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라씨로
KYD 디데이

[슬기로운 직장생활] 노사 분쟁해결 3가지 방법…승자는 누구?

기사입력 : 2023년09월23일 07:00

최종수정 : 2023년09월23일 07:00

'나' 또는 '상대방'이 승자가 되는 기존의 해결방법
패자 없는 '무패방법' 대안…"풀지 못할 숙제 없어"

△△노동조합은 00시 공무직 5개 복수노동조합 중 1개 노동조합으로 2023년도 임금협약을 위해 00시와 2023.5.2.부터 2023.8.3.까지 8차례에 걸쳐 임금교섭을 진행했으나 합의에 이르지 못하자 2023.8.7. 우리위원회에 조정을 신청했다.

공익위원으로서 이 사건을 접한 첫 느낌은 '어이쿠, 이번에도 중지'였다. 내심 사건을 맡고 싶지 않다는 생각이 크게 올라왔지만, 이미 회의일정을 승낙을 해 놓은 상태에서 그럴 수도 없었다. 그도 그럴 것이 2018년 이래 2022년 까지 거의 매번 자정 무렵까지 회의를 진행했음에도 단 한 차례도 조정을 성립시키지 못한 채 5년 연속 중지결정을 해야 했으니 이번에도 어떤 결과가 나오리라 그림이 그려지는 상황에서 사건을 피하고 싶은 생각이 드는 것은 어쩌면 당연할 수도 있겠다.

노동조합은 어떤 주장을 하고, 사용자는 어떤 논리를 전개할 것인지, 회의 상황이 예견되는 상황이었지만 '할 수 있는데 까지 최선을 다한다'는 마음으로 회의를 진행해보니 역시 과거와 다르지 않게 회의상황은 흘러가고 있었다. "지난 5년간 어떻게 해왔나? 이번에는 어떻게든 조정중지의 고리를 끊고 새로운 노사관계의 그림을 그려보자" 몇 번이고 당부하고 주지시켜 보지만 이미 결론을 내고 있는 당사자들이 받아들이기엔 무리가 있는 듯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는다.

노동조합은 타 자치단체와의 사례를 들어가면서 자신들이 제시한 요구안만을 거듭 거듭 주장하고 있었고, 사용자는 4개 노동조합과 이미 체결하거나 잠정합의한 임금협약의 틀 안에 △△노동조합이 들어오지 않는 한 합의는 절대 없다는 자세로 일관하는 모습이 사람만 한두 사람 바뀌었을 뿐 작년의 조정회의 현장의 모습을 그대로 옮겨 놓은 듯하다. 양측 모두 읽기에도 부담스러울 정도로 많은 양의 자료들을 제시하고 있었지만 상대가 보지 않고 듣지 않으려하니 자신들의 입장만을 합리화시키고 강화시키는 역할로만 작용할 뿐 교섭에서의 의미는 찾아 볼 수 없게 되었다.

5년 동안 축적된 상대와의 경험을 통해 노사는 각각 상대를 바라보는 인식의 틀을 만들어 놓고 있었다. 긴 시간 형성된 인식의 틀을 깨고 나오기란 참으로 어렵다. 노동조합은 노동조합대로, 사용자는 사용자대로 자신이 만들어 놓은 틀 안에서의 시각으로 상대와 사안을 바라보니 의견접근이 이루어질리 만무하다. 동일한 사안을 놓고도 노사가 관점이 완전히 다를 수 있다는 것이 이해 안 되는 것은 아니지만 답답함을 넘어 어찌해 볼 도리가 없다는 절망감이 들기까지 하는 것은 조정위원이라면 가질 수 있는 인지상정의 감정일 것이다.

애초부터 조정은 불가하다는 확신을 가지고 조정중지이후를 준비하고 있는 당사자들을 설득하는 일은 참으로 어렵고 힘든 과정이었다. 밤늦도록 회의를 진행하면서 위원들도 지치고 당사자들도 더 이상의 회의는 무의미하다는 결론에 도달 할 무렵, 1%의 가능성도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마지막이라고 시도한 노사대표와의 3자 대면이 물꼬를 틔워 극적인 반전을 이루어냈다. 5년 연속 조정중지의 고리를 끊고 자정을 넘긴 새벽2시 극적으로 합의점을 찾게 된 것이다.

