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라씨로
KYD 디데이

'오리작가' 이강소, 첫 조각전 '바람이 분다'…"흙이 스스로 결정하도록"

기사입력 : 2023년09월16일 14:33

최종수정 : 2023년09월16일 14:36

리안갤러리서 '바람이 분다:조각에 대하여' 개최
'던져' 만든 조각, 흙 고유의 색·형태 유지하기 위한 작업

[서울=뉴스핌] 이현경 기자 = 한국 현대 미술계의 거장 이강소(80) 작가의 첫 조각전 '바람이 분다:조각에 대하여'가 서울 종로구 창성동에 위치한 리안갤러리 서울에서 개최된다. 이번 전시는 리안갤러리 서울의 증축 개관전이기도 하다.

간결한 붓놀림으로 회화 작업을 해온 이강소 작가가 올해 화업 50주년을 맞았다. 본인은 '오리'를 그린 것이 아니라곤 하지만 남다른 붓터치가 지나간 형태는 그를 '오리 작가'로 만들었다.

이강소는 50년 미술 인생 처음 조각을 중점적으로 선보이는 전시를 마련했다. 그는 전통적인 조각의 방법론에 현대적인 사고를 덧입혀 '던져' 만든 조각에 집중해 동시대 사회에 의미 있는 화두를 던진다.

[서울=뉴스핌] 이현경 기자 = '바람이 분다:조각에 대하여' 전시장 전경 2023.09.16 89hklee@newspim.com

이강소의 조각은 흙을 아무렇게 툭툭 쌓거나 허공에 던져 만들어지는 우연적 흙 덩어리를 최종 형태로 한다. 흙의 자연스러운 움직임과 형태를 유지하기 위한 작업에 특히 몰두했다. 작가는 '흙'의 에너지를 생명 그 자체의 기운으로 보고 인간을 포함한 우주 만물과 상호작용하는 '유기적 에너지'로 연결된 존재임을 작품을 통해 이야기한다.

작가는 흙덩이를 형성하는 과정 그대로를 포착하고, 몇 개월의 걸친 자연적 건조 과정 속에서 수분의 증발, 수축, 갈라짐 등 '흙'의 본래의 속성으로 일어난 변형을 그대로 간직한 형태를 추구한 결과물을 미학적으로 소개한다.

특히 흙 그자체를 보여줄 수 있으면서도 단단한 조각으로 만들기 위해 스스로 방법을 강구했다. 수도 없이 흙을 반죽하고 만지고 형태를 구축하는 시간을 가져보며 답을 찾았다. 전시장 아래층에 전시된 조각들은 흙의 다양한 천연색을 시각적으로 보여주기 위해 시작된 연구 결과물이다. 에메랄드 빛, 짙은 푸른색은 흙이 만든 천연색이다. 사람의 '눈'으로 쉽게 접할 수 없는 이 빛깔은 경주 흙, 중국 흙 등 작가가 여러 종류의 흙을 사용하고 열에 굽는 온도를 바꿔가며 이룬 성과다.

작가는 40여년간 작업실에서 실험해오던 조각 작업을 한데 모아 올해 조각전을 개최하기로 결심한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기후 위기, 생물 다양성의 감소와 같은 환경문제, 지나친 자기중심적 태도에서 비롯된 각종 사회 문제가 연일 세상을 떠들썩하게 만드는 현 시점에서 깊은 울림을 전하고자는 의지가 담겨있다. 

[서울=뉴스핌] 이현경 기자 = '바람이 분다:조각에 대하여' 전시장 전경 2023.09.16 89hklee@newspim.com

전시장 1층에는 사계절이 느껴지는 대형 회화 4점과 주물 작업을 한 조각 작품들이 펼쳐진다. 마치 흙덩이를 쌓아놓은 듯한 거대한 탑처럼 보이는 조각과 거대한 흙 덩어리가 서로 기대고 구겨져 있는 형태다. 흙의 자연스러운 형상을 단단하게 하기 위해 석고와 브론즈, 철을 원형에 부어 주조 작업을 했다.

