔다.
이러한 알에프세미의 결정에 주가는 곤두박질 치고 있다. 알에프세미가 지나 3월 31일에 2차전지 사업 확장 목적으로 전환사채 발행을 발표한 후 두 달간 해당 주가는 7180원에서 2만 6100원까지 올랐다. 하지만 전일 기준 알에프세미 주가는 3970원에 거래를 마쳤다.
전혜영 다올증권 연구원은 "작년부터 2차전지 사업을 신규 확장한다고 발표하기만 해도 투자자 기대감이 반영돼 주가가 오르는 경우가 많았다"며 "2차전지 사업을 철회하면 그간 몰렸던 투자자들의 기대감이 낮아져 주가도 대폭 떨어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일명 '깜깜이 공시'에 대한 지적도 나온다. 한국거래소는 "사업 보고서에 명시된 대로 사업을 진행하지 않을 때는 자체 심사에 따라 불성실공시법인으로 지정할 수 있다"며, 금융감독원 관계자도 "(주가 상승 등 특정 목적으로) 허위 공시를 할 경우 사법 체계와 당국 차원에서 사실관계를 파악한 후 제재를 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알에프세미 측은 2차전지 사업을 정상적으로 진행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는 입장을 표했다. 알에프세미 관계자는 "빠른 시일 내에 2차전지 사업 확장을 위한 자금 조달 방편을 마련하고 투자자들에게 발표할 것"이라고 해명했다.
stpoemseok@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