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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분기 한국·홍콩 미술시장, 조정기에서 침체기로(KAAAI 마켓리포트)

기사입력 : 2023년11월08일 17:16

최종수정 : 2023년11월08일 17:24

국내 오프라인 3분기경매 전년대비 13.55%하락
소더비·필립스 홍콩경매도 전년대비 5.45%감소
아트페어도 상위 페어만 호조,양극화 뚜렷

[서울 뉴스핌]이영란 편집위원= 비정상이 정상으로 돌아온 것일까. 아니면 본격적인 침체기로 진입한 것일까. 한국미술품감정연구센터(KAAAI)가 3분기 미술시장 리포트를 펴냈다.

[서울 뉴스핌]이영란 기자=중국을 대표하는 아트컬렉터이자 상하이 롱뮤지엄 설립자인 류이첸·왕웨이 부부가 소장했던 아마데오 모딜리아니의 유화 '플레트 주르뎅'. 부부는 수집품 중 40점을 소더비 홍콩 경매에 내놓았는데, 그 중 10점이 유찰되고 나머지 작품도 구매 열기가 저조했다. 모딜리아니의 이 인물화는 지난 2015년 류이첸 커플이 뉴욕 소더비에서 사들였던 가격(487억원) 보다 낮은, 471억원에 낙찰됐다. 소더비측은 낙찰가를 600억원대로 예상했으나 시장은 매우 냉랭했다. [사진=소더비 홍콩] 2023.11.08 art29@newspim.com

◆비정상의 정상화. 루틴의 회복 

지난 2006~2008년의 뜨거웠던 호황과 최근 3년(2020~2003년)의 호황은 거짓맟러럼 닮았다. 한국미술품감정연구센터(KAAAI)가 국내 미술시장의 흐름(2000년부터 2023년)을 분석하니 2006-8년/2020-2022년의 뚜렷한 호황기를 기점으로 그 이전과 이후 양상이 거의 유사한 상황이었음이 확인됐다. 즉 꼭지점에 이르러서는 일정기간 보합세를 이루다가 급격히 하락하는 모양새를 보이고, 이후 완만한 상승선을 따라가다가
일정 시점에서 또 다시 정점을 찍는 호황기 시장에 이르고, 다시 하락하는 패턴이 반복된 것.

따라서 현재 우리 미술시장은 놀랄만큼의 위기도 아니고, 새롭지도 않다는 게 KAAAI의 진단이다. 기간으로만 본다면, 오히려 다시 일상적인 시장으로 되돌아왔다고 할 수 있다는 것이다. 다소 차분해진 시기인 이 기간 동안 미술계에서는 그동안 시장을 들썩이게 만들었던 요인들에 대한 분석과 해석, 이를 통해 미래를 준비하는 게 맞다.

드라마틱하게 상승, 또는 하락한 그래프의 구간마다 어떤 일이 있었는지를 조사해보는 것은 향후 시장을 전망할 수 있는 귀중한 정보가 된다. 마켓 내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물론 제도권, 시장, 기관들이 이 기간 동안 어떤 일들을 했고, 시장에서는 어떤 양상이 펼쳐졌는지를 살펴보면, 불확실성으로 인해 야기되는 불안과 걱정을
내려놓고 다음 호황기를 맞을 수 있을 것이다. 

◆고액자산 수집가,구매및 리세일에 신중해져

2023년 11월 나온 아트바젤(Art Basel)과 UBS보고서에 의하면 수집가들은 미술품 구매에 점점 더 신중을 기하고 있다. 미술품을 수집하는 2800명의 고액자산가(HNW)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이 보고서에
서 2023년 개인 수집가들은 다른 금융자산에 비해 미술품에 소요되는 자금 비중을 2022년 24%에서
2023년 19%로 낮췄다. 또 미술품 판매에 대해 보수적인 태도가 드러났는데 자신이 소장 중인 작품을 판매할 의향을 밝힌 수집가는 전체의 26%로, 2022년 보고된 39%에 비해 크게 감소했다.

KAAAI 이호숙 대표는 "압축해 표현하자면 미술시장은 숨죽이고 있는 모양새다. 물색하던 대체 투자처로서의 가능성을 보고 미술시장에 들어왔던 신규 수요나, 최고점에 판매하려 했으나 최적의 매각타이밍을 놓쳤던 기존 수요 모두 다시한번 기회가 오길 기다리고 있다. 시장에 대한 대한 긍정적인 분석과 전망을 기대하며 간절한 마음으로 바라보고 있는 것"이라고 밝혔다.