[사진=중앙노동위원회]

이번 조정의 성공요인은 무엇일까?

가능성이 희박한 상황에서도 인내와 끈기를 가지고 노사가 합의점을 찾을 수 있도록 다리를 놓아 준 노동위원회의 역할이 결코 작다고 할 수 없다. 조정위원이라는 자기개념(Self concept)과 사명감, 정성스러운 마음이 없이는 가능하지 않은 일이었다. 그러나 그보다 더 소중한 의미와 가치, 공로는 5년이라는 긴 터널을 빠져나와 자신만의 인식의 틀을 깨고 진실 된 마음으로 상대를 바라보면서 의지를 가지고 문제를 풀어나간 노사 리더 들의 몫이 훨씬 크다.

어렵게 이룬 성과, 노사는 이번 조정을 통해 어떤 교훈을 얻게 되었을까?

'해 주면 안 돼', '사용자는 안 돼', '노조는 주면 줄수록 더 달라고 해', '투쟁하면 반드시 쟁취할 수 있어'와 같은 힘을 사용하는 과거의 모습을 답습하지 않고도 서로의 욕구를 확인하면서 노사 함께 유익한 방안이 무엇일까 대화로 풀어나간 이번의 문제해결이 주는 긍정적 의미는 값으로 매기기 어려울 만큼의 큰 성과이다. 노사간에 신뢰만 있으면 어떤 어려운 문제나 갈등도 모두 해결이 가능하다는 믿음을 바탕으로 이후에는 노동위원회의 도움 없이도 노사가 자율적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거라는 믿음을 가져본다.

앞에서 본 조정사례와 같이 교섭현장에서 또는 노사 간의 관계에서 갈등의 해결이나 문제해결의 방식은 어느 일방이 '이기거나 지는' 힘겨루기 방법이 아니다. 문제해결보다 더 중요한 것은 문제를 풀어 나가는 과정이다. 서로간의 관계의 질을 중요시하면서 서로를 만족시킬 수 있는 문제해결방법을 찾아나가는 것이 노사리더 들에게 주어진 당면과제이다.

문제해결과정에는 '3가지 방법'이 있다. 방법1은 내가 승자가 되고 상대방이 패자가 되는 의사결정방법이고 방법2는 상대방이 승자가 되고 내가 패자가 되는 의사결정방법이다. 이러한 문제해결 방법은 예외 없이 승자와 패자가 존재하기 마련이고, 힘의 우위가 어디에 있느냐에 따라 승패가 결정되는 방식이기 때문에 바람직하지 못하다.

얼핏 보면 내가 승자가 되는 방법1이 나에게 유리 할 듯 보이지만 결코 그렇지 않다. 이 경우 나의 해결방안이 받아들여져 나의 욕구는 충족되겠지만, 상대방의 해결방안은 거부되고 상대는 이것을 부당한 것으로 여기기 때문에 분노를 지울 수 없다.

방법1을 사용하는 대신에 방법2를 사용하는 것은 어떨까? 자신의 해결방법이 옳다고 생각하면서도 상대와의 심각한 갈등상황에 빠져드는 것을 회피하기 위해서 상대방을 이기게 하는 방법을 선택했다면 상대방의 욕구는 충족 되겠지만 나의 욕구는 좌절됨으로써 이 경우 또한 방법1과 마찬가지로 또 하나의 승-패 방법, 패-승의 결과를 만들게 되어 바람직하지 않다.

지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그 누구도 다른 사람에게만 일방적으로 혜택이 돌아가고 박탈감만 남겨주는 일을 강제로 받아들이기란 쉽지 않다. 강압적인 힘의 사용은 결국 그 힘에 대항하여 공평한 힘의 균형을 이루게 하는 또 다른 힘을 만들어 내게 된다. 의사결정과정에서 승-패를 가르는 의사결정방법이 언뜻 보면 시간이 적게 걸릴 수도 있지만 일방적으로 내려진 결정을 다른 사람들이 수용하게 만드는 데는 종종 엄청난 시간이 걸릴 뿐만 아니라 힘은 행사하면 할수록 그 영향력이 감소하는 특징을 간과할 수 없다.

