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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제 OUT] 해수부, 항만규제 통째로 푼다…민간투자 1.6조 유치

기사입력 : 2022년11월09일 11:19

최종수정 : 2022년11월09일 11:23

'해양수산 규제혁신 방안' 발표…83개 발굴
해양수산·항만업계 현장 애로사항 대폭 개선
자율운항 등 신기술 인증 이제는 1년 만에
바닷가캠핑 화장실‧샤워장 설치…호핑투어 지원

[세종=뉴스핌] 최영수 기자 = 해양수산부가 정부의 규제혁신 의지를 반영해 항만규제 통째로 풀 계획이다. 1조6000억원 규모의 민간투자를 유치해 항만배후단지를 적극 개발하겠다는 목표다.

또 자율운항과 친환경선박, 마리나산업, 해양바이오 등 신산업 규제를 선제적으로 손질해 관련 산업을 적극 육성할 방침이다.

해양수산부(장관 조승환)는 9일 인천항 신항 선광컨테이너터미널에서 한덕수 총리 주재로 열린 '제2차 규제혁신 전략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을 골자고 하는 '해양수산 규제혁신 방안'을 발표했다.

이는 선제적인 규제혁신을 통해 해양수산업에 활력을 불어넣고 관련 산업을 적극 육성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이를 위해 해수부는 지난 6월 대국민 공모전을 개최하고, 7월에는 해양수산 업·단체 의견을 수렴했다. 수요자 중심 규제혁신 과제를 발굴하는 동시에 7200여 개에 이르는 해양수산 규제법령 조문을 전수 조사해 해양수산부 자체 개선과제를 발굴했다.

이어 해수부 장관·차관을 비롯한 정책담당자들과 민간전문가 등이 참여하는 '해양수산 규제혁신 전략회의'를 통해 발굴한 과제에 대한 개선방안을 도출했다.

이번에 발표한 해양수산 규제혁신 방안은 ▲기업활동 역동성 제고를 위한 민간주도 규제개선 ▲낡은 덩어리 규제 혁파 ▲성과중심‧현장체감형 규제 혁신이라는 3가지 기본방향 아래 ①항만‧해양공간을 활용한 민간투자 촉진 ②해양수산 신산업 육성기반 마련 ③수산업‧어촌 자생력 강화를 위한 지속성장 규제혁신 등 3대 분야, 7대 추진과제 등으로 구성됐다(그림 참고).

해양수산분야 규제혁신 방안 [자료=해양수산부] 2022.11.09 dream@newspim.com

◆ 항만배후단지 지역경제 거점으로 육성…민간투자 촉진

해수부는 항만기능을 지원하는 역할뿐만 아니라 상품의 가공, 조립, 보관 배송 등 복합물류를 통한 부가가치 창출 역할까지 담당하고 있는 항만배후단지의 지정부터 개발, 운영에 이르는 전 과정에 대한 규제를 개선한다.

우선 부산항, 광양항 등을 중심으로 제기되는 항만배후단지 추가 확충 수요를 반영해 준설토 투기장뿐만 아니라 기존 산업단지를 항만배후단지로 전환하거나 항만 인근 내륙 부지도 항만배후단지로 지정할 수 있도록 하는 등 추가적인 항만배후단지 공급방식을 마련한다.

또한 2종 항만배후단지를 중심으로 항만배후단지에 설치되는 시설에 대한 규제도 닫힌(positive) 방식에서 열린(negative) 방식으로 전환해 민간투자를 유치한다. 현재 2종 항만배후단지에는 주거시설, 판매시설 등 법령에서 규정된 시설만 설치할 수 있지만, 앞으로는 위험‧유해시설을 제외한 모든 시설이 들어설 수 있게된다.

해양수산분야 규제혁신 방안 [자료=해양수산부] 2022.11.09 dream@newspim.com

아울러, 항만국유재산에 대한 사용허가와 대부기간도 20년에서 30년으로 늘려 사업활동을 보다 안정적으로 영위할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운영과정에서도 기존 입주 물류기업이 제조업도 영위할 수 있도록 겸업 조건을 완화하고, 신규 투자를 유치하고 일정한 조건을 만족시킬 경우 출자자의 지분변경도 허용함으로써 급변하는 환경변화에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한다.

해수부는 "이번 방안이 원활하게 추진된다면 2027년까지 항만배후단지 처리물동량은 2021년 대비 1.5배 증가하고, 민간투자 누적 금액도 약 1조6000억원을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 해양공간 이용 합리화…관련 절차 대폭 간소화

해수부는 또 사업유형과 사업대상 지역의 특성 등에 관계없이 획일적이고 일률적으로 적용되던 해양공간 이용에 대한 규제도 특성에 따라 합리적으로 개선하고 절차를 간소화한다.

