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라씨로
KYD 디데이

지적장애 남편 베란다에 가둔 채 폭행·살해…대법 "심신미약 아냐"

기사입력 : 2023년04월28일 06:00

최종수정 : 2023년04월28일 06:00

경계선·반사회성 성격장애 진단받고 불면증·우울증 주장
法 "사건 당시 상황 상세하게 진술…항소심서 진술 바꿔"

[서울=뉴스핌] 김현구 기자 = 경계선 성격장애나 반사회성 성격장애 진단을 받았더라도 범행 당시 본인이 했던 발언과 행동을 구체적으로 기억하고 재판 진행 과정에서 기존의 진술과 배치되는 주장을 했다면, 심신미약 상태로 볼 수 없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대법원 3부(주심 오석준 대법관)는 살인, 사체유기 혐의로 기소된 윤모 씨에게 징역 25년을 선고한 원심 판결을 확정했다고 28일 밝혔다.

대법원 [사진=뉴스핌 DB]

윤씨는 2021년 5월 한 중고거래 사이트에서 지적장애 3급인 A씨(30)를 만나 다음 달인 6월부터 교제 및 동거를 시작했다.

윤씨는 A씨와 동거를 시작한 이후 A씨가 외도한다고 생각하고 그를 지속적으로 추궁했으나 A씨는 외도 사실을 부인했다. 이에 윤씨는 집 안에 폐쇄회로(CC)TV를 설치하는 등 A씨를 감시하다가, 지난해 2월 A씨를 폭행한 뒤 난방이 되지 않는 베란다에 그를 감금했다.

처음에 윤씨는 주먹과 발로 A씨의 얼굴을 폭행하다가, 이후엔 길이 약 63cm, 직경 약 1.5cm, 무게 600g의 티타늄 강철제 삼단봉'으로 온몸을 때렸다. 당시 윤씨는 A씨에게 "죽을 때까지 맞아", "넌 살아서 못 나가" 등 그를 살해하겠다는 말을 수일간 반복했고, 그에게 음식과 물을 주지 않았으며 화장실도 가지 못하게 했다.

이 과정에서 윤씨는 A씨의 얼굴에 검정색 비닐봉투를 씌워 호흡을 하지 못하게 한 채 주먹으로 얼굴을 여러 차례 때렸으며, 담뱃불로 A씨의 맨살을 지지기도 했다. 폭행당하던 A씨가 실신하면 물을 뿌려 정신이 들게 한 뒤 다시 폭행했다.

A씨는 8일간 베란다에서 속옷만 입은 채 윤씨로부터 감금·폭행을 당하다 저체온증으로 사망했다. 이후 윤씨는 A씨의 사체를 옷가지로 덮어 보이지 않도록 했으며, 약 한 달 뒤인 지난해 3월 경찰에 의해 사체가 발견될 때까지 그대로 방치해 사체를 유기했다.

윤씨는 임신 24주 차로 A씨의 아이를 밴 상태이기도 했다.

1심은 "윤씨의 범행 수법은 극히 잔인하고 사체의 유기 과정에서 피해자의 인격에 대한 최소한의 존중도 찾아볼 수 없다"며 그에게 징역 25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윤씨는 A씨의 사망 후 마치 그가 생존해 있는 것처럼 그의 휴대전화를 이용해 그의 지인에게 카카오톡 메시지를 보내거나 피해자 명의로 월세를 내는 등 범행을 은폐하기도 했다"며 "윤씨의 범행 과정 및 범행 이후에 드러난 행동을 보면 범행에 대한 죄의식도 크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A씨는 지적장애 3급으로 윤씨의 이같은 행위들에 대해 제대로 방어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고 부연했다. 법원에 따르면 A씨는 폭행당하면서도 별다른 반항을 하지 않은 채 윤씨에게 잘못했다고 용서를 빌기만 했다.

재판부는 "무거운 형의 선고가 불가피하다"면서도 "다만 윤씨가 형사처벌을 받은 전력이 없는 점, 윤씨 자신도 태아의 친부를 살해했다는 사실로 인해 평생 멍에를 안고 살아가야 할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참작했다"고 판시했다.