노사관계는 1회성으로 그치는 관계가 아니다. 함께 노력하고 협력해서 조직의 성과와 근로자의 삶의 질 향상이라는 공동의 목표를 달성해야 하는 상호의존적인 관계이기에 문제해결 못지않기 중요한 것이 문제해결의 과정이고 관계의 질이다.

그렇다면 노사 모두를 패하지 않게 하는 문제해결방법은 존재하는가?

제3의 방법으로 '무패방법(No-Lose Method)'이 있다. '윈-윈의 방법'이라고도 표현되는 이 방법은 패자를 낳지 않는다. 힘의 사용에 익숙한 노사 당사자들에게는 이 방법이 다소 생소하게 느껴질 수 있으나 대부분의 사람들은 무패방법에 대한 많은 경험을 가지고 있다. 아이들이 어떤 놀이를 할까 결정하는 과정을 잘 들여다보면 이 방법을 사용하여 의사결정을 하는 것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부부지간이나 친구지간과 같이 힘이 균형을 이룬 관계에서도 우호적으로 갈등을 해결하기 위해 이 방법을 흔히 쓴다. 결국 힘의 사용이 무패의 의사결정을 가로막는 요인임을 알 수 있다.

무패방법은 승-패방법과 달리 갈등이나 문제해결의 결론에 대해 미리 한계를 정하지 않는다. 승-패방법의 경우, 각 당사자가 미리 생각한 해결방안을 가지고 힘의 사용을 통하여 상대방의 굴복을 얻어내는 것이 최대의 목표라면, 무패방법은 갈등 당사자간 그 누구도 어떤 최종해결방안이 나올지 알 수 없는 상태로 문제해결과정에 참여하는 모든 당사자들이 창의력, 경험, 두뇌를 함께 모아 상호 수용할 수 있는 해결방안을 모색하는 일이다. 상호 수용할 수 있는 해결방안을 모색하는 일은 힘을 필요로 하는 것이 아니라 창의적 사고를 요구한다. 노사 교섭현장에서 존 듀이의 6단계 문제 해결 프로세스를 응용하여 무패의 방법을 실제 활용해 볼 수 있다.

ⅰ) 준비단계 : 무패의 방법을 사용해 문제를 해결할 것을 제안하고 이해시킨다.
ⅱ) 제1단계 : 문제를 분명히 확인시킨다 (나-메시지로 자신의 욕구를 분명히 표현하고 적극적 경청으로 상대방의 욕구를 정확하게 받아들인다).
ⅲ) 제2단계 : 서로 가능한 해결책을 제시한다 (여기에서는 해결책의 좋고 나쁨을 평가하지 않고 제안된 안을 모두 기록한다).
ⅳ) 제3단계 : 해결책을 평가한다 (나도 상대방도받아들일 수 없을 때는분명히 말한다).
ⅴ) 제4단계 : 최선의 해결책을 결정한다.
ⅵ) 제5단계 : 실행하는 절차, 방식, 담당과 역할을 결정한다(점검 시기 등도 결정한다).
ⅶ) 제6단계 : 실행 프로세스를 점검하고 해결 상태를 평가한다.

'백지장도 맞들면 낫다'는 속담이 있듯이 노사 당사자 모두가 해결방안을 도출하는데 참여할 경우에 더욱 많은 수의 창의적인 해결방안을 도출해 낼 확률이 큰 것은 당연하다.

노사 간의 문제는 욕구간의 갈등뿐만 아니라 가치관이 충돌하는 등 갈등상황이 대부분 복합적이며, 감정이 얽혀 있는 등 요소요소 걸림돌이 자리 잡고 있어 풀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지만 '이 세상에 풀지 못할 문제는 아무것도 없다. 풀리지 않는 것은 인간의 노력이 부족하기 때문이다'는 신념과 의지를 가지고 직면한다면 걸림돌이 디딤돌로 승화 발전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확신을 가져본다.