원기둥 형태인 것은 토련기에서 형태라 그렇다. 토련기는 도예 과정에서 반드시 필요한 흙을 반죽하는 기계인데, 작품의 되기 전 흙이라는 재료의 응축된 에너지로 해석할 수 있다.

이번 전시를 기획한 정준모 큐레이터(국립현대미술관 학예연구실장)는 지금까지의 현대미술은 인간 중심적인 실존적 주체로서 조물주에 버금가는 창조주에 가까운 인간이란 자만심으로 형성됐던 것"이라며 "서구적 관념에 사로잡힌 근대적인 모더니즘 미술에서 벗어나 오늘이란 시간의 흐름을 과정으로 인식하고 이를 담아낸다"라고 강조했다.

이강소는 1943년 대구에서 태어나 1961년 서울대학교 미술대학에 진학해 한국 고유의 시대정신을 담아낸 미술적 표현 방식을 탐구했다. 1969년 신체제를 결성하고 1974년 '대구현대미술제' 발족시키는 등 한국의 미술 운동을 주도한 인물이다. 

[서울=뉴스핌] 이현경 기자 = '바람이 분다:조각에 대하여' 전시장 전경 2023.09.16 89hklee@newspim.com

1973년 명동화랑에서의 첫 개인전 '소멸'로 파격적인 작가 데뷔를 치른 이후 현대미술운동가로서의 면모를 전세계적으로 발휘했다. 1975년 제9회 파리비엔날레에서는 '닭의 퍼포먼스', 정식 명칭은 '무제-75031'로 국제 미술계에서 주목받았고 1985년 미국 뉴욕으로 향해 1987년까지 뉴욕주립대학교에서 객원 교수 및 객원 예술가로 활약했다. 1991~92년까지 뉴욕현대미술관(P.S.1)의 국제스튜디오 아티스트 프로그램에 참가했다.

주요 개인전은 팔라초카보토(2019), 생테티엔근현대미술관(2016), 일우스페이스(2015), 대구미술관(2011), 도쿄갤러리(2000)에서 개최된 바 있으며 이 외에도 다수의 전시에 참여했다. 작품은 국립현대미술관, 서울시립미술관, 호암미술관, 금호미술관, 미에현립미술관, 리튼파운데이션, 빅토리아앤알버트미술관 등 국내외 주요 미술관에 소장돼 있다.

