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스턴=뉴스핌] 고인원 특파원= 영화 '빅쇼트'의 실제 주인공 마이클 버리가 지난 2분기 미 증시가 하락하면 수익을 낼 수 있는 풋옵션에 투자한 것으로 드러났다.
버리가 이끄는 사이언 자산운용이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3분기 13F 공시에 따르면, 사이언은 지난 6월 30일 기준으로 S&P500 지수를 추종하는 SPDR S&P 500 ETF 신탁(종목명:SPY) 하락에 베팅하는 풋옵션 200만주, 나스닥100지수를 추종하는 인베스코 QQQ 트러스트시리즈1(QQQ)에 대한 풋옵션 200만를 각각 보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마이클 버리 [사진=블룸버그] |
풋옵션은 옵션매수자에게 기초자산을 정해진 행사가격에 만기일 이전 아무 때나 매도할 수 있는 권리를 부여한다. 따라서 주로 하락장을 예상하는 투자자들이 매수하는 상품이다. 미래 주가가 하락할 것으로 예상하고 시장 가격보다 높은 정해진 행사가격에 매도함으로써 차익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13F 분석기관 웨일즈위즈덤에 따르면, 6월 30일 기준 사이언자산운용이 보고한 전체 주식에서 SPY에 대한 풋옵션이 51%, QQQ에 대한 풋은 42% 이상을 차지한 것으로 분석됐다. 보고된 내용만으로 보면 미 증시의 하락에 대거 베팅한 셈이다.
다만, 마켓워치는 투자자들이 SEC에 분기말에 보유한 매수 포지션만 공개할 의무가 있으므로 이 같은 보고 내용만으로 전체 포트폴리오 세부 내역을 완전히 파악하기는 어렵다고 덧붙였다.
SEC의 양식 13F는 운용자산 규모가 1억달러(한화 약 1336억원)가 넘는 모든 기관 투자자들이 의무적으로 제출해야 하는 분기별 보고서다. 다만 투자자가 해당 공시를 통해 구매한 옵션 구매 가격, 행사 가격 또는 만기일을 공개할 의무는 없다.
버리가 사들인 풋옵션의 행사가격이나 만기일은 공개되지 않았기 때문에, 이번 투자에 따른 수익 실현 여부 등은 알 수 없다. 하지만 지난 2007~2008년 금융위기 당시 미국 부동산 시장의 붕괴를 정확히 예측해 막대한 수익을 올린 버리가 미 증시의 약세장이 임박했다고 판단한 것으로 짐작할 수 있다.
S&P500 지수는 올해 들어 지금까지 17% 가까이 상승했고, 나스닥100 지수는 40% 가까이 급등했다.
하지만 급격한 주가 상승에 따른 밸루에이션 우려, 국제 신용평가사 피치의 미국 신용등급 강등, 중국의 경기 침체 우려 등으로 S&P500와 나스닥 지수는 7월 말 이후 각각 2%, 3% 넘게 하락하는 등 8월 들어 조정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 2분기 기준으로 S&P500 지수는 약 0.9% 상승한 반면, 나스닥100 지수는 소폭 하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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