서광범 경기지방노동위원회 공익위원(경제학박사)

※ [슬기로은 직장생활]은 <뉴스핌>이 중앙노동위원회와 제휴를 맺고 위원회가 분기별로 발간하는 계간지 <조정과 심판>에 담긴 직장생활 노하우 주요내용을 연재하고 있는 기사입니다.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尹대통령 "아내 현명치 못한 처신 사과…특검, 수사 후 부실 있을 때 하는 것" [서울=뉴스핌] 박성준 김가희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9일 김건희 여사와 관련한 의혹에 대해 "제 아내의 현명하지 못한 처신으로 국민께 걱정 끼친 부분에 대해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윤 대통령은 야당의 특검요구에 대해서는 "어떤 면에서는 정치 공세, 정치 행위 아닌가"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윤석열 정부 2년 국민보고 및 기자회견'에서 김건희 여사 특검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오는 것에 대한 의견을 묻자 이같이 답했다. 윤 대통령은 "검찰에서 수사를 시작한다고 발표한 부분에 대해서는 제가 검찰 수사에 대해서 어떤 입장 또는 언급을 하는 것이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오해가 일어날 수 있기 떄문에 거기에 대해서는 제가 따로 언급하지 않겠다"면서 "공정하고 엄정하게 잘 할 것이라고 저는 생각하고 있다"고 했다. [서울=뉴스핌] 윤석열 대통령이 9일 용산 대통령실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를 하고 있다.[사진=ktv 캡처 ] 2024.05.09 photo@newspim.com 이어 "특검 문제는 제가 지난 1월에 재의요구를 했지만 검찰 또는 경찰의 수사가 봐주기 의혹이나 부실 의혹이 있을 때 특검을 하는 것이 맞다고 야당도 주장해 왔다"며 "특검이라고 하는 것은 일단 정해진 검경, 공수처 등 기관의 수사가 봐주기나 부실 의혹이 있을 때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도이치(모터스)니 등 사건에 대한 특검 문제도 지난 정부 2년 반 정도 사실상 저를 타겟으로 검찰에서 특수부까지 동원해서 치열하게 수사했다"며 "그런 수사가 지난 정부에서 저와 제 가족을 봐주기 수사를 했다는 것인지, 봐주기 수사를 하면서 부실하게 했다는 것인지, 저는 거기에 대해 묻지 않을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한 윤 대통령은 "그 자체가 모순이라고 생각한다. 특검이라고 하는 것을 20여년 넘도록 여러 차례 운영해왔지만 그런 관점에서 여야가 의견 일치를 보고 해온 것"이라며 "지난번 재의요구에서 했던 특검에 대해서는 지금도 여전히 할 만큼 해놓고 또 하자는 것은 특검의 본질이나 제도 취지와는 맞지 않는, 어떤 면에서는 정치 공세 정치 행위 아닌가"라고 했다. 그러면서 "진상을 가리기 위한 것은 아니지 않느냐, 그런 생각은 여전히 가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parksj@newspim.com 2024-05-09 10:49
사진
[단독] 2005년 이후 '의사고시' 본 외국 의사 424명…헝가리·우즈벡 순 많아 [세종=뉴스핌] 신도경 기자= 지난 2005년 이후 지난해까지 우리나라 '의사 고시'에 응시한 외국면허 의사는 총 424명으로 파악됐다. 이중 절반은 불합격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가별로 헝가리와 우즈베키스탄 출신이 가장 많았으며, 미국, 독일, 호주가 뒤를  이었다. ◆ 정부, 의사 고시 면제 추진…외국면허 응시자 늘어날 전망 10일 신현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한국보건의료인국가시험원과 보건복지부에서 제출 받은 '국가별 외국의대 국가고시 불합격 현황'에 따르면, 외국의대 졸업생이 국내 의사시험에 응시했다가 합격한 비율은 50.7%에 불과하다. 지난 2005년부터 2023년까지 총 424명의 외국면허 의사가 국내 의사 예비시험(1차 시험)에 응시해 235명이 합격, 합격률은 55.4%였다. 