◆올 3분기 서울 케이 마이아트옥션 낙찰총액 13.55%하락

불과 몇 년 전까지 경합을 이루며 거래되었던 유명 작품들이 하한가 범위에서 겨우 낙찰되거나, 유찰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이러한 결과는 부정적인 신호로 그 파급력이 매우 크며, 미술시장 전체에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운다. 그리고 이런 양상이 지속되면서 침체기는 가속화된다. 결국 '가격을 조정해서라도 보유작을 팔겠다'는 판매자가 나설 것이며, 이후부터는 가격 하락이 급물살을 탈 것이다.

[서울 뉴스핌]이영란 편집위원= 2019~2023년 3분기 서울옥션 케이옥션의 오프라인 미술품 경매 국내 10대 유명작가 낙찰총액 비교. [표=KAAAI] 2023.11.08 art29@newspim.com

2023년 3분기(7월~9월) 미술품경매사인 서울옥션, 케이옥션, 마이아트옥션은 총 7회의 경매를 개최했다. 이들 3사의 낙찰총액은 약 259.12억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약13.55% 하락했다. 판매작품 수량은 414점으로 전년 동기대비 약 14.67% 감소하였다. 출품취소 비중은 총 출품작의 약 4.24%로 전년 동기대비 약 9.76% 감소했다. 이 기간 낙찰율은 약 65.51%로 전년대비 약 10.23% 하락했다. 10억원 이상에 낙찰된 작품은 총 5점으로, 이 가운데 3점은 고미술이며, 이우환과 야요이 쿠사마 작품이 각각 1점이었다. 고가 현대미술품이 경매시장에 잘 나오지 않고, 나와도 경합이 적었음을 반증한다. 

◆소더비, 필립스 10월 홍콩경매도 부진

2023년 10월 5, 6일, 소더비(Sotheby's)와 필립스(Phillips)는 홍콩 경매의 판매총액은 약 1059홍콩
달러였다. 이는 전년 동기(2022년 가을) 대비 약 5.45%하락한 규모다. 2023년 봄에 열렸던 경매와 비교하면 반년 만에 약 28.11% 하락한 결과이다.

택시운전사 출신의 중국의 슈퍼리치이자 컬렉터로, 상하이 롱뮤지엄 설립자인 류이첸 회장과 그의 부인 왕웨이가 소장했던 작품 40점이 지난 10월 홍콩 소더비 경매에 나왔다. 이날 경매는 전체적으로 매우 저조해 은 참담했다고 타전했다. 경매의 하이라이트 작품이었던 아마데오 모딜리아니의 '폴레트 주르댕'이 3490만 홍콩 달러(약 471억원, 수수료 포함)에 낙찰됐다.

류이첸 왕웨이 부부는 이 작품을 2015년 뉴욕 소더비 경매에서 4281만달러(약 487억원, 수수료 포함)에 사들인바 있다. 당시 부부는 경매 최고가를 기록하면서 아시아의 구매력을 입증하기도 했다. 그러나 8년 만에 작품을 되팔며 부부는 적지않은 실망감과 함께 손실을 보고 말았다. 당초 소더비는 이 작품의 낙찰가를 4500만달러(약 609억원)로 추정했으나, 기대 보다 훨씬 낮은 가격에 간신히 팔렸다. 또한 같은 날 경매에 출품된 부부의 출품작 40점 중 10점이 유찰됐다. 예년 같았으면 부부의 컬렉션에 관심을 가진 중국계 아트컬렉터들이 적잖이 참여했을텐데 이날 홍콩 소더비 경매장은 시장 침체기를 여실히 보여주며 냉기가 감돌았다.

◆아트페어, 세금정책과 운송료 등이 주요 이슈로

아트페어의 성공기준이 '얼마나 많은 관람객이 운집했는가'에 있다면, 올해 아트페어들은 전년만큼 성공했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아트페어를 보기 위해 모인 관객은 그야말로 관객이며, 매출에 영향을 주는 고객은 아니다.

