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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화랑 중 최대공간 조성한 리안갤러리,대구를 넘어 '월클'꿈꾼다

기사입력 : 2023년10월05일 18:36

최종수정 : 2023년10월06일 07:11

대구시 대봉동에 지하1,지상4층 새 화랑 건립
개관기념 독일현대미술 거장 이미 크뇌벨 작품전
서울점도 증축해 이강소의 무심한 조각 선보여

[서울 뉴스핌]이영란 편집위원= 대구를 대표해온 화랑인 리안갤러리(대표 안혜령)가 지역화랑 중 최대 규모의 전시공간을 조성하고 제2의 도약을 선언했다. 기존 대구광역시 중구 대봉동 리안갤러리 뒷편에 들어선 신관은 지하 1층, 지상 4층 규모로, 독립된 전시가 가능한 3개의 전시실과 교육실(세미나실), 사무공간 등을 갖췄다.

[서울 뉴스핌]이영란 편집위원= 리안갤러리 대구의 안혜령 대표. 지난 9월 대구광역시 중구 대봉동에 대규모 신축 화랑을 오픈하고, 독일 현대미술 거장 이미 크뇌벨의 'Figura'전(10월14일까지)을 열고 있다. 또한 서울 종로구 자하문로(창성동)의 서울점도 증축 재개관해 이강소 조각전을 개막했다.  [사진 =이영란 기자] 2023.10.05 art29@newspim.com

그 중 지하 전시장은 리안의 전속작가인 김근태 김춘수 김택상 남춘모 신경철 윤희 이광호 이진우 등의 작품을 상설 전시하는 공간으로 운영된다. 3개 전시실의 규모는 462㎡(140평)다. 또한 주전시실은 최대 층고가 9m여서 대형 작품의 전시도 가능해졌다. 건축 디자인은 전필준 대구가톨릭대 교수가 맡았다. 한편 1990년대 중반 지어진 기존 리안갤러리 구관 건물은 허문 뒤, 새 건물을 지어 수장고로 활용할 계획이다.

[서울 뉴스핌]이영란 기자=리안갤러리 대구 신관. 지하 1층, 지상 4층에 3개의 전시실과 교육실 등을 갖췄다. 갤러리측은 다양한 기획전과 함께 전속작가 상설전시, 교육 프로그램 등을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사진=리안갤러리] 2023.10.05 art29@newspim.com

미술품 컬렉터 출신인 안혜령 대표는 지난 2006년 화랑 대표의 타계로 사라지게될 대구 시공화랑을 인수해 리안갤러리를 개관했다. 이듬해 개관전으로 앤디 워홀 전시를 열었고, 이후 알렉스 카츠. 데미안 허스트, 데이비드 살레 등 굵직굵직한 해외 작가들의 작품전을 열며 대구 미술계에 파란을 일으켰다. 리안갤러리는 '지역 화랑은 정보력, 기획력, 추진력에서 서울에 뒤질 수 밖에 없다'는 통념을 보란듯 깨뜨리며 현재는 한국 미술시장을 주도하는 리딩 갤러리로 성장했다. 설립 17년 만에 '한국의 톱 10 화랑'에 진입하게 된 데는 작품의 '미래 가치'를 꿰뚫어보는 안 대표의 안목과 저력, 특유의 돌파력과 기획력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2013년에는 서울 종로구 창성동에 서울점을 오픈하며 대구와 서울 양 도시에서 활발하게 기획전을 개최해왔다. 수학교사 출신의 안혜령 대표는 "결혼 후 그림을 그리다가 미술품 수집에 매료돼 대구와 서울의 주요 화랑을 무수히 오가며 작품을 수집했다. 그림은 그저 감상만 하는 것과 컬렉션을 해서 내 곁에 두고 함께 숨쉬는 것은 천양지차다. 그 후 화랑을 열었을 때 '컬렉터의 입장에서 그들의 마음을 헤아리는 것을 우선으로 삼겠다'고 다짐하곤 했다. 또 남보다 한발짝 먼저 수준 높고 독창적인 작품을 선보이기 위해 과감하다 못해 무모하게 보이는 결단도 마다치 않았다. 그런 과정이 화랑 성장의 디딤돌이 됐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지역화랑이라는 수식어가 계속 따라붙었지만 최고 수준의 전시회와 우수 작가를 발굴해 지속적으로 소개한다면 이를 너끈히 뛰어넘을 거라는 자신감을 갖고 뛰어왔다"고 덧붙였다.

