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신정인 기자 송현도 인턴기자 = "고려대 근처는 보증금 1000~2000만원에 월세 70~75만원 정도 하네요. 많이 올랐죠. 방학인데도 빈 방은 거의 구하기 어렵다고 보시면 돼요."
20일 오전 서울 성북구 종암동 고려대역에서 만난 공인중개사 정모씨의 설명이다. 신축이라는 점을 감안해도 대학생들에게는 부담이 큰 가격이다. 이처럼 최근 물가, 공공요금 인상에 맞물려 월세까지 오르면서 대학생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대학가 월세가 천정부지로 높아진 이유는 고금리, 전세사기 여파와 더불어 집값에 부담을 느낀 사회초년생까지 대학가로 돌아오고 있기 때문이다.
[서울=뉴스핌] 송현도 기자 = 서울 마포구 동교동 대학 원룸촌. 2023.07.20 allpass@newspim.com |
부동산 정보플랫폼 '다방'을 운영하는 스테이션3에 따르면 지난 6월 서울 주요 대학가 원룸의 평균 월세가 1년 만에 8.2%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과거 3년 동월대비 가장 높은 오름세다. 지난 6월 서울 주요대학가 원룸(전용 33㎡) 평균 월세는 보증금 1000만원 기준 56만7000원을 기록했다.
서울 성북구 안암동 원룸에서 자취 중인 고려대생 김민지(22) 씨는 1년 전 보증금 3000만원에 월세 50만원 조건으로 입주했지만, 최근 집주인으로부터 '보증금 1000만원에 월세 80만원으로 변경하겠다'는 통보를 받았다.
김씨는 "매달 몇 십만원씩 공중분해 되니까 전셋집이라도 찾아보고 있는데 적당한 매물이 거의 없더라"라며 "아직 학부생이고 수험생활 중이라 부모님께서 지원해주시고 계신데 죄송한 마음"이라고 말했다.
[서울=뉴스핌] 송현도 인턴기자 = 신촌의 한 부동산 앞에 붙은 매물 정보. 보증금 1000~2000만원에 월세 60~75만원대 방들이 대부분이다. 2023.07.20 allpass@newspim.com = 2023.07.20 allpass@newspim.com |
연세대, 서강대, 이화여대 등 대학교가 밀집한 신촌도 비슷하다. 이날 신촌의 한 부동산 앞에 붙은 매물 정보에는 대부분 6~8평 짜리 원룸 보증금 1000~2000만원에 월세 60~75만원 선이었다. 투룸의 경우 월세는 150만원까지 올랐다.
특히 신촌 일대는 대학 재학생만큼 취업준비생이나 직장 근처로 집을 구하지 못한 졸업생들이 많이 남아있어 품귀 현상이 심각했다.
신촌의 한 부동산에서 만난 공인중개사 최씨는 매물 파일을 보여주며 "요즘 공실이 거의 없다. 대학생뿐만 아니라 회사원들도 교통의 편리성이랑 인프라 때문에 자주 찾는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금 괜찮은 월셋방 잡으려면 보증금 1000만원에 월세 70만원 정도는 있어야 한다"며 "신림에서 살던 직장인들도 여기로 넘어오는 추세다. 방 주인 입장에서는 수요가 몰리는데 굳이 월세 가격을 내릴 이유가 없잖냐. 오히려 오르고 있다"고 했다.
대학 졸업 후에도 신촌에서 2년 넘게 거주 중인 직장인 박모(26) 씨는 "최근 원룸 재계약을 하면서 월세가 10만원 올랐지만 계속 지낼 예정"이라며 "전세는 사기 우려도 되고 직장은 광화문 근처라 월세도 감당이 안 되더라"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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