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건설위원장 A시의원 절차 무시하고 반박자료 배포
[김해=뉴스핌] 남경문 기자 = 김해시의회 더불어민주당 시의원들이 홍태용 시장의 부적절한 산하 기관장 및 정무직 인사를 지적하는 기자회견과 관련해 김해시청 간부 공무원이 배후에서 국민의힘 시의원들을 움직여 반박하도록 종용했다는 의혹이 제기돼 논란이 일고 있다.
특히 해당 간부공무원은 홍태용 시장과 김해고등학교 7기 동기로서, 홍 시장을 핑계로 시의회를 좌지우지하려고 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해시의회 민주당 의원들은 지난 14일 김해시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홍태용 시장이 지난해 6월 1일 지방선거에서 당선된 이후 김해시복지재단 대표와 ㈜녹인 전무, 김해시도시개발공사 본부장 등을 보은인사로 채용했다고 주장했다.
김해시의회 민주당 소속 의원들이 14일 오전 김해시청 프레스센터에서 홍태용 시장의 인사와 관련해 부적절성을 지적하고 있다.[사진=독자 제공] 2023.09.14 |
김해의생명사업진흥원장은 공공기관장 본연의 업무보다 내년 총선준비를 위해 얼굴알리기에 급급하다고 싸잡아 비난하기도 했다.
기자회견 직후 국민의힘 김해시의원 일동이라는 명의로 반박 보도자료가 1차와 2차(수정본)에 걸쳐 시의회 도시건설위원장 A시의원의 메일을 통해 김해시청 출입기자들에게 뿌려졌다.
이 보도자료에는 홍 시장의 인사정책을 옹호하며 민주당 의원들의 기자회견을 반박하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문제는 김해시의회 국민의힘 의원들은 민주당 시의원들의 기자회견에 앞서 같은 날 열린 간담회에서 반박 기자회견을 하지 않는 것으로 의견을 모았다는 것이다.
이 같은 상황 속에서 도시건설위원장 A시의원은 반박 기자회견 할 것을 종용하며 국민의힘 의원들 일부는 의장단에 위임하지 않았는데도 의장단의 뜻이라며 미리 작성해온 보도자료를 언론에 배포했다.
이후 배포된 1차 보도자료의 수정을 위해 보도자제 요청을 한 뒤 다시 2차의 수정분 보도자료를 재배포했다. 하지만 이 사실도 국민의힘 일부 의원들은 전혀 모른 채 일방적으로 진행됐다.
기획조정실장 B씨도 국민의힘 모 시의원에게 '시장이 부탁한 상황'이라고 말한 뒤 반박권유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모 시의원은 뉴스핌과 통화에서 "민주당 시의원 기자회견과 관련해 국민의힘 간담회에서 반박하지 않는 것으로 결론을 냈는데 도시건설위원장 A시의원이 이미 보도자료까지 만들어 와 난리가 났다"면서 "시청의 기획조정실장 B씨도 전화통화에서 반박해 달라는 뜻이 시장님의 부탁사항이라고 해서 '시장님께 알아볼까요' 하니 전화를 끊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시정의 일은 시에서 알아서 해야지, 시의원들이 하는 것이 맞지 않다고 거절했다"며 "나중에 알아보니 시장님이 반박하는 것을 안 좋아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국민의힘 일부 시의원들도 불만을 토로하며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동의한 것처럼 일방적으로 보도자료가 배포됐으며 이런 자료가 나간 줄도 모르고 있었다"면서 "상황을 파악해 보겠다"고 했다.
논란이 일고 있는 해당 당사자들은 의혹을 모두 부인했다.
기획조정실장 B씨는 "전화통화로 모 시의원에게 반박해 줄 것을 권유한 바 있다"면서 "국민의힘 간담회에서 하자는 의견도 있고 수정하자는 의견도 있었던 것으로 알고 있으며 의장단이 모여 다시 의논했던 것으로 들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시장님의 부탁이라는 말은 사실과 다르며, 국민의힘 의장단의 반박논의 내용과 관련 하실 것 같으면 지금 하시는게 좋겠다고 의견을 전달한 것 뿐이다"고 시인했다.
국민의힘 도시건설위원장 A시의원은 "민주당 시의원이 시장에 대한 인사 지적 기자회견을 사전에 알고 있었으며 이에 따라 빠른 판단으로 반박이 필요하다는 생각에 진행된 내용이다"라며 "수정된 보도자료의 경우 회의를 거치면 시간이 길어질 것 같아서 급박한 마음에 의논없이 보도자료를 냈다. 문제가 있었던 것은 인정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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