우선 해역이용영향평가는 유형별‧지역별로 평가범위와 평가목록을 차등화해 영향평가의 효과성은 높이고 평가과정의 사회적 비용은 줄인다. 또한 내륙에 위치해 지가(地價)가 형성되어 있는 공유수면을 사용하는 행위 중 해양환경이나 안전에 미치는 영향이 상대적으로 낮은 경우에는 공유수면 점‧사용료를 인접지역의 지가가 아닌 실제 지가를 기준으로 부과해 이용자의 부담을 완화한다.

최근 늘어나는 바닷가 캠핑과 바다 낚시 수요를 반영해 캠핑객들이 이용할 수 있는 샤워장, 관리동 등에 대한 설치규제도 완화한다.

이번 규제개선으로, 바닷가의 일정구역에서는 샤워장‧취사장 등 캠핑 편의시설을 건축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또 지역 경제를 활성화하고 해양오염과 주민불편 문제도 해소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 자율운항선박·친환경선박 상용화 적극 지원

해수부는 또 자율운항선박과 친환경선박의 상용화를 적극 지원할 계획이다.

그간 자율운항·친환경 선박 관련 신기술이나 장비를 개발하더라도 시험운항 시 선박안전법, 선박직원법 등의 적용을 받아 선박의 신기술 시험과 실증에 오랜 기간이 소요되는 등 제약이 있었다.

이에 해수부는 규제특례법 상 특례를 마련해 자율운항·친환경 선박 관련 시험운항 시에는 관련 법령의 적용을 면제하거나 완화하여 연구개발 및 조기 상용화를 적극 지원할 예정이다.

해양수산분야 규제혁신 방안 [자료=해양수산부] 2022.11.09 dream@newspim.com

또한 친환경 신기술로 개발된 설비·기자재의 인증 기간을 기존보다 1년 이상 단축한다. 친환경 신기술로 개발된 선박 설비와 기자재는 민간에서 안전성을 검증한 후 정부에서 인정하는 형태로 인증절차를 간소화하기로 했다.

해수부는 "2027년까지 친환경 선박·첨단선박 장비는 12.5조원의 경제적 파급효과와 함께 해양레저산업 관광객 수도 2027년까지 현재보다 약 1.5배 증가한 1500만명을 달성할 것"으로 기대했다.

◆ 마리나 연관산업 적극 육성…호핑투어 활성화 지원

해수부는 또 마리나 연관산업을 적극 육성할 방침이다.

섬 관광이나 스쿠버다이빙 등 관광자원과 마리나 선박을 연계한 관광상품인 호핑투어 등 다양한 해양레저관광 상품을 활성화하기 위해 관련 규제를 개선한다.

해운법을 개정해 마리나 선박이 일정한 범위 내에서 섬과 관광지를 오갈 수 있도록 허용하는 것은 물론이고, 마리나 선박 대여업과 수중레저업을 병행하려는 경우 사업 등록 단계에서 선박 대여업 면허, 수중레저업 면허 등 관련 면허를 통합하여 발급받을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우리나라에서도 호핑투어 상품을 보다 쉽게 접할 수 있을 예정이다. 그간 여객운송사업 저촉 우려로 사업자의 요트관광 컨텐츠 개발에 제약이 있었으나, 정부는 일정범위 내에서 마리나선박으로 도서지역 관광지를 오갈 수 있도록 관계법령 정비를 추진할 예정이다.

해수부 관계자는 "국내 마리나 산업과 섬 관광 활성화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 해양신산업 활성화 제도적 발판 마련

해수부는 또 해양바이오 소재 등으로 활용할 수 있는 수산부산물의 재활용 범위를 확대하고, 관련 기술 개발을 통해 2027년까지 약 5만톤의 수산부산물을 바이오 소재로 재활용한다.

수산부산물법을 개정해 패류 껍데기뿐만 아니라 갑각류 등에서 나오는 부산물도 재활용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해양심층수 소금의 식품 유형을 정제 소금에서 별도 유형으로 분리해 고품질 해양심층수 소금 산업 활성화를 지원한다.

현재 폐기물로 분류되어 다른 기능성 소재로 활용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는 해양바이오기업 지원을 위해 수산부산물법상 부산물의 범주를 확대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그동안 폐기물로 분류되던 유용한 해양수산부산물의 활용성을 높이고 생산-가공-유통 단계별로 체계적으로 관리할 계획이다.