89hklee@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尹대통령 국정 지지율 30.1%…부정평가 66.7% '경고등' [서울=뉴스핌] 김종원 전문기자 =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이 30.1%가 나왔다. 지난 2주 전 뉴스핌 정기 여론조사 38.1%보다 8%포인트가 빠졌다. 반면 부정 지지율은 66.7%로 2주 전 59.3%보다 7.4%포인트가 오른 70%에 육박했다. 정부·여당의 4·10 22대 총선 참패에 따른 국정 심판 여파가 아직도 전 연령과 전국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인다. 국민 10명 중 7명 가까이 윤 대통령의 국정 운영에 대해 부정적 여론이 거센 상황에서 취임 2년을 맞는 윤 대통령의 국정 동력 확보에 경고등이 켜졌다. 이번 정례 여론조사는 뉴스핌 의뢰로 미디어리서치가 지난 4월 29일부터 30일까지 이틀 간 전국 만 18살 이상 남녀 1006명을 대상으로 실시했다.   4·10 총선 민의에 따른 윤 대통령과 제1야당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 간의 지난 29일 첫 영수회담 결과는 아직 민심에 온전히 반영되지 않아 좀 더 여론의 추이를 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정례 조사에서 '매우 잘하고 있다' 15.2%, '잘하고 있는 편' 14.9%로 국정 긍정 평가는 30.1%였다. 4·10 총선 직후 2주 전인 지난 4월 15·16일 뉴스핌 정기조사 때 긍정평가 38.1%보다 8%포인트 하락했다. 윤 대통령의 국정 운영에 대한 긍정 지지율이 뉴스핌 정기 여론조사에서 30%선이 무너질 위기에 처했다. 사실상 국정 장악과 국정 운영 동력 확보에 빨간불이 들어왔다. 부정평가는 '매우 잘 못하고 있다' 57.2%, '잘 못하는 편' 9.5%로 국민 10명 중 7명에 가까운 66.7%였다. 지난 2주 전 조사 59.3%보다 7.4%포인트가 많아졌다. 윤 대통령의 국정 운영에 대한 긍·부정 격차는 지난 2주 전 조사와 비교해서 21.2%포인트에서 36.6%포인트로 크게 벌어졌다. 연령대별로 보면 30대에서 부정평가가 79.2%로 가장 높았다. 40대 77.4%, 50대 70.4%로 30·40·50세대 10명 7명이 윤 대통령 국정 운영에 대해 부정적이었다. 70대 이상에서만 부정 41.0%, 긍정 48.0%로 긍정 평가가 조금 앞섰다. 지역별로는 정부와 여당인 국민의힘의 전통 지지층인 대구경북(TK)에서도 긍정 40.9%, 부정 54.4%로 부정 수치가 10%포인트를 훌쩍 넘어섰다. 부산울산경남(PK)에서는 긍정 35.5%, 부정 61.6%로 긍·부정 격차가 절반 가까이 됐다. 광주전남전북 호남에서는 부정 80.9%, 긍정 16.5%로 10명 중 8명이 부정적이었다. 정당별 지지층에서도 지지층이 없는 무당층의 69.1%가 부정, 긍정 27.9%로 10명 중 7명 가까이가 부정적 평가였다. 김대은 미디어리서치 대표는 윤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이 크게 떨어진 이유에 대해 "지난달 29일 이재명 야당 대표와 취임 후 700여 일 만에 첫 영수회담을 했지만 국론 분열과 민생 위기를 타개할 뚜렷한 해법은 없었다"고 분석했다. 김 대표는 "오히려 4·10 총선 참패 이후 단행한 대통령실 비서실장에 찐윤' 인사를 임명하는 등 윤 대통령의 변하지 않는 일방적·독선적 국정운영 스타일과 함께 답이 보이지 않는 의대 증원 문제에 대한 국민 피로감이 커졌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김 대표는 "물가 상승으로 인한 민생 경제 불안감 등 여론이 악화되면서 지지층 마저 대거 이탈하며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이 추락했다"고 분석했다. 이번 조사는 무선(100%) 가상번호 임의걸기(RDD) 자동응답(ARS) 방식으로 진행됐다. 신뢰 수준은 95%에 표본 오차 ±3.1%포인트, 응답률은 2.9%다. 자세한 조사 내용은 미디어리서치 홈페이지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kjw8619@newspim.com 2024-05-02 06:00
사진