[서울 뉴스핌]이영란 기자= '2023아트바젤 par 파리 플러스'에 발맞춰 파리 튈르리공원에 설치된 토니 크랙의 청동 조각 '버드나무'. 높이 235cm. [사진=아트바젤] 2023.11.08 art29@newspim.com

프리즈와 키아프 측에 따르면 키아프 관객수는 전년대비 15% 상승, 8만여 명이 방문했다. 프리즈 또한 방문
객수가 7만 명을 넘어선 것으로 집계, 발표했다. 이는 앞서 개최된 싱가포르의 아트SG(4만3000여 명)
와 일본 겐다이 도쿄(2만여 명)보다 많은 숫자다. 아시아 최고의 아트페어인 아트바젤 홍콩(8만6000
여 명)에 근접하는 수치다.

지난해 서울에서 개최된 '1회 프리즈 서울'에 대한 수요 분석과 검증을 마친 후 두번째 참가한 해외 주요 갤러리들은 검증된 규모와 방향에 맞춰 포트폴리오를 구성해왔음이 확인됐다. 처음 프리즈 서울에서 국내 수요의 구매수준과 규모가 판가름 났다면, 그 다음 기대할 수 있는 조건은 서울이라는 입지가 중국, 홍콩, 싱가포르, 대만 등 아시아 고객을 끌어모을 수 있는가에 있을 것이다.

이 수요가 서울을 찾는 이유가 단순히 아트페어 기간 동안 한남동, 삼청동, 청담동 등지에서 벌어지는 나이트 파티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아니라면, '서울'에서 미술품을 구매함으로써 얻을 수 있는 확실한 '어드밴티지'가 있어야 한다. 즉 구매력과 더불어, 관건은 세금정책과 운송, 보관, 교통 등의 인프라에서의 경쟁력이다.


10월에 1주일 차이로 열린 '프리즈 런던'과 '아트 바젤 par 파리 플러스'에서 아트바젤이 좀더 성공적인 결과를 도출한 것은 세금정책과 정부의 지원 등 때문이다. 또한 전시 구성, 참여 열기, 매출도 파리가 런던을 크게 앞섰는데 브렉시트로 인해 변동된 세금정책이 크게 영향을 미친 것으로 파악된다.

두 아트페어 모두 참가한 미국의 데이비드즈위너는 프리즈 런던에선 100만달러 이상의 판매작이 없었으나, 아트바젤 파리에서는 첫날, 케리 제임스 마샬의 그림을 600만달러(약 81억원)에 판매했다. 브렉시트 이전에는 유럽 컬렉터들이 관세 없이 런던에서 미술품을 구입할 수 있었으나, 브렉시트 이후 영국에서 EU회원국으로 미술품을 보내려면 작품 가격의 5~20%가 관세로 붙는다. 게다가 복잡한 서류작업 등 행정 절차 또한 까다로와 고객과 화랑 모두 난색을 표했다.

반면에 프랑스의 경우 예술품 구입시 다른 EU회원국 보다 낮은 수준인 5.5%의 세금을 낸다는 점이 유리한 요소로 작용했다. 참여 갤러리들도 이러한 조건들에 따라 보다 비싸고, 좋은 작품을 파리에서 선보였을 가능성이 크다.

인프라는 아트페어에 참가한 갤러리나 구매자 모두에게 지극히 현실적인 문제다. 엄청난 수량의 작품들이 일정기간 동안 한 공간에 모이게 되는 아트페어 행사는 그 기간을 전후로 하여 작품의 대규모 이동이 큰 이슈
다. 따라서 현재 행사가 열리는 코엑스를 중심으로 고가 작품들이 안전하게 이동할 수 있는 인프라가 잘 갖춰져 있는지 재점검할 필요가 있다.

여기에 합리적이고 편리한 동선 확보와 함께 작품을 다루는 아트 핸들러의 전문성, 보관 및 설치 등 세심하게 체크해야 하는 요소들이 많다. 안전성이 확보되지 않는다면, 아트페어에 고가의 귀한 작품이 유입되기 어려울 것이 분명하다.

