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하이=뉴스핌] 배요한 기자 = "내년 상반기를 목표로 전기차 배터리팩에 들어가는 합성운모 절연체 생산 기술을 보유한 기업 인수·합병(M&A)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이와 더불어 그래핀의 원재료인 흑연 광산 매입에도 나설 계획입니다"
다이중치우 크리스탈신소재 대표이사는 지난달 26일 중국 장쑤성에 위치한 크리스탈신소재 본사에 진행된 뉴스핌과의 인터뷰에서 향후 계획을 이같이 밝혔다.
크리스탈신소재 회사 전경. [사진=배요한 기자] |
다이중치우 대표이사는 다이자룽 전 대표이사의 가업을 이어받아 지난 2019년부터 크리스탈신소재의 경영을 이끌고 있다. 주력 사업인 합성운모 부문에서 안정적인 실적을 유지하는 한편 '꿈의 신소재'라고 불리는 그래핀 신사업을 추진하며 미래 성장 동력 확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다이중치우 대표이사는 "안정적인 그래핀 생산 능력을 확보하기 위해 원재료인 흑연 광산 인수를 추진하고 있다"며 "조만간 중국 정부 담당자(자연자원국 국장)와 흑연 광산의 권리를 보유한 기업 대표가 회사를 방문할 예정에 있다"고 말했다.
지난 2016년 코스닥에 상장한 크리스탈신소재는 합성운모, 그래핀, 진주광택안료 사업을 영위 중이다. 주요 매출원인 합성운모 사업 부문은 ▲합성운모 플레이크 ▲합성운모 파우더 ▲합성운모 페이퍼 ▲합성운모 테이프 등을 생산하고 있다. 합성운모 제품은 가공 방식에 따라 자동차, 화장품, 전력, 고온제련, 가전제품산업 등 다양한 영역에서 쓰인다. 주요 고객사에는 머크(MERCK), 바스프(BASF), 비와이디(BYD), 인터코스(INTERCOS), 컬러레이 등이 있다.
크리스탈신소재의 허위에룬 경영총괄 이사(오른쪽)와 다이중치우 대표이사(가운데), 쉬요 기술총감 이사(왼쪽)가 뉴스핌과 인터뷰를 하고있다.[사진=배요한 기자] |
◆ 합성운모 절연체 기업 인수 추진...내년 상반기 전기차 소재 시장 진출
크리스탈신소재는 내년 상반기를 목표로 중국 내 합성운모 절연체 기업 인수를 추진 중이다. 이를 통해 고성장세를 이어가는 전기차 시장으로 사업 영역을 확대하고 매출처 다변화에 나선다는 전략이다. 크리스탈신소재는 절연체의 원재료로 알려진 합성운모 플레이크를 세계 최대 규모인 연간 3만톤을 생산한다.
합성운모 플레이크는 이산화규소, 불화칼륨, 용융마그네시아, 산화알루미늄, 탄산칼륨 등 5가지 원재료를 일정 비율로 배합한 후 1600도 초고온 전기로에서 이를 가열하고 냉각시켜 생긴 합성운모 결정체를 파쇄해 만들어진다. 천연운모 대비 저비용, 고품질, 환경친화적인 장점이 있으며, 펄안료, 절연재료, 단열재로서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 쓰이고 있다.
합성운모 플레이크 생산공장.[사진=배요한 기자] |
허위에룬 경영총괄 이사는 "원재료 배합비율, 전기로의 크기, 온도조절 등 첨단 자동화 설비를 통해 고품질의 합성운모 플레이크를 생산하고 있다"며 "합성운모 플레이크는 그 자체로서 절연재료나 내화재로 일부 사용되며, 대부분은 합성운모 파우더나 합성운모 페이퍼 등의 원재료로도 사용된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합성운모의 특성을 살려 크리스탈신소재는 전기차용 배터리팩의 절연소재 상용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절연 판넬은 크리스탈신소재의 합성운모 플레이크를 얇게 종이(페이퍼)처럼 만들고, 이를 겹겹이 덮는 형태로 만들어진다.
