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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숙자에게 '보리밭'은 숙명이자 혼불...그 생명력에 바친 반세기

기사입력 : 2022년10월24일 23:18

최종수정 : 2022년10월27일 12:08

화폭 가득 펼쳐진 보리밭은 한국인의 정서 그 자체
백두산 천지 답사 후 '백두성산' 등 대작도 탐구
한국 채색화의 현대적 계승에 힘써온 독보적 작가

[서울 뉴스핌]이영란 편집위원= 한국화가 지향 이숙자(80) 화백이 6년 만에 개인전을 갖는다. 지난 2016년 국립현대미술관의 중장기 프로젝트 '한국현대미술작가시리즈'의 한국화 부문 작가로 선정돼 국립현대미술관 과천관에서 대규모 회고전을 가졌던 이 화백은 오랜 침묵을 깨고 서울 인사동 선화랑에서 초대전을 연다.

올해로 창립 45주년을 맞은 선화랑(대표 원혜경)은 45주년기념 특집작가 전시로 지난 6월 추상화가 '곽훈 개인전'을 개최한데 이어 '이숙자 개인전'을 오는 11월19일까지 1~3층 전관에서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작가 데뷔 60년을 맞는 이숙자의 변화무쌍한 채색화 세계를 조명하는 대규모 회고전이다. 전시에는 대표작인 청맥, 황맥은 물론 '이브의 보리밭', 백두산, 군우도 등 초기작에서 신작까지 총 40점이 나왔다. 

[서울 뉴스핌]이영란 편집위원 = 이숙자 '이브의 보리밭 89', 150x200cm. 순지 5배접에 암채.1989. [사진=선화랑] 2022.10.24 art29@newspim.com

이숙자는 홍익대및 대학원에서 채색화 거장인 천경자 김기창 박생광 등에게 사사했다. 1963년 국전 입선을 통해 데뷔한 후 특선과 장려상을 연달아 수상한 그는 채색화를 연마하며 한국적 정서를 담아내는데 몰두했다. 그러나 '채색화는 왜색조 그림'이란 인식이 끊이지 않았고, 천경자의 제자였기에 정물과 인물을 그리면 '천경자 아류'라는 평가가 따라다녔다. 이에 작가는 '나다운 그림을 그려야겠다'는 생각에 민초들의 노동현장, 군상 등에 주목했다.

그러던 1977년 봄, 경기도 포천을 찾았다가 나지막한 능선에 드넓게 펼쳐진 녹색의 보리밭을 보고 감전되듯 전율했다. 그 푸르른 장관은 너무도 아름다와 숨이 멎을 정도였다. 어디선가 종달새 소리도 들렸다. 서울에서 나고 자란 이숙자에게 넘실대는 청록의 보리밭은 슬프도록 아름다왔고, 그 후 보리밭을 그리는데 혼신을 다 했다. 통통한 보리알을 입체적으로 표현하기 위해 다섯겹으로 배접한 순지 위에 석채물감을 올리고 또 올려 도톰하도록 했다.그 위에 녹색의 점을 찍고,또 찍기를 무수히 반복했다.가늘고 긴 보리수염은 밤낮없이 그려도 도무지 끝이 나지 않았다.

이 지난한 작업을 거듭하던 이숙자는 1980년 중앙미술대전에서 '황맥 들판'으로 대상을 받았고, 같은 해 국전 대상도 수상하며 작가로서 입지를 굳혔다.

[서울 뉴스핌] 이번 개인전을 위해 완성한 신작 '청보리 벌판' 앞에 선 이숙자 화백. 80세라는 나이가 무색할 정도로 활기차고, 날렵하니 세련된 모습이다. 새 작품은 올오버적 표현으로 단색조의 전면성을 부각하며 원숙한 세계를 보여준다. 182x227cm. 순지 5배접에 암채. 2022. [사진= 이영란 기자] 2022.10.24 art29@newspim.com

이숙자는 보리그림을 완성하기 위해 화실에 틀어박혀 손바닥에 피멍이 맺힐 때까지 작업한다. 보리밭 속 보리알과 보리수염을 수만 번 이상의 세필로 세밀하게 표현하는 작업은 엄청난 공력과 인내를 요한다. 아무나 할 수 있는 작업이 아닌 듯하다. 그런데 작가는 "하나님이 내게 주신 재능이 특별치 않으니 남보다 2,3배 노력하는 것으론 어림 없고, 10배는 노력해야 길이 보일 것같아 이 길을 택했다"며 고된 작업을 반평생이나 이어왔다.