"몸 힘들어도 환자 위했는데, 공공의 적 됐다" 전공의 '울먹' [서울=뉴스핌] 방보경 노연경 기자 = 의과대학 학생, 전공의 등은 정부가 독단적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전공의 대표는 '정부가 우리를 악마화하는 과정에서 (환자와의) 신뢰를 깨고 있다'고 호소하기도 했다.  서울의대·서울대병원 교수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서울의대 비대위)가 30일 개최 의료개혁 관련 긴급 심포지엄에서 박재일 서울대병원 전공의 대표는 "국민 위한 의료개혁이 올바른 방향 무엇인가를 고민했는데, 공공의 적이 돼버렸다"며 울먹였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3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대학교 병원 제일제당홀에서 열린 서울의대-서울대병원 교수협의회 비대위 긴급 심포지엄에 의료진들이 참석해 있다. 2024.04.30 pangbin@newspim.com 이날 열린 심포지엄은 의대 정원 확정을 앞두고 이뤄졌다. 교수들은 의료대란의 배경 및 정부에 제시할 정책 대안을 짚었다. 김민호 서울대 의과대학 학생회장과 박재일 서울대병원 전공의대표 역시 자리에 참석해 입장을 표명했다.  특히 박 대표는 혈액종양내과에서 일해오면서 느꼈던 개인적인 소회를 털어놨다. 박 대표는 "수련받으면서 몸이 힘든 시간이 있었지만, 몸이 힘들수록 내 환자의 몸은 건강해질 거라고 믿었다"고 했다.  그는 "내과 1년차 때 맡았던 환자에게 매일 울면서 어떤 말을 해드려야 하는지 머릿속으로 생각했다. 신을 믿지 않지만 인생에서 처음으로 기도를 했다"며 "(그분을 볼 때마다) 복도로 다시 나와서 심호흡하고 커튼까지 갔다가 돌아오는 걸 반복했다"며 개인적인 경험을 공유했다.  박 대표는 "2년 후 그분이 완치된 것을 보고 힘든 상황에 환자들 곁에 있고 싶어서 혈액종양내과를 지원했다"며 "회복한 환자들의 감사인사와 편지를 마음속에 품는데 정부는 전공의를 악마화해서 국민 간의 갈등을 부추기고 있다"며 말을 잇지 못했다.  이어 "자부심과 긍지 갖고 환자 곁에서 일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 달라"며 "기피과가 있다면 시스템 개선해서 모든 전공의들이 소신껏 지원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했다.  박 대표의 발표가 끝나자 30초 이상의 큰 박수소리가 이어졌다. 박 대표는 자리로 돌아간 뒤에도 휴지를 손에 쥐고 연신 눈물을 닦았다. 동료 전공의로 보이는 몇몇은 눈물을 훔치기도 했다. 방재승 분당서울대학교병원 교수는 "교수이자 선배의사로서 부끄럽기도 하고 마음이 심란하다. 전공의 대표가 저렇게 슬픈 모습 보이는 것은 진심이 아니면 나올 수 없다"며 "정부는 전공의 복귀를 이야기하기 전에 진실된 마음으로 의대생과 전공의에게 사과해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3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대학교 병원 제일제당홀에서 열린 서울의대-서울대병원 교수협의회 비대위 긴급 심포지엄에 의료진들이 참석해 있다. 2024.04.30 pangbin@newspim.com 박 대표는 발표에서 정부가 전문직, 수련생, 노동자 등의 정체성이 혼재된 전공의의 입장을 철저히 무시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의료계는 오래전부터 의료체계 문제점 분석해 정부에게 해결책을 제시해 왔다. 하지만 정부는 보건의료정책 심의위원회에서도 알 수 있듯, 의료계 현장 목소리를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았다"고 했다.  특히 "타국과 비교했을 때 전문가 의견 태도가 반영되지 않았고, 의료개혁특별위원회까지 지속됐다"며 "정부는 의료체계 전반적 문제점을 잘못 진단하고 엉뚱한 해결책을 내놓고 있다"며 초기 진단과정부터 되짚어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민호 의과대학 학생 대표 역시 정부가 의료계와 교육에 대한 이해도가 낮다는 점을 지적했다. 김 대표는 "정부는 필수의료만이 국민의 건강을 위해 필요하며, 비필수의료는 시스템을 왜곡하는 주범인 양 몰아가고 있다"며 "저수가 박리다매 의료 시스템이 고성장 시대가 끝나자 통째로 무너져내리고 있는데, 이를 정부가 좁고 자의적인 범위로만 보고 있다"고 했다.  이어 "증원으로 교육 질 저하, 의료 질 저하 발생하면 책임 결과 또한 의료인이 같이 안게 된다"며 "학생들은 (정부 정책이) 의료와 의학을 위하는 진심 어린 정책이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김 대표는 ▲시스템적 접근 필요 ▲현장의 목소리 청취 ▲필수의료패키지 반대 등의 안건을 내놓으며 대정부 요구안을 제시했다.  hello@newspim.com 2024-04-30 15:03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