1심 선고 이후 윤씨는 형이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는 이유로, 검찰은 형이 가벼워서 부당하다는 이유로 각각 항소했다. 윤씨는 이 과정에서 당시 임신한 상태로 다이어트약을 먹고 잠을 자지 못하는 등 불면증과 우울증 등으로 인해 심신미약 상태에 있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2심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1심 판단을 유지했다.

재판부는 "윤씨는 범행으로부터 한 달가량의 시간이 지났음에도 경찰에 진술하면서 A씨에게 얘기한 내용이나 그를 폭행한 경위 등을 상세하게 진술했고, 자신의 범행을 숨기려 행동하는 등 정상적인 상황 인식능력과 판단 능력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어 "또 윤씨는 장기간 다이어트약을 먹어 환청이 들리기도 하는 등 예민해졌다는 취지로 진술했으나 경찰에 자수한 이래 이같은 진술을 한 적이 없고, 오히려 '배려를 많이 하는 편이며 A씨가 거짓말을 자꾸 해서 화를 참지 못하고 때리게 됐다'는 취지로 진술했던 점에 비춰 이같은 진술을 믿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끝으로 재판부는 "임상 심리평가 결과상 윤씨가 경계선 성격장애나 반사회성 성격장애 진단을 받긴 했으나 이같은 사정만으론 그가 범행 당시 사물을 변별하거나 의사를 결정할 능력이 없는 미약한 상태에 있었다고 볼 수 없다"고 판시했다.

대법원도 하급심 판단이 옳다고 봤다.