또 예비시험을 거쳐 국가고시(2차 시험)에 응시한 사람은 288명이며 이중 합격자는 215명이었다. 예비시험을 본 외국면허 의사중 국가고시까지 합격한 비율은 절반 수준인 50.7%에 머문 것이다(표 참고). 의사 국가고시는 '의사가 될 자격'을 판단하는 시험이다. 현행 외국 의사 면허 소지자는 '의료법 제5조'에 따라 복지부가 정한 인정 기준에 해당하는 외국 의대를 졸업한 뒤 국내에서 의료 활동을 하려면 국내 의사 예비시험을 통과해 의사 국가시험에 응시하는 자격을 확보해야 한다. 이후 한국보건의료인국가시험원 주관으로 치러지는 '의사 국가고시'를 봐야 한다. 정부는 지난 8일 의사집단행동으로 인한 의료공백을 막기 위해 외국에서 면허를 딴 의사들도 보건 의료위기 '심각' 단계에서는 국내에서 진료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내용의 '의료법 시행규칙 개정령안'을 입법 예고했다. 이에 따라 국내 의사고시를 봤으면 탈락했을 외국의대 졸업자들이 대거 의료 현장에 투입될 전망이다.  '외국의대 예비고시의 국가별 현황(2005~2023)'을 보면 헝가리 출신 응시자가 189명으로 가장 많았다. 우즈베키스탄이 71명으로 뒤를 이었고 영국 27명, 미국 23명, 독일 21명, 호주 18명, 러시아 16명 순이었다.  헝가리는 이중 79명이 불합격해 불합격률이 41.7%를 기록했다. 우즈베키스탄은 절반이 넘는 40명(56%)이 불합격했다. 미국도 불합격률이 69.5%(16명)에 달했다.  '외국의대 국가고시의 국가별 현황(2005~2023)'도 헝가리가 119명으로 가장 많았다. 우즈베키스탄(38명), 영국(21명), 독일(18명), 호주(15명)가 뒤를 이었다. 필리핀은 11명이 응시해 10명이 불합격하고 1명만 합격했다.   신 의원은 "외국 의대를 졸업하고 한국에서 국가고시를 다시 보는 이유는 외국에 있는 의료와 한국의 의료 간에 차이가 있기 때문"이라며 "(환자의) 인종과 지역 특성에 따라 질병 양상이 달라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신 의원은 "한국 의료에 대해 얼마나 이해하고 있고 준비가 돼 있느냐는 국가고시를 통해 보는데 자격이 되지 않은 사람을 제한적으로 허용하는 것은 의료의 질을 담보하지 않은 사람이 의료 행위를 할 수 있는 위험성이 있는 것"이라며 "현 정부의 정책은 국민의 의료 이용을 열악하게 만들고 불편한 상황을 초래하고 있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 국가별 의료 수준 달라…"의료체계 후퇴" 우려 신현영 의원이 보건복지부에서 받은 '국가별 외국의대 국내 의사면허 최종 불합격 비율 현황(2005~2023)'에 따르면 30개국 중 불합격률 50% 이상을 차지한 나라는 총 17개국으로 절반이 넘는다. 특히 필리핀은 응시자의 97%가 불합격했다. 미국 84.8%, 우크라이나‧폴란드 75%, 일본 68%, 우즈베키스탄‧벨라루스‧브라질 66.7%, 독일 58.7%, 호주 55.2%, 러시아 55%, 헝가리 52.1%, 오스트리아‧아일랜드‧르완다‧프랑스‧남아프리카공화국 50%, 파라과이 46.7%, 볼리비아 33.3%, 영국 31%, 뉴질랜드‧스위스‧이탈리아‧체코‧카자흐스탄‧몽골 0%다. 나머지 4개 나라는 응시하지 않았다. 외국 의대 졸업자의 국내 의사 국시 불합격률이 높은 반면 한국 의사국시 전체 불합격률은 10% 수준이다. 2022년 국내 의사 국시 합격률은 상반기 97.6%, 2022년 하반기 95.9%다(표 참고) 외국과 한국 의대 불합격률이 차이가 나는 원인은 국내 의대의 경우 4∼6년마다 한 번씩 점검해 의학교육 적합성을 관리하기 때문이다. 반면 외국의대는 국내 의사 국가고시를 볼 수 있는 곳으로 인증받고 난 후 관리·감독 시스템이 전무한 수준이다. 신 의원은 "(외국 의사를 도입하는 정부 방안은) 오히려 의료체계를 후퇴하게 만드는 판단"이라며 "국민도 자격을 갖추지 못한 사람들에게 진료받는 것에 대해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외국 의사가 국내 인증을 받으려면 대학 학제와 교과과정, 학사관리 등이 우리나라 해당 대학 수준과 비교해 동등하거나 그 이상이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sdk1991@newspim.com 2024-05-10 06:00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