art29@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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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 힘들어도 환자 위했는데, 공공의 적 됐다" 전공의 '울먹' [서울=뉴스핌] 방보경 노연경 기자 = 의과대학 학생, 전공의 등은 정부가 독단적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전공의 대표는 '정부가 우리를 악마화하는 과정에서 (환자와의) 신뢰를 깨고 있다'고 호소하기도 했다.  서울의대·서울대병원 교수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서울의대 비대위)가 30일 개최 의료개혁 관련 긴급 심포지엄에서 박재일 서울대병원 전공의 대표는 "국민 위한 의료개혁이 올바른 방향 무엇인가를 고민했는데, 공공의 적이 돼버렸다"며 울먹였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3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대학교 병원 제일제당홀에서 열린 서울의대-서울대병원 교수협의회 비대위 긴급 심포지엄에 의료진들이 참석해 있다. 2024.04.30 pangbin@newspim.com 이날 열린 심포지엄은 의대 정원 확정을 앞두고 이뤄졌다. 교수들은 의료대란의 배경 및 정부에 제시할 정책 대안을 짚었다. 김민호 서울대 의과대학 학생회장과 박재일 서울대병원 전공의대표 역시 자리에 참석해 입장을 표명했다.  특히 박 대표는 혈액종양내과에서 일해오면서 느꼈던 개인적인 소회를 털어놨다. 박 대표는 "수련받으면서 몸이 힘든 시간이 있었지만, 몸이 힘들수록 내 환자의 몸은 건강해질 거라고 믿었다"고 했다.  그는 "내과 1년차 때 맡았던 환자에게 매일 울면서 어떤 말을 해드려야 하는지 머릿속으로 생각했다. 신을 믿지 않지만 인생에서 처음으로 기도를 했다"며 "(그분을 볼 때마다) 복도로 다시 나와서 심호흡하고 커튼까지 갔다가 돌아오는 걸 반복했다"며 개인적인 경험을 공유했다.  박 대표는 "2년 후 그분이 완치된 것을 보고 힘든 상황에 환자들 곁에 있고 싶어서 혈액종양내과를 지원했다"며 "회복한 환자들의 감사인사와 편지를 마음속에 품는데 정부는 전공의를 악마화해서 국민 간의 갈등을 부추기고 있다"며 말을 잇지 못했다.  이어 "자부심과 긍지 갖고 환자 곁에서 일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 달라"며 "기피과가 있다면 시스템 개선해서 모든 전공의들이 소신껏 지원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했다.  박 대표의 발표가 끝나자 30초 이상의 큰 박수소리가 이어졌다. 박 대표는 자리로 돌아간 뒤에도 휴지를 손에 쥐고 연신 눈물을 닦았다. 동료 전공의로 보이는 몇몇은 눈물을 훔치기도 했다. 방재승 분당서울대학교병원 교수는 "교수이자 선배의사로서 부끄럽기도 하고 마음이 심란하다. 전공의 대표가 저렇게 슬픈 모습 보이는 것은 진심이 아니면 나올 수 없다"며 "정부는 전공의 복귀를 이야기하기 전에 진실된 마음으로 의대생과 전공의에게 사과해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3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대학교 병원 제일제당홀에서 열린 서울의대-서울대병원 교수협의회 비대위 긴급 심포지엄에 의료진들이 참석해 있다. 2024.04.30 pangbin@newspim.com 박 대표는 발표에서 정부가 전문직, 수련생, 노동자 등의 정체성이 혼재된 전공의의 입장을 철저히 무시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의료계는 오래전부터 의료체계 문제점 분석해 정부에게 해결책을 제시해 왔다. 하지만 정부는 보건의료정책 심의위원회에서도 알 수 있듯, 의료계 현장 목소리를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았다"고 했다.  특히 "타국과 비교했을 때 전문가 의견 태도가 반영되지 않았고, 의료개혁특별위원회까지 지속됐다"며 "정부는 의료체계 전반적 문제점을 잘못 진단하고 엉뚱한 해결책을 내놓고 있다"며 초기 진단과정부터 되짚어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민호 의과대학 학생 대표 역시 정부가 의료계와 교육에 대한 이해도가 낮다는 점을 지적했다. 김 대표는 "정부는 필수의료만이 국민의 건강을 위해 필요하며, 비필수의료는 시스템을 왜곡하는 주범인 양 몰아가고 있다"며 "저수가 박리다매 의료 시스템이 고성장 시대가 끝나자 통째로 무너져내리고 있는데, 이를 정부가 좁고 자의적인 범위로만 보고 있다"고 했다.  이어 "증원으로 교육 질 저하, 의료 질 저하 발생하면 책임 결과 또한 의료인이 같이 안게 된다"며 "학생들은 (정부 정책이) 의료와 의학을 위하는 진심 어린 정책이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김 대표는 ▲시스템적 접근 필요 ▲현장의 목소리 청취 ▲필수의료패키지 반대 등의 안건을 내놓으며 대정부 요구안을 제시했다.  hello@newspim.com 2024-04-30 1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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