더할 나위 없이 섬세하고 단아하게 표현된 보리밭 풍경은 보는 이를 압도하며 특별한 미감을 선사한다. 어떤 이들은 강인한 생명력을 읽기도 하고, 어떤 이들은 우리 민족의 한과 정서를 읽어내기도 한다. 이숙자는 싱그러움으로 가득찬 청맥, 추수기에 황금빛으로 일렁이는 황맥에 이어 최근에는 보리밭의 사계절을 한 화폭에 어우러지게도 하고, 올오버적 기법으로 단색화 기조를 연출하기도 한다. 같은 보리밭 그림이지만 매 작품마다 저마다의 변화와 모색의 단초가 깃들어 있는 셈이다. 작가는 보리밭 그림은 소품보다는 되도록 50~ 100호 이상을 고집해왔다. 이로써 이숙자는 '보리 화가'로 국내외에서 명성을 확실히 다졌다.

[서울 뉴스핌]이영란 편집위원= 이숙자, '이브-봄의 환상', 130x162cm. 순지5배접에 암채, 2013. [사진=선화랑] 2022.10.24 art29@newspim.com

뒤를 이어 탄생한 것이 보리밭에 여성누드를 등장시킨 '이브의 보리밭' 연작이다. 1988년 처음 선보인 이 시리즈는 발표당시나 지금이나 충격적이다. 보리밭을 배경으로 나신이 등장하는다는 설정 자체가 파격적인 데다, 기묘한 판타지를 전해주기 때문이다. 물론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 그림 속 여성은 원죄 이전의 순수하고 이상적인 존재다. 경이로운 자연과 마찬가지로 여성 또한 생명의 근원이라는 것이 작가의 신념이다.

이브를 더없이 사실적인 누드로, 몸의 모든 터럭까지 낱낱이 그린 것에 대해 작가는 "발가벗은 여성의 몸도 사람 얼굴 보듯 낯익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여성인권에 대해 불평등했던 사회에 대한 저항감이 내 의식 속에 있었던 듯하다"고 말했다. 

2000년대초 이숙자는 보리밭 그림을 접어야겠다고 생각했다. 왜 보리밭만 그리느냐, 자기복제 아니냐는 지적이 싫었던 것이다. 물론 그는 민예품, 인물상, 소그림, 한글, 백두산 천지 등 작업의 범위를 끝없이 넓혀왔지만 여전히 그에게 따라붙는 타이틀은 '보리 화가'였다. 그래서 마지막으로 보리밭이나 보고, 보리 그림을 접자는 생각에 찾은 보리밭에서 이숙자는 너무나도 탐스럽고, 너무나도 잘 생긴 보리들에 다시금 홀리고 말았다. 그리곤 보리는 힘들어도 평생을 그려야 하는 대상임을 깨달았다.

작가는 "보리 수염이 아무리 많아도 내겐 자식들처럼 죄다 알아볼 수 있다"고 했다. 어떤 것은 너무 강하게 물감이 묻었구나, 이 녀석은 휘었고, 요 녀석은 너무 튀는구나 하며 손을 보고, 또 본다. 주위에선 '다 된 것 같은 데 왜 붙잡고 있느냐?'고 의아해 하지만 그의 눈에는 미진한 구석이 많다. 이렇다 보니 보리밭 그림은 엄청난 시간과 공력을 요하며 작가를 탈진하게 만든다.

