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자베스 부쉐 앙슬랑 미쉐린가이드 디렉터
韓 평가지 부산으로 확대..."미식 잠재력 충분"
익명의 평가단 활동 시작...돼지국밥·밀면 등 평가
[부산=뉴스핌] 전미옥 기자 ="부산은 글로벌 미식 도시로 잠재력을 가진 곳 입니다."
엘리자베스 부쉐 앙슬랑 미쉐린가이드 익스피리언스 커뮤니케이션 디렉터는 지난 1일 부산 해운대구 하얏트호텔에서 기자들과 만나 "한국의 미식 문화가 서울뿐 아니라 부산에도 있다는 것을 알리기 좋은 시점이라고 생각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미쉐린가이드는 이날 맛집 지침서 미쉐린가이드의 평가 지역을 부산으로 확대한다고 밝혔다. 오는 2월 발간되는 미쉐린가이드 2024년판에 서울뿐 아니라 부산을 포함하겠다는 것이다.
엘리자베스 디렉터는 "부산은 특색 있는 지역 음식과 함께 다양하고 독특한 미식 씬을 형성하고 있으며 발전 가능성이 큰 도시"라며 "그간 부산 지역을 지속적으로 지켜보면서 훌륭한 레스토랑, 건전한 셰프 문화 등을 확인했다"라고 선정 배경을 설명했다.
[부산=뉴스핌] 전미옥 기자 = 엘리자베스 부쉐 앙슬랑 미쉐린가이드 익스피리언스 커뮤니케이션 디렉터가 부산 지역 선정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2023.06.01 romeok@newspim.com |
미쉐린가이드의 맛집 선정은 익명의 평가원들을 통해 비밀리에 이뤄지는 것으로 알려진다. 이미 미쉐린가이드의 미식 평가단은 부산 지역의 로컬식당과 레스토랑을 누비며 평가를 시작했다. 미식 평가원들은 요리전문가, 셰프 등 경력이 있는 인물로 미쉐린 본사에서 2년가량 별도의 트레이닝을 받고 현장에 투입된다. 익명성을 지키기 위해 위장해 활동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엘리자베스 디렉터는 "미쉐린 평가원들은 객관적인 시각을 유지하기 위해 다른 손님들과 마찬가지로 어떠한 우대도 받지 않고 레스토랑에서 값을 지불하고 식사를 한다"며 "객관적인 지식보다는 미쉐린 만의 독립된 방식과 고유의 기준을 바탕으로 정보를 공유한다"고 말했다.
2016년 국내에 상륙한 미쉐린가이드는 서울의 미식 문화와 관광 수요를 높이는데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러나 지난 2019년 평가와 관련한 금품제공 의혹 등 공정성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다. 이에 대해 엘리자베스 디렉터는 "당시 고소인들이 주장했던 부분은 모두 혐의 없음 혹은 각하됐고 그 어떤 사실도 명확히 입증되지 않은 루머이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미쉐린은 그 누구에게도 컨설팅을 제공하지 않는다"라며 "누군가 미쉐린을 대신해 조언을 하겠다고 하는 이가 있다면 그는 절대 우리 미쉐린가이드 팀이 아니다"라고 했다.
또한 엘리자베스 디렉터는 "만일 내부조사를 통해 평가원이 공정성을 어긴 것이 밝혀지면 즉시 해고조치된다"며 "익명성, 독립성, 윤리성에 있어서는 전혀 타협이 없고 그웬달 뿔레넥(Gwendal Poullennec) 미쉐린 가이드 인터내셔널 디렉터가 이 부분에 있어 매우 엄격하다"고 덧붙였다.
내년 부산 지역에서 '미쉐린 스타'가 나올 수 있을지에 대해서도 관심이 모인다. 관련해 미쉐린가이드가 부여하는 등급은 ▲1스타 ▲2스타 ▲3스타(최고등급) ▲빕구르망(합리적인 가격의 식당) ▲그린스타(지속가능한 친환경 미식) 등으로 구성된다. 지난 2월 발표된 '미쉐린가이드 서울 2023'에는 미쉐린 스타 레스토랑 35곳, 빕 구르망(1인 4만5000원 이하 맛집) 57곳 등 총 176곳이 선정됐다.
엘리자베스 디렉터는 "미쉐린가이드는 특정 지역에 부여하는 스타 등급에 할당된 쿼터가 전혀 없다"며 "최고등급인 3스타 레스토랑이 있느냐 보다는 미쉐린가이드에 속하는 것이 중요하며 지역의 문화를 세계에 보여주는 것 자체에 의미가 있다고 본다"고 피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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