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정장 수요 줄고 명품에 치여
국내 브랜드 대신 명품과 경쟁
유통 채널 고급화·상품군 다양화
"2500억원 메가 브랜드로 키울 것"
[서울=뉴스핌] 노연경 기자 = "글로벌 브랜드와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는 브랜드가 되는 게 앞으로 40년의 목표다."
올해 '사십돌'을 맞은 갤럭시가 대중 브랜드에서 프리미엄 브랜드로 전환하겠다는 목표를 밝혔다. 닥스, 캠브리지 등 국내 남성정장 브랜드와 경쟁하지 않고 최근 '조용한 명품' 트렌드를 이끄는 로로 피아나, 브루넬로 쿠치넬리와 같은 명품 브랜드와 경쟁하겠다는 포부다.
이무영 삼성물산 패션부문 남성복사업부장 상무가 5일 서울 용산구 란스미어 플래그십 스토어에서 진행된 갤럭시 40주년 기자간담회에서 새로운 브랜드 전략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사진=삼성물산 패션부문] |
삼성물산 패션부문은 5일 서울 용산구 란스미어 플래그십(대표) 매장에서 갤럭시 40주년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 같은 계획을 밝히며 새로운 브랜드 로고와 아이덴티티(BI·Brand Identity)를 공개했다. 갤럭시의 새로운 BI는 '성공한 40대 남성의 여유'를 의미하는 '엘레강스'다.
갤럭시는 1983년 9월 시작된 삼성물산 패션부문의 '태동'과 같은 브랜드다. 브랜드를 시작한 1980년대 남성정장 업계 1위를 차지하며 회사의 캐시카우(수익창출원) 역할을 했지만 정장 수요 감소와 명품 브랜드와의 경쟁 속에서 위기를 맞았다.
실제로 지난 7월 롯데백화점의 남성복 매출은 전년 같은 기간 대비 7.4% 감소했다. 같은 기간 신세계백화점 남성복 매출도 3.6%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이무영 삼성물산 패션부문 남성복사업부장 상무는 "국내 남성복 브랜드는 2021년과 2022년에 (코로나로) 미뤄진 수요가 폭발하면서 성장세를 이뤘지만, 올해 상반기부터는 성장력이 떨어지고 있다"라며 "백화점 내 입지가 축소되며 명품 브랜드에게 좋은 자리를 빼앗겼다"고 말했다.
위기 속에서 갤럭시가 택한 방법은 글로벌 명품 브랜드와 정면 돌파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갤럭시는 유통 채널부터 세분화했다. 올해 상반기 롯데백화점 본점과 신세계백화점 센텀시티점에 한남동 플래그십(대표) 매장과 기존 백화점 갤럭시 매장의 중간 단계인 '아뜰리에 디 갤럭시'를 열었다.
5일 서울 용산구 란스미어 플래그십 스토어 내 있는 화면에 새로운 갤럭시 로고가 공개됐다.[사진=삼성물산 패션부문] |
아뜰리에 디 갤럭시는 기존 갤럭시 매장보다 2배 정도 규모가 크고, 수작업으로 만드는 비스포크 라인과 프리미엄 라이프 스타일 브랜드 등을 취급한다. 매장 리뉴얼 이후 매출이 50%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앞으로 주요 상권에 위치한 백화점을 중심으로 10개 내외로 매장을 확대할 계획이다.
취급 상품군은 기성복과 액세서리 위주에서 비스포크 라인과 프리미엄 캐주얼로 확대한다. 또 '체험'을 중시하는 최근 매장 트렌드에 맞게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상품도 취급한다. 대표적으로 나폴레옹이 사용한 만년필로 유명한 문구류 브랜드 피네이더(PINEIDER)는 삼성물산 패션부문에서 단독 유통하는 브랜드다.
이무영 상무는 "정장 문화는 이미 많이 줄어들었고, 앞으로도 줄어들 것이라고 예상된다"라며 "하지만 정장 문화 자체는 없어지지 않을 것이라 믿고 있고, 착장의 빈도가 줄어든 만큼 더 고급스러운 정장을 찾는 수요는 늘어날 것이라 본다"고 설명했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은 이번 브랜드 개편을 통해 갤럭시 매출이 연평균 7.4% 늘어날 것으로 기대한다. 연매출 목표는 ▲2023년 1600억원 ▲2025년 2000억원 ▲2028년 2500억원이다.
이 상무는 "갤럭시를 2500억원대의 메가 브랜드로 성장시켜 글로벌 시장을 선도할 만한 브랜드로 키울 것"이라며 "기회가 온다면 해외 진출도 노려보겠다"고 말했다.
ykno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