그는 "전세계적으로 전기차에서 화재로 인한 우려가 높은데 중국 전기차 기업인 니오와 BYD는 합성운모 절연 판넬을 사용하면서 전기차 화재 사고가 거의 나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며 "합성운모 플레이크 소재를 적용한 절연 판넬은 고온에서도 장기간 버틸 수 있어 전기차 화재 예방에 상당한 효과를 보일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전기차 배터리팩에 불이 나면 열폭주 현상이 발생해 배터리 온도가 최대 1000도까지 급격히 오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배터리 내부에서 화재가 발생하면 산소와 가연성 가스가 발생해 물을 뿌려도 계속 불이 붙어 걷잡을 수 없는 피해로 이어진다.
합성운모 절연 판넬 샘플.[사진=배요한 기자] |
크리스탈신소재에 따르면 합성운모 절연 판넬의 녹는점은 1375도이며, 고온인 1100도에서도 장시간 버틸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배터리에 화재가 발생하더라도 합성운모 절연 판넬을 통해 시간을 벌거나 화재를 예방할 수 있는 것이다.
허위에룬 경영총괄 이사는 "절연체 생산 기술을 보유한 기업을 인수해 관련 시장에 진출할 경우 의미있는 신규 매출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크리스탈신소재는 원재료(합성운모 플레이크)의 대량 공급이 가능해 생산공정 일원화를 구축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 그래핀 사업 영역 확대...원재료 '흑연 광산' 인수 추진
크리스탈신소재는 그래핀을 미래 성장동력으로 삼고 흑연 광산 인수를 추진하고 있다. 시장 확대가 예상되는 그래핀 산업에 선제적 투자에 나서 향후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전략이다.
다이중치우 대표이사는 "내년 상반기를 목표로 광산 인수를 추진하고 있다"며 "이를 위해 조만간 중국 자연자원국 고위직과 흑연 광산의 권리를 보유한 기업 대표가 방문할 예정에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번 방문은 지난 8월 허난성 시촨현을 방문해 흑연 광산 인수합병 및 협력 등에 대한 후속 차원에서 이뤄진 것"이라고 덧붙였다.
크리스탈신소재 그래핀 공장.[사진=배요한 기자] |
그래핀은 탄소 원자로 이뤄진 벌집 격자 모양의 단층 이차원 나노 재료다. ▲얇은 두께 ▲뛰어난 강도 ▲균일한 직경 분포 ▲적은 구조적 결함 ▲높은 전도율 ▲다양한 크기 ▲투광성 및 신축성 등 다양한 특징을 지니고 있다. 이러한 특징으로 내구성 강한 코팅, 배터리, 열전도 자재, 복합섬유 및 금속 복합 자재 등 다양한 분야에서 광범위하게 활용되고 있다.
이미 크리스탈신소재는 그래핀 부문에서 의미 있는 매출이 발생하고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그래핀파우더 부문 매출은 2020년 792만 RMB(약 14.6억원)에서 2022년 7734만 RMB(약 143억원)를 기록하며, 2년 만에 9배 가량 증가했다. 올해 상반기말 기준 그래핀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0% 증가한 3408만 위안(63억원)을 기록했다.
최근에는 연이은 그래핀 공급계약을 체결하며 실적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크리스탈신소재는 지난 7월 상하이하이즈주실업유한공사와 그래핀 위탁 판매를 골자로 하는 협약을 체결했고, 에펑그룹 핑장위에펑전열과학기술유한공사와 그래핀 공동 개발 및 전략적 제휴를 체결하고 그래핀을 납품하기로 했다.
크리스탈신소재 그래핀.[사진=배요한 기자] |
크리스탈신소재는 천연 흑연으로부터 초미세 박리 기술을 통해 그래핀 제품을 개발한 바 있다. 이 기술을 통해 전기차 배터리의 충전 속도는 더 빨라지고, 용량도 증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최근 발열시간을 10분에서 3.5초로 단축시킨 그래핀 발열 필름 개발에도 성공했다. 해당 발열 필름은 온도 상승 속도가 빠르지만 고온으로 인한 위험성이 낮고, 온도 균일성이 뛰어난 점 등의 강점을 가지고 있다.
쉬요 기술총감 이사는 "최근 그래핀 연구 결과를 발판 삼아 전열 및 전도 응용 분야 등 다양한 분야에서 그래핀 소재를 도입하기 위한 연구에 주력하고, 시장 니즈에 부합하는 더 많은 신형·최첨단 소재를 개발할 것"이라는 포부를 밝혔다.
크리스탈신소재의 그래핀 발열 필름.[사진=크리스탈신소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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