[서울 뉴스핌]이영란 기자= 이미 크뇌벨 작품전이 열리고 있는 대구 리안갤러리 신관 전시실. [사진=리안갤러리] 2023.10.05 art29@newspim.com

그 결과 리안은 현재 한국을 대표하는 메가 화랑으로 발돋움했고, 한국 미술가를 세계 무대에 선보이는 작업도 활발히 전개 중이다. 역량있는 한국 작가의 '마더 갤러리'가 되기 위해 지속적으로 투자해온 결과 작가들 사이에 "한국 아티스트를 가장 적극적으로, 잘 키우는 화랑 중의 하나"라는 평도 나왔다. 이같은 점은 미국 뉴욕타임즈 등에 크게 소개되기도 했다. 결국 지역화랑이라는 한계를 오히려 장점으로 뒤바꾸며 정상에 올랐다는 점에서 리안은 벤치마킹의 대상이 되고 있다. 

[서울 뉴스핌]이영란 편집위원=이미 크뇌벨 'Nach Leucht Farbe Grün', 2012, 아크릴, 알루미늄, 조명 후 색상, 탱크 플레이트,목재. 197 x 395.6 x 8cm [사진=리안갤러리] 2023.10.05 art29@newspim.com

◆신관 개관전으로 독일현대미술 거장 이미 크뇌벨의 'Figura'전

새 화랑을 건립한 리안갤러리는 독일현대미술 거장 이미 크뇌벨(83)의 작품전으로 개관전을 열고 있다. 오는 10월14일까지 열리는 개관전에는 크뇌벨의 대형 회화들이 1,2층 전시실에 내걸렸다.

크뇌벨은 사각의 캔버스가 아닌, 구불구불한 비정형의 유기적 형태라든가 기하학적 형태의 회화를 선보이는 추상미술가다. 한동안 나무 소재를 사용했던 작가는 1990년대부터는 집에 있던 오래된 거울의 프레임에서 영감을 받아 알루미늄 소재를 캔버스 대신 사용하고 있다. 물감을 흡수하지 않는 알루미늄 재료의 특성 때문에 크뇌벨의 회화는 붓 자국이 그대로 드러난다. 또 빛을 받으면 오묘하게 변주되는 것이 특징이다. 작품을 자세히 들여다 보면 인물이 숨겨져 있는 듯하며, 딸이 운영하는 제과점의 케이크나 손녀의 색칠놀이 등 일상이 반영된 작품도 있다.

[서울 뉴스핌]이영란 편집위원=이미 크뇌벨 'Figura N', 2018, 아크릴, 알루미늄, 234x145x4.5cm. [사진=리안갤러리] 2023.10.05 art29@newspim.com

크뇌벨은 러시아 아방가르드 미술을 대표하는 카지미르 말레비치(1879~1935)로부터 큰 영감을 받았다. 회화가 외부 세계의 어떠한 것도 재현하기를 원치 않았던 말레비치는 순수한 도형으로만 표현된 '절대주의'를 추구한 작가다. 말레비치의 '검은 사각형'을 접하며 "회화를 그 모든 것으로부터 해방시킨 전환적인 작품이었다"고 감동했던 크뇌벨은 재현적이고 사실적 형상을 배제하고, 순수한 오브제 그 자체의 형태와 공간, 색상 간의 관계성을 탐구해왔다. 하지만 말레비치와 다른 점은 순수함과 보는 이의 감수성까지 포함해 역동성과 생명력이 투영되도록 한다는 것이다.

크뇌벨은 독일의 개념미술가인 요셉 보이스(1921~1986)의 제자로, 스승으로부터도 많은 영향을 받았다. 미국 뉴욕주 '디아(DIA) 비컨'에 설치한 '19번 방'이라는 작품도 스승의 제안으로 제작한 것이다.

이번 작품전에는 조립식 알루미늄을 기하학적인 형태로 잘라낸 뒤 그 위에 여러 색채를 덧입힌 '피구라'(Figura) 연작을 중심으로 지난해 작업한 신작까지 총 12점이 나왔다. 작가가 특별히 소개하고 싶다고 요청한 '클라이너 아르체팁 16c'도 포함됐는데 지난 2008년 독일 홀레 펠스 지역에서 발견된 '구석기 시대 비너스상'에서 영감을 얻은 작품이다.

