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우리가 살고 있는 하루하루가 선물 같은데 이 선물을 왜 부담으로 여겼을까 싶었죠. 앨범이 관통하고 있는 메시지 또한 용기 위로, 그리고 사랑이기도 해요."
2014년 SBS 'K팝스타'를 통해 뛰어나 피아노 실력에 독특한 목소리로 대중을 사로잡았던 가수 이진아가 정규 3집 '도시의 속마음'으로 돌아왔다. 이는 2018년 정규 2집 '진아식당 풀코스(Full Course)' 이후 5년 만으로, 이진아는 앨범 전체 프로듀싱은 물론 전곡 작사, 작곡 및 편곡에 참여해 한층 더 깊어진 음악세계를 구축했다.
[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가수 이진아 [사진=안테나] 2023.09.12 alice09@newspim.com |
"정규앨범을 발매한 건 정말 오랜만이에요. 그래서 너무 기분이 좋아요(웃음). 앨범명이 '도시의 속마음'인데, 도시에 관련된 내용들로 담았어요. 계획적으로 '도시'를 주제로 생각하고 만든 건 아니었는데, 곡을 만들다 보니 도시에 관련된 곡이 많더라고요. 요즘 들어 도시에 대한 생각을 많이 하게 된 것 같아요. 건축물이 갑자기 너무 웅장하고 멋있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저는 음악을 하는 사람인데, 크고 웅장한 이런 건물을 만들어 낸다는 게 대단하다고 느껴졌어요. 이런 부분을 음악적으로 표현하면 어떤 느낌일까 궁금해졌고요. 그래서 건물과 도시를 상상하며 음악을 만들게 됐죠."
이번 앨범에는 더블 타이틀곡 '미스터리 빌리지(Mystery Village)'와 '도시의 건물'을 포함해 총 12곡이 수록됐다. 두 개의 타이틀은 각기 상반된 느낌을 낸다. 친숙하지만 무섭고, 거대하지만 동시에 공허한 도시 세계의 내면을 이진아만의 음악적 색깔로 고스란히 녹여냈다.
"'도시의 건물'은 현재 저희가 살아가고 있는 도시를 실제적으로 표현을 해봤어요. 현실적으로 만든 일기 느낌이죠. 반면 '미스터리 빌리지'는 우리가 살아가는 현실을 꿈으로, 동화처럼 만들었다고 볼 수 있어요. 현실보다는 꿈꾸는 것 같은 이미지가 강하죠. 가사에서 요즘 도시에서 많이 사용하는 휴대폰을 '신비로운 거울'이라고 표현하기도 하고요. 요즘엔 많은 것들이 알게 모르게 생겨나고 있어요. 이런 가치관들이 좋을 수도 있지만 안 좋을 수도 있잖아요. 그런 것들에 너무 휩쓸려 살지 말자는 이야기를 담기도 했어요."
[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가수 이진아 [사진=안테나] 2023.09.12 alice09@newspim.com |
이번 타이틀곡의 뮤직비디오는 단편영화처럼 연작으로 제작됐다. 이는 이진아가 데뷔 후 처음으로 시도한 형태이기도 하다. 갑작스레 찾아온 슬럼프로 인해 앨범 제작까지 오랜 시간이 걸린 만큼 이진아는 '도시의 속마음'을 통해 여러 시도를 더했다.
"12곡이 담겨진 앨범인데 타이틀이 한 곡이면 아쉬워서 두 곡을 선정했어요. 또 두 곡 모두 뮤직비디오가 있으면 좋을 것 같더라고요(웃음). 상반된 분위기의 곡이지만, 뮤직비디오는 연결되게 만들면 보시는 분들도 좋아할 것 같다고 생각했죠. 보통 뮤직비디오가 3~4분이면 끝나는데, 다음 이야기를 알고 싶어도 알 수가 없잖아요. 그래서 두 곡을 붙여서 연결되게 만들었어요."
수록곡들에는 스텔라장, 박문치, 첼리스트 홍진호, 사라 강(Sarah Kang), 이효리와 이상순이 피처링과 프로듀싱, 연주로 함께 참여하며 다채로운 앨범을 완성시켰다. 이번 피처링과 프로듀싱, 연주는 계획된 것은 아니었다고.
[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가수 이진아 [사진=안테나] 2023.09.12 alice09@newspim.com |
"음악은 혼자 하면 재미없잖아요(웃음). 이전에는 가사도 혼자 많이 썼는데, 이번에는 같이 작사한 노래도 많고 편곡도 같이 했어요. 피처링도 많고요. 계획적으로 이 분들과 함께 하려고 했던 건 아니었어요. 곡을 만들면서 어울릴 것 같은 분들에게 연락을 하면서 만들어진 앨범이죠. 이효리·이상순 선배가 피처링 해주신 '말'이라는 곡은 원래 제 보컬과 피아노 연주로만 가려고 했어요. 녹음을 하는데 어딘가 부족한 느낌이 들더라고요. 그러다 집에 가는데 이효리 선배가 생각났어요. 근데 그날 효리 선배가 제 SNS 게시글에 댓글을 남겨주신 거예요. '이건 운명이다!' 싶었죠. 하하. 그래서 연락을 했는데 흔쾌히 수락을 해주셔서 바로 제주도로 달려가서 녹음을 받아왔어요. 상순 선배도 기타 녹음을 해주셨고요."
2013년 '보이지 않는 것'을 통해 데뷔한 이진아는 올해로 10년차 베테랑 싱어송라이터이다. 대중에게 '이진아'라는 이름과 그의 목소리를 각인시킨 것은 이듬해 'K팝 스타'이기도 하다. 그간 독창적인 장르와 색깔을 선보였던 그는 "듣는 분들이 제 음악을 통해 위로와 행복을 얻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10년이라고 하니까 오래된 것 같네요(웃음). 저도 예전에 불렀던 노래와 최근에 부른 노래들을 들어봤는데, 이전과 비교하면 목소리가 성숙해졌더라고요. 하하. 또 음악에도 내공이 쌓이지 않았을까 싶고요. 전에는 모든 것 하나에 힘을 줬다면, 지금은 힘을 빼고 자연스럽게 할 수 있는 것 같아요. 지금까지 음악을 하면서 변하지 않는 건 하나예요. 제 음악을 통해 들으시는 분들이 위로를 얻으셨으면 좋겠다는 생각이요. 스스로 음악 하는 이유를 생각하고 고민을 해봐도 들으시는 분들이 행복해지신다면 그걸로 너무 감사해요. 1분이라도 위로를 얻으셨으면 좋겠어요."
alice09@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