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현구 기자 = 태국에서 불법 도박사이트를 운영하다가 자신이 고용한 한국인 직원을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른바 '파타야 살인사건'의 주범이 징역 17년을 확정받았다.
대법원 1부(주심 김선수 대법관)는 9일 사체유기 등 혐의로 기소된 김모 씨의 상고심 선고기일을 열고 징역 17년을 선고한 원심판결을 확정했다.
[서울=뉴스핌] 김신영 기자 = SBS '그것이 알고싶다'에 방영된 파타야 살인사건 2023.11.08 sykim@newspim.com |
과거 국내 폭력조직에서 활동했던 김씨는 태국으로 건너가 도박사이트를 운영하던 중 지난 2015년 11월 자신이 고용한 개발자 임모 씨(당시 24세)를 공범과 함께 때려 살해한 뒤 시신을 유기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조사 결과 이들은 임씨가 프로그램 관리 시스템을 빨리 개발하지 못하고, 회원정보 등을 빼돌린다고 의심하고 상습 폭행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사건 직후 현지에서 검거된 공범과 달리 베트남으로 도주한 김씨는 인터폴 적색수배와 공조수사 끝에 2018년 4월 국내로 송환됐다.
1심은 김씨에게 징역 17년을 선고하고 10년간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을 명령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피해자를 태국으로 불러 고용한 뒤 도박사이트 정보를 빼돌렸다는 이유로 장기간 폭행했고 피해자는 결국 사망에 이르렀다"며 "피고인의 범행은 폭력적이고 잔인하며 책임 전부를 공범에게 미루고 범행 은폐를 시도하는 등 죄질이 좋지 않다"고 지적했다.
2심 또한 1심 판단을 유지했다.
재판부는 "피해자가 사망한 사실을 알았음에도 계속해서 차량 뒷자석에 방치했던 점, 공범이 경찰에 자수하기 전까지는 사체가 누구에게도 공개되지 않았던 점 등을 종합해 보면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원심의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보인다"고 판시했다.
다만 원심에서 유죄로 인정한 공소사실 중 '피고인이 불상의 도구로 피해자의 손톱을 뽑았다는 점, 야구방망이 또는 목검으로 피해자의 머리를 때렸다는 점'에 대해 원심과 달리 합리적 의심없이 증명됐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대법원도 하급심 판단이 옳다고 봤다.
재판부는 "원심이 공범 윤모 씨에 대한 각 증인신문조서 번역본의 증거능력을 인정해 이를 유죄의 증거로 삼은 것이 잘못이라는 취지의 주장은 김씨가 당초 이를 항소이유로 주장했다가 원심 제5회 공판기일에서 철회했을 뿐, 원심이 직권으로 심판 대상으로 삼지도 않은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처럼 김씨가 상고심에 이르러 하는 주장은 적법한 상고이유가 되지 못하고, 나아가 각 증인신문조서 번역본을 제외한 나머지 적법하게 채택된 증거들에 의하더라도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을 충분히 수긍할 수 있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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