hyun9@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尹 지지율, 2.6%p 오른 32.7% …김건희 논란 사과 긍정 영향 [서울=뉴스핌] 박성준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의 지지율이 소폭 상승해 30%대 초반을 기록했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16일 발표됐다. 이재명 대표와의 영수회담과 취임 2주년 기자회견에서 김건희 여사 논란에 대해 사과한 것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종합뉴스통신 뉴스핌 의뢰로 여론조사 전문업체 미디어리서치가 지난 13~14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15명에게 물은 결과 윤 대통령의 국정운영에 대한 긍정평가는 32.7%로 집계됐다. 부정평가는 65.0%로 나타났다. '잘 모름'에 답한 비율은 2.3%다. 윤 대통령이 지난 9일 취임 2주년 기자회견에서 배우자 김건희 여사의 명품 가방 수수 의혹에 처음으로 사과하는 등 자세를 낮췄지만, 지지율은 2.6%p 상승하는 데 그쳤다. 부정평가는 1.7%p 하락했다. 긍정평가와 부정평가 간 격차는 32.3%포인트(p)다. 연령별로 보면 40대에서 긍·부정 평가 격차가 극명하게 드러났다. 만 18세~29세에서 '잘함'은 29.3% '잘 못함' 68.7%였고, 30대에서는 '잘함' 31.5% '잘 못함' 65.9%였다. 40대는 '잘함' 25.6% '잘 못함' 73.2%, 50대는 '잘함' 26.9% '잘 못함' 71.8%로 집계됐다. 60대는 '잘함' 34.9% '잘 못함' 62.5%였고, 70대 이상에서는 '잘함'이 51.8%로 '잘 못함'(43.7%)보다 높게 나타났다. 지역별로는 서울 '잘함' 27.8%, '잘 못함'은 70.8%로 집계됐다. 경기·인천 '잘함' 32.6% '잘 못함' 65.9%, 대전·충청·세종 '잘함' 36.0% '잘 못함' 61.0%, 부산·울산·경남 '잘함' 40.3% '잘 못함' 58.0%로 나타났다. 대구·경북은 '잘함' 43.8% '잘 못함' 51.7%, 전남·광주·전북 '잘함' 16.0% '잘 못함' 82.2%로 나타났다. 강원·제주는 '잘함' 31.6% '잘 못함' 60.1%로 집계됐다. 성별로도 남녀 모두 부정평가가 우세했다. 남성은 '잘함' 28.8% '잘 못함' 68.9%, 여성은 '잘함' 36.5% '잘 못함' 61.3%였다. 김대은 미디어리서치 대표는 윤 대통령 지지율 상승 배경에 대해 "취임 2주년 기자회견과 김건희 여사 의혹 사과 이후 소폭 반등 했다"면서도 "향후 채상병 및 김 여사 특검, 의대정원 문제, 민생경제 등 현안에 대해 어떻게 풀어갈지에 따라 지지율이 달라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차재권 부경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영수회담, 기자회견, 김 여사 논란 사과 등으로 지지율이 소폭 상승했다"면서도 "보여주기식 소통이 아니라 국정운영 방향을 근본적으로 바꾸지 않으면 장기적으로 지지율은 상승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번 여론조사는 성·연령·지역별 인구비례 할당 추출 방식으로 추출된 표본을 구조화된 설문지를 이용한 무선(100%) ARS 전화조사 방식으로 실시했으며 응답률은 2.8%,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p다. 통계보정은 2024년 1월말 행정안전부 주민등록 인구통계를 기준으로 성별 연령별 지역별 가중 값을 부여(셀가중)했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parksj@newspim.com 2024-05-16 06:00
사진
'음주 뺑소니' 김호중 "구속심사 일정 미뤄달라"...법원 기각 [서울=뉴스핌] 배정원 기자 = 음주 뺑소니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가수 김호중 씨가 공연 일정을 이유로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연기해달라고 요청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23일 법조계에 따르면 이날 서울중앙지법은 영장실질심사 일정을 연기해달라는 김씨 측 요청을 기각했다. 김씨 측은 23~24일 예정된 '월드 유니온 오케스트라 슈퍼 클래식 : 김호중&프리마돈나' 공연을 위해 기일 연기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서울중앙지법 신영희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예정대로 오는 24일 오전 11시30분부터 김씨의 소속사 대표 이광득 씨, 소속사 본부장 전모 씨, 김씨에 대한 영장실질심사를 순차적으로 진행한다. [서울=뉴스핌] 최지환 기자 = 음주 뺑소니 혐의를 받는 트로트 가수 김호중이 21일 오후 서울 강남구 강남경찰서에서 조사를 마치고 경찰서를 나서고 있다. 지하주차장을 통해 취재진을 따돌린 김호중은 오후 4시 경 2시간 가량의 조사를 마쳤으나 경찰이 '비공개 출석' 특혜논란으로 지하주차장 이용을 불허하자 귀가를 거부해왔다. 2024.05.21 choipix16@newspim.com 전날 서울중앙지검 인권보호부(임일수 부장검사)는 특정범죄가중처벌법 위반(도주치상, 위험운전치상), 도로교통법 위반(사고후미조치), 범인도피방조 혐의로 김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김씨는 지난 9일 오후 11시40분쯤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에서 술을 마신 채 자신의 차량으로 택시를 들이받고 도주한 혐의를 받는다. 소속사 대표 이씨는 사고를 은폐하기 위해 매니저에게 경찰에 대리 자수하라고 지시하고, 본부장 전씨는 사고 차량의 블랙박스 메모리카드를 폐기한 혐의를 받는다. 경찰은 사고 당일 김씨의 만취 운전 증거를 확보했지만, 뒤늦은 측정으로 정확한 혈중알코올농도 수치를 파악할 수 없다는 점을 고려해 음주운전 대신 특가법상 위험운전치상 혐의를 적용했다. 중앙지검 관계자는 "이번 사건은 조직적·계획적인 증거인멸·범인도피 사법방해행위로서 사안이 중대하고 증거인멸의 우려도 큰 만큼, 서울중앙지검은 경찰과 긴밀히 협조하여 엄정하게 대응해왔으며, 향후 수사에도 한 점 의혹이 없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jeongwon1026@newspim.com 2024-05-23 13:47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