◆ 사람과 자원이 모이는 어촌 조성…귀어·귀촌 문턱 없앤다

해수부는 또 급격하게 진행되는 고령화로 소멸 위험이 급격히 증가하는 어촌은 순환형·개방형 규제로 전환해 활력을 모색할 방침이다.

우선 공공기관이 기존 양식면허를 임차해 귀어인, 청년 등 신규 인력에게 재임대하는 한편, 신규 면허 발급 시 후계어업인의 참여 여부 등을 심사하는 등 귀어인, 청년 등 신규 인력의 유입을 지원한다.

그간 양식업을 통해 어촌에 새롭게 정착하고 싶지만 어촌계 양식장을 이용하기 위해서는 많은 시간과 비용을 들여 어촌계에 가입을 해야 하고, 막대한 자본을 들여 일반 양식장을 매입하는 것 또한 여의치 않은 상황이었다.

이번 제도 개선을 통해 공공기관이 확보한 양식장을 적은 비용으로 임대함으로써 보다 쉽게 어촌에서의 새로운 삶을 시작할 수 있게 됐다.

해양수산분야 규제혁신 방안 [자료=해양수산부] 2022.11.09 dream@newspim.com

또한 현재 어업활동과 연계된 지역특산품 판매장, 횟집 등으로 제한된 어항 내 설치시설의 종류를 확대해 민간에서 필요로 하는 쇼핑센터, 일반업무시설 등이 입주할 수 있도록 어촌의 진입장벽을 완화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항만 복합수산물 센터(판매장, 식당, 카페)를 설치하고 연계관광을 위해 배후에 레저용품 아울렛몰(서핑, 요트보트 관련 용품 등) 및 요트서핑 교육센터를 설치할 수 있게 됐다.

해수부는 "어촌 관광소득은 2027년까지 현재보다 36% 증가해 2027년까지 250억원을 달성하고, 국가어항 민간투자 금액도 연평균 700억원을 유치해 어촌활력 제고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전망했다.

◆ 지속가능한 수산업 기반 조성…어촌 소득 증대 앞장

해수부는 또 지속가능한 수산업의 기반을 조성하는데도 심혈을 기울일 방침이다.

투입 중심의 수산업 규제를 산출 중심으로 전환해 어업인의 부담은 줄이고, 자원관리의 효과성은 높인다. 최종 산출물 중심의 어업관리제도(TAC)를 확대하고 참여 업종은 업종별로 경직된 어구어법, 금어기, 금지체장 등의 투입 규제를 완화할 계획이다.

또한 그동안 업계 참여가 저조했던 수산물 이력제도는 민간 참여를 활성화하는 방향으로 개선된다. 정부는 최소한의 품질관리 및 정보제공 기준만 마련하고, 민간이 이를 충족할 경우 이력제로 인정할 예정이다.

또한 민간참여 이력제 도입으로 수산물 이력제 물품이 대폭 확대된다. 정부는 대형마트 등 민간에서 관리하는 품질관리 기준을 토대로 최소기준을 마련하고 이를 충족하면 이력제로 인정할 예정이다.

조승환 해양수산부 장관이 3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사전브리핑을 통해 '해운산업 경쟁력 강화 방안'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해양수산부] 2022.11.03 dream@newspim.com

오는 12월까지 대형마트, 생산자 단체의 자체 이력관리 브랜드 품질 기준 등을 분석해 최소기준을 마련하고 2023년 상반기에는 시범사업을 추진할 예정이다. 민간참여 이력제 도입 시 대형마트를 중심으로 참여 물량이 국내 총생산량 대비 7.3%(28만톤) 수준까지 대폭 확대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또한 소비자가 필요로 하는 생산자, 생산시기, 가공업체 같은 필수정보를 QR코드로 제공해 이력제 참여는 물론 이력정보 확인도 간편해져 편의성이 크게 증대될 예정이다.

