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정례회서 안건 모두 집행부 원안대로 가결
특혜논란 사업의 추경예산도 표결없이 통과
[합천=뉴스핌] 이우홍 기자 = 경남 합천군의회가 최근 집행부에서 심의 요청한 추가경정예산안 등의 안건을 모두 원안대로 통과시킨 것을 놓고 뒷말이 나온다.
해당 상임위윈회에서 삭감시켜 회부한 일부 예산안에 대해 예결위원회가 논란을 벌이고도 뚜렷한 이유없이 전액 부활시켜 본회의에서 최종 확정했기 때문이다.
제9대 군의회 개원이후 첫 본회의에서 일어난 일이어서 '군의원들이 임기 시작부터 집행부에 대한 비판·견제기능을 저버린 게 아니냐'는 평가가 따른다.
지난달 21일 열린 합천군의회의 '제267회 제1차 정례회' 개회 장면. [사진=합천군의회] 2022.10.04 woohong120@newspim.com |
4일 합천군의회에 따르면 지난 9월 21일 '제267회 제1차 정례회'를 개회한 뒤 10일간 심의한 각종 안건을 30일 본회의에서 최종 의결했다.
이번 정례회에 제출된 합천군의 심의 안건은 '2022년도 제2회 추경예산안'과 '합천군 공유재산관리 조례 일부개정조례안' 등 16건이다.
이 가운데 논란이 이는 안건은 634억여 원 규모로 편성된 제2회 추경예산안 중 일부다.
군의회 복지행정위원회와 산업건설위원회는 예비심사를 벌인 끝에 일반회계 세출부문에서 모두 11건 8억여 원의 예산을 삭감하는 한편 3건 2억8000여 만원을 위임시켜 예결위에 넘겼다. 삭감 및 위임의 이유는 "사업 적정성을 재검토하라"는 것이다.
이를 넘겨받은 예결위는 심의과정에서 상임위에서 삭감했던 11건의 예산안을 모두 부활시켜 본회의에 회부했다. 이어 열린 본회의는 예결위의 의견대로 해당 예산안 전체를 살려서 최종 통과시켰다.
문제는 예결위 심의과정에서 5명의 예결위원이 논란 끝에 상임위의 삭감 예산안 11건 중 일부를 삭감시키기로 했던 입장을 뚜렷한 이유없이 바꿔서 표결도 없이 모두 살려 본회의에 넘겼다는 데 있다. "집행부와 군의회 수뇌부의 '압력'에 예결위원들이 영향받은 결과가 아니냐"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특히 일부 군의원은 상임위 심의과정에서부터 집행부를 대변하는 듯한 행보를 펼쳐 눈총을 사고 있다.
이를 놓고 예결위원들의 해명이 엇갈리고 있다. 한 쪽은 "집행부 안을 지지하는 쪽이 다수여서 역부족이었다"며 '표결은 하나마나 했다"는 분위기를 거론한다. 다른 한쪽은 "당초 예산도 아닌 추경이고, 민선8기 집행부의 첫 출범 예산이여서 통과시켰다"는 논리다.
그러나 이번에 통과된 안건 중 '합천운석충돌구 전시관 조성부지 매입 예산안(52억원)'의 경우 사업타당성에 대한 외부 용역결과도 아직 나오지 않았고 사업입지를 둘러싼 특혜논란도 존재한다.
제9대 군의회가 출범 초기인데도 이런 예산안 조차 삭감 또는 보류하지 않고 통과시켰다는 점에서 벌써부터 '집행부 눈치보기'를 한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전직 군의원 A씨는 "물론 군의회가 합천군을 도와야 할때는 도와야겠지만 출범초기부터 이런식으로 딸려가는 모양새는 정상이 아니다"라며 "군의회가 향후 4년동안 집행부를 얼마나 제대로 견제해 군민들의 기대에 부응할지가 걱정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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