리안갤러리가 크뇌벨 작품전을 여는 것은 이번이 네번 째다. 안혜령 대표는 작가가 팔순을 넘긴 것을 고려한 듯 "크뇌벨은 세계 미술전문매체들이 '월드 톱10 작가'로 꼽는 거장이다. 그의 다섯번째 전시도 꼭 하고 싶다"고 밝혔다. 이어 "신관 개관을 기점으로 더욱 수준높은 전시와 예술 교육 등을 제공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서울 뉴스핌]이영란 기자= 지난 50년간 회화 퍼포먼스 사진 조각 등을 넘나들며 다양한 실험을 거듭해온 이강소의 조각 '무제'. 흙을 아무렇게나 툭툭 쌓거나, 인절미 조각처럼 무심히 끊어친 듯한 그의 조각은' 만드는 조각'이 아니라 '만들어지는 조각'이란 점이 특징이다. [사진=리안갤러리] 2023.10.05 art29@newspim.com

◆서울점, 증축 재개관 기념 '이강소,바람이 분다:조각에 관하여' 개최

한편 리안갤러리는 올해 10돐을 맞은 서울점(종로구 창성동)도 최근 1개 층을 증축하며 전시 공간을 확장했다. 서울점에서는 현재 중견작가 이강소의 개인전 '바람이 분다:조각에 관하여'가 열리고 있다. 오는 10월 28일까지 계속되는 이번 전시는 올해로 화업 50년을 맞은 이강소 화백의 크고 작은 조각들이 다양하게 나왔다. 또 봄 여름 가을 겨울을 상징하는 대형 회화도 함께 출품됐다.

[서울 뉴스핌]이영란 편집위원= 리안갤러리 서울의 '이강소,바람이 분다:조각에 관하여' 전시전경 [사진=리안갤러리] 2023.10.05 art29@newspim.com

이강소의 조각은 '만드는 조각'이 아니라 '만들어지는 조각'이라는 점이 특징이다. 작가는 "유기적인 사고관은 서구에서는 매우 낯선 개념이었다. 그러나 동아시아에서는 1000년 이상된 사상인 성리학 등에서 보듯 우주와 세계가 이와 기로 서로 맞물려 있다고 인식해왔다. 이런 우주관과 맥을 같이 하는 게 바로 나의 '만들어지는 조각'이다"라고 밝혔다. 

흙을 아무렇게나 툭툭 쌓거나 허공에 무심한 듯 던져 만들어진 '우연적인 흙덩어리' 형태의 이강소 조각은 그 무덤덤함과 초월적인 형상이 보는 이를 무장해제시킨다. 이강소는 인간 주체와 비인간 객체 사이의 구분이라는 서구의 이분법적 관념과는 달리, 작가의 손을 떠나 '내던져지는 흙' 자체를 엄연한 주체로 삼고 있다. 즉 흙이 던져지는 과정에서의 방향과 속도, 중력 그리고 건조과정에서의 햇빛과 바람 등 우연적 요소들과 유기적으로 결합하며 흙 자체가 스스로의 존재성을 결정한다고 보는 것.

[서울 뉴스핌]이영란 기자=리안갤러리 서울에 전시된 자신의 조각 작품과 포즈를 취한 작가 이강소. [사진=이영란 기자] 2023.10.05 art29@newspim.com

이로써 작가는 사람을 빚어내는 재료이자, 사람이 죽으면 돌아가는 물질로써 여겨지는 '흙'을 '던져' 흙과 인간, 비인간과 인간의 구분 없이 온 우주만물을 유기적으로 연결시키는 실험을 무념무상의 상태에서 펼쳐보이고 있다. 때문에 이강소의 조각은 한없이 부드럽고, 한없이 무심하나 웬지 모를 오묘한 에너지로 가득차 우리를 사로잡는다.  