조승환 해양수산부 장관은 "해수부는 대국민 공모전, 업‧단체 의견 수렴 등 현장을 중심으로 과제들을 발굴해 해양수산 규제혁신 방안을 준비했다"면서 "이번 제2차 규제혁신 전략회의가 항만배후단지라는 주요 해양수산 현장에서 열리는 만큼 우리 해양수산 현장의 애로사항과 목소리가 제대로 반영되고 국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실질적인 변화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규제혁신 과제를 실행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dream@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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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 힘들어도 환자 위했는데, 공공의 적 됐다" 전공의 '울먹' [서울=뉴스핌] 방보경 노연경 기자 = 의과대학 학생, 전공의 등은 정부가 독단적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전공의 대표는 '정부가 우리를 악마화하는 과정에서 (환자와의) 신뢰를 깨고 있다'고 호소하기도 했다.  서울의대·서울대병원 교수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서울의대 비대위)가 30일 개최 의료개혁 관련 긴급 심포지엄에서 박재일 서울대병원 전공의 대표는 "국민 위한 의료개혁이 올바른 방향 무엇인가를 고민했는데, 공공의 적이 돼버렸다"며 울먹였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3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대학교 병원 제일제당홀에서 열린 서울의대-서울대병원 교수협의회 비대위 긴급 심포지엄에 의료진들이 참석해 있다. 2024.04.30 pangbin@newspim.com 이날 열린 심포지엄은 의대 정원 확정을 앞두고 이뤄졌다. 교수들은 의료대란의 배경 및 정부에 제시할 정책 대안을 짚었다. 김민호 서울대 의과대학 학생회장과 박재일 서울대병원 전공의대표 역시 자리에 참석해 입장을 표명했다.  특히 박 대표는 혈액종양내과에서 일해오면서 느꼈던 개인적인 소회를 털어놨다. 박 대표는 "수련받으면서 몸이 힘든 시간이 있었지만, 몸이 힘들수록 내 환자의 몸은 건강해질 거라고 믿었다"고 했다.  그는 "내과 1년차 때 맡았던 환자에게 매일 울면서 어떤 말을 해드려야 하는지 머릿속으로 생각했다. 신을 믿지 않지만 인생에서 처음으로 기도를 했다"며 "(그분을 볼 때마다) 복도로 다시 나와서 심호흡하고 커튼까지 갔다가 돌아오는 걸 반복했다"며 개인적인 경험을 공유했다.  박 대표는 "2년 후 그분이 완치된 것을 보고 힘든 상황에 환자들 곁에 있고 싶어서 혈액종양내과를 지원했다"며 "회복한 환자들의 감사인사와 편지를 마음속에 품는데 정부는 전공의를 악마화해서 국민 간의 갈등을 부추기고 있다"며 말을 잇지 못했다.  이어 "자부심과 긍지 갖고 환자 곁에서 일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 달라"며 "기피과가 있다면 시스템 개선해서 모든 전공의들이 소신껏 지원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했다.  박 대표의 발표가 끝나자 30초 이상의 큰 박수소리가 이어졌다. 박 대표는 자리로 돌아간 뒤에도 휴지를 손에 쥐고 연신 눈물을 닦았다. 동료 전공의로 보이는 몇몇은 눈물을 훔치기도 했다. 방재승 분당서울대학교병원 교수는 "교수이자 선배의사로서 부끄럽기도 하고 마음이 심란하다. 전공의 대표가 저렇게 슬픈 모습 보이는 것은 진심이 아니면 나올 수 없다"며 "정부는 전공의 복귀를 이야기하기 전에 진실된 마음으로 의대생과 전공의에게 사과해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3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대학교 병원 제일제당홀에서 열린 서울의대-서울대병원 교수협의회 비대위 긴급 심포지엄에 의료진들이 참석해 있다. 2024.04.30 pangbin@newspim.com 박 대표는 발표에서 정부가 전문직, 수련생, 노동자 등의 정체성이 혼재된 전공의의 입장을 철저히 무시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의료계는 오래전부터 의료체계 문제점 분석해 정부에게 해결책을 제시해 왔다. 하지만 정부는 보건의료정책 심의위원회에서도 알 수 있듯, 의료계 현장 목소리를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았다"고 했다.  특히 "타국과 비교했을 때 전문가 의견 태도가 반영되지 않았고, 의료개혁특별위원회까지 지속됐다"며 "정부는 의료체계 전반적 문제점을 잘못 진단하고 엉뚱한 해결책을 내놓고 있다"며 초기 진단과정부터 되짚어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민호 의과대학 학생 대표 역시 정부가 의료계와 교육에 대한 이해도가 낮다는 점을 지적했다. 김 대표는 "정부는 필수의료만이 국민의 건강을 위해 필요하며, 비필수의료는 시스템을 왜곡하는 주범인 양 몰아가고 있다"며 "저수가 박리다매 의료 시스템이 고성장 시대가 끝나자 통째로 무너져내리고 있는데, 이를 정부가 좁고 자의적인 범위로만 보고 있다"고 했다.  이어 "증원으로 교육 질 저하, 의료 질 저하 발생하면 책임 결과 또한 의료인이 같이 안게 된다"며 "학생들은 (정부 정책이) 의료와 의학을 위하는 진심 어린 정책이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김 대표는 ▲시스템적 접근 필요 ▲현장의 목소리 청취 ▲필수의료패키지 반대 등의 안건을 내놓으며 대정부 요구안을 제시했다.  hello@newspim.com 2024-04-30 1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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