[서울 뉴스핌]이영란 편집위원=이숙자 '황맥 벌판'. 182x227cm. 순지 5배접에 암채. 2021. [사진=선화랑] 2022.10.24 art29@newspim.com

결국 보리밭 그림은 이숙자에게 이제 숙명이자 혼불이 됐다. 사람의 혼을 이루고 있다는 그 푸른빛 혼불처럼 작가는 1977년부터 신들린 듯 보리밭을 그려왔다. 1980년대말부터는 보리밭에 누드를 등장시키며 파격을 시도했고, 보리밭에 황소를 대입시키기도 했다. 또 이름 모를 풀벌레, 나비, 달개비, 망초꽃 같은 들꽃이 곁들여지고, 때로는 훈민정음같은 한국적 기호와 만나면서 우리의 역사와 오늘의 삶이 교차되기도 했다.

청맥, 황맥, 백맥, 보리밭의 사계 등으로 이어지는 이숙자의 보리 그림은 시간의 변화, 계절의 정취, 나아가 현실 저 너머의 초현실적 이상향을 감상자 앞에 넘실넘실 펼쳐보인다. 이를 통해 작가는 한국 채색화의 범위를 확장시켰다. 끝없이 펼쳐진 보리밭은 강인한 생명력과 함께 우리 민족의 한과 정서를 오롯이 드러낸다.

이숙자는 2000년대 들어서는 군우, 백두산 등 민족혼을 드러내는 초대형 작업에도 도전했다. 이 일련의 작업과정에서 이숙자는 까다롭고 끈기를 요하는 재료인 암채만을 고집하며 작품을 완성했다. 또 세밀하고도 오묘한 채색기법을 구사하며 한국적 채색화의 변화를 견인해왔다.

[서울 뉴스핌]이영란 편집위원=가로 9m가 넘는 이숙자의 백두산 작품 '백두성산'. 2000, 2014_2016. 2000년에 또다른 백두산 그림과 함께 그리기 시작했다가 접어둔 것을 작가는 국립현대미술관 회고전을 위해 2014년 다시 작업을 개시해 2016년 마침내 완성했다. 순지 5배접,암채.[사진=선화랑] 2022.10.24 art29@newspim.com

이번 전시는 이숙자의 1980년대 작품부터 2022년 최근작까지 작가의 화업 반세기를 두루 살펴볼 수 있는 기획전이다. 대표작들이 전시장을 채우고 있는데 제 1전시실에는 가로 9m가 넘는 초대형 백두산 이미지를 담은 '백두성산'이 가장 먼저 관람객을 맞는다. 흰 눈을 품은 웅혼한 백두산의 위용과 푸른 천지, 그리고 해와 달이 함께 하는 이 작품은 작가의 모든 것이 고스란히 담긴 역작 중의 역작이다. 현대회화에 숭고미라는 것이 있다면 바로 이 '백두성산'이 그 예라 할 것이다.

제 2전시실은 작가의 아이코닉한 연작인 '보리밭'과 추상성을 드러내는 대형 작품 '군우-얼룩소' 등으로 구성됐고, 3전시실은 '한국적인 정체성과 미'를 주제로 한 작품과 당당한 에너지와 생명성 넘치는 여성상을 담은 '이브' 시리즈가 걸렸다. 따라서 이번 전시는 80이라는 나이에도 '현역'을 자부하며 작업에 올인해온 이숙자의 집념과 궤적을 쫓으며, 한국적 정서를 담은 채색화의 다채로운 세계도 음미해볼 수 있는 자리다.

[서울 뉴스핌]이영란 편집위원=이숙자 '군우- 얼룩소'. 1987, 1986-2016. 얼룩소를 1,2,3,4 네 폭의 회화로 연결해 제작한 가로 7.3m의 대작이다. 사진은 4폭의 그림 중 2016년에 마지막으로 완성한 3,4 두 폭 부분이다. 이숙자는 젖소 무리를 대담하면서도 매우 사실적으로 그렸으나, 전체적으로는 강한 추상성을 전달하며 미묘하면서도 역동적인, 독특한 회화를 완성했다. 현대 한국화의 가능성과 다양성을 잘 보여주는 '뜻밖의 작품'이다. 2022.10.24 art29@newspim.com