art29@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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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 힘들어도 환자 위했는데, 공공의 적 됐다" 전공의 '울먹' [서울=뉴스핌] 방보경 노연경 기자 = 의과대학 학생, 전공의 등은 정부가 독단적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전공의 대표는 '정부가 우리를 악마화하는 과정에서 (환자와의) 신뢰를 깨고 있다'고 호소하기도 했다.  서울의대·서울대병원 교수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서울의대 비대위)가 30일 개최 의료개혁 관련 긴급 심포지엄에서 박재일 서울대병원 전공의 대표는 "국민 위한 의료개혁이 올바른 방향 무엇인가를 고민했는데, 공공의 적이 돼버렸다"며 울먹였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3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대학교 병원 제일제당홀에서 열린 서울의대-서울대병원 교수협의회 비대위 긴급 심포지엄에 의료진들이 참석해 있다. 2024.04.30 pangbin@newspim.com 이날 열린 심포지엄은 의대 정원 확정을 앞두고 이뤄졌다. 교수들은 의료대란의 배경 및 정부에 제시할 정책 대안을 짚었다. 김민호 서울대 의과대학 학생회장과 박재일 서울대병원 전공의대표 역시 자리에 참석해 입장을 표명했다.  특히 박 대표는 혈액종양내과에서 일해오면서 느꼈던 개인적인 소회를 털어놨다. 박 대표는 "수련받으면서 몸이 힘든 시간이 있었지만, 몸이 힘들수록 내 환자의 몸은 건강해질 거라고 믿었다"고 했다.  그는 "내과 1년차 때 맡았던 환자에게 매일 울면서 어떤 말을 해드려야 하는지 머릿속으로 생각했다. 신을 믿지 않지만 인생에서 처음으로 기도를 했다"며 "(그분을 볼 때마다) 복도로 다시 나와서 심호흡하고 커튼까지 갔다가 돌아오는 걸 반복했다"며 개인적인 경험을 공유했다.  박 대표는 "2년 후 그분이 완치된 것을 보고 힘든 상황에 환자들 곁에 있고 싶어서 혈액종양내과를 지원했다"며 "회복한 환자들의 감사인사와 편지를 마음속에 품는데 정부는 전공의를 악마화해서 국민 간의 갈등을 부추기고 있다"며 말을 잇지 못했다.  이어 "자부심과 긍지 갖고 환자 곁에서 일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 달라"며 "기피과가 있다면 시스템 개선해서 모든 전공의들이 소신껏 지원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했다.  박 대표의 발표가 끝나자 30초 이상의 큰 박수소리가 이어졌다. 박 대표는 자리로 돌아간 뒤에도 휴지를 손에 쥐고 연신 눈물을 닦았다. 동료 전공의로 보이는 몇몇은 눈물을 훔치기도 했다. 방재승 분당서울대학교병원 교수는 "교수이자 선배의사로서 부끄럽기도 하고 마음이 심란하다. 전공의 대표가 저렇게 슬픈 모습 보이는 것은 진심이 아니면 나올 수 없다"며 "정부는 전공의 복귀를 이야기하기 전에 진실된 마음으로 의대생과 전공의에게 사과해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3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대학교 병원 제일제당홀에서 열린 서울의대-서울대병원 교수협의회 비대위 긴급 심포지엄에 의료진들이 참석해 있다. 2024.04.30 pangbin@newspim.com 박 대표는 발표에서 정부가 전문직, 수련생, 노동자 등의 정체성이 혼재된 전공의의 입장을 철저히 무시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의료계는 오래전부터 의료체계 문제점 분석해 정부에게 해결책을 제시해 왔다. 하지만 정부는 보건의료정책 심의위원회에서도 알 수 있듯, 의료계 현장 목소리를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았다"고 했다.  특히 "타국과 비교했을 때 전문가 의견 태도가 반영되지 않았고, 의료개혁특별위원회까지 지속됐다"며 "정부는 의료체계 전반적 문제점을 잘못 진단하고 엉뚱한 해결책을 내놓고 있다"며 초기 진단과정부터 되짚어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민호 의과대학 학생 대표 역시 정부가 의료계와 교육에 대한 이해도가 낮다는 점을 지적했다. 김 대표는 "정부는 필수의료만이 국민의 건강을 위해 필요하며, 비필수의료는 시스템을 왜곡하는 주범인 양 몰아가고 있다"며 "저수가 박리다매 의료 시스템이 고성장 시대가 끝나자 통째로 무너져내리고 있는데, 이를 정부가 좁고 자의적인 범위로만 보고 있다"고 했다.  이어 "증원으로 교육 질 저하, 의료 질 저하 발생하면 책임 결과 또한 의료인이 같이 안게 된다"며 "학생들은 (정부 정책이) 의료와 의학을 위하는 진심 어린 정책이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김 대표는 ▲시스템적 접근 필요 ▲현장의 목소리 청취 ▲필수의료패키지 반대 등의 안건을 내놓으며 대정부 요구안을 제시했다.  hello@newspim.com 2024-04-30 1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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