이숙자는 "그림 그린지 반세기가 넘는다. 건강에 문제가 없는 건 아니나 여전히 작업할 수 있어 감사한다"며 "이제는 가시적인 성취 보다는 죽은 후에도 내 그림을 기억하고 좋아해주는 이들이 있었으면 하는 게 소망이다"라고 밝혔다. 이번 개인전을 위해 새롭게 완성한 150호 크기의 '청보리 벌판' 앞에서 날렵한 자태로 꿈과 소망을 이야기하는 작가의 눈에서 '반짝'하고 광채가 감돈다. 45년 전 싱그럽게 넘실대던 청보리밭에 매혹당했던 눈빛이 바로 이 눈빛이 아닐까. 

art29@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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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대 증원 항고심 결정 초읽기…정부 의료개혁 분수령 [세종=뉴스핌] 신도경 기자 = 법원이 16일 정부의 2025학년도 의과대학 증원 집행정지에 대한 판단을 내릴 예정이다. 16일 보건복지부와 의료계에 따르면 서울고법 행정7부(재판장 구회근 부장판사, 배상원·최다은 고법판사)는 전공의와 교수가 정부의 2025학년도 의대 증원 정책을 멈춰달라며 제기한 집행정지 신청 항고심 결론을 16일 또는 17일 내릴 전망이다. 정부와 의료계는 법원의 결정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의대 정원 증원 집행정지 신청 인용 여부에 따라 2025학년 2000명 의대 증원 정책 추진 여부가 달려있기 때문이다. [서울=뉴스핌] 김학선 기자 = 한덕수 국무총리가 13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의사 집단행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를 주재하며 발언하고 있다. 2024.05.13 yooksa@newspim.com 이번 항고심의 쟁점은 '원고 적격성'이다. 1심은 의대 증원 처분의 직접적 상대방은 의대를 보유한 각 '대학의 장'이며 항고심을 제기한 의대생은 정부 정책에 다툴 자격이 없다며 각하 판결을 내렸다. 각하는 소송이 요건을 갖추지 못하거나 청구 내용이 판단 대상이 아닐 경우 본안을 심리하지 않고 재판을 끝내는 결정이다. 반면 2심은 '원고 적격성'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며 1심과 판단을 달리했다. 법원은 정부에 5월 중순까지 대학별 모집인원을 최종 승인하지 말라며 정부가 결정한 2025학년도 증원 규모에 대한 근거 자료를 요구했다. 정부는 지난 10일 법원의 요청에 따라 의대 증원 결정에 대한 근거 자료 47개와 2개 참고 자료를 냈다. 의대 증원을 논의한 보건의료정책심의위(보정심) 회의록, 의사인력전문위원회 회의록을 제출했다. 반면 의료현안협의체와 의대정원배정위원회는 보정심과 의사인력전문위원회와 달리 '법정 협의체'가 아니라 회의록 기록 의무가 없다. 정부는 회의 결과를 정리한 문서와 관련 보도자료를 함께 제출했다. 법원은 정부의 자료를 근거로 2025학년도 2000명 증원 규모에 대한 객관성과 절차적 정당성 여부 등을 검토한다. 정부의 바람대로 법원이 각하 혹은 기각(원고의 소에 의한 청구나 상소인의 상소에 의한 불복신청을 이유가 없다고 판단해 배척하는 판결) 결정을 내리면 2025학년도 의대 증원은 객관성을 인정받아 예정대로 추진된다. 의대 정원 증원 집행정지 신청이 인용된다면 2025학년도 2000명 증원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법원 재항고, 본안소송 등 추가 절차가 남아 있지만, 재항고 소요 기간을 감안하면 대학별 입시요강이 확정 공시되는 이달 말까지 결론이 나오긴 힘들기 때문이다. 입시 일정 또한 차질이 빚어질 전망이다. 법원의 결론에 따른 의료계의 복귀 여부도 주목된다. 전국의과대학교수 비상대책위원회(전의비)는 지난 15일 법원이 의대 정원 증원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인용할 경우 진료 정상화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박민수 복지부 차관은 "(인용 결정)이 않기를 희망하고 그렇지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며 "인용 결정이 나면 즉시 항고해 대법원판결을 신속히 구하도록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sdk1991@newspim.com 2024-05-16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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