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최아영 기자 = 한강공원에서 길고양이에게 먹이를 준다는 이유로 16번에 걸쳐 살해 협박편지를 보낸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20대 남성에게 법원이 집행유예를 선고했다.

서울서부지법 형사단독7부(부장판사 정철민)은 협박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했다.

서울서부지법. [사진=뉴스핌DB]

A씨는 2021년 8월부터 2022년 1월까지 서울 마포구 한강공원에서 길고양이들에게 먹이를 주는 시민을 상대로 "칼부림 원하면 계속해라", "(피해자의) 목부터 찌르겠다" 등 먹이를 주는 행위를 그만두지 않으면 길고양이를 해치거나 피해자를 가만 두지 않겠다는 내용의 협박편지를 16차례 작성·게시한 혐의로 기소됐다.

재판부는 "범행의 내용이나 횟수 등에 비춰보면 죄질이 좋지 않다"면서도 "피고인이 대학생에 초범이고 자신의 잘못을 반성하고 있다"고 했다.

또한 "피고인은 불안장애, 우울증 증상으로 정신과 치료를 받고 투병 중인 아버지가 길고양이 울음소리로 고통을 호소하자 이와 같은 범행을 한 것으로 보인다"며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이날 시민단체 카라는 재판이 끝난 후 서울서부지법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A씨가 길고양이 울음소리를 근거로 들었으나 한강공원과 A씨의 거주지는 거리가 있다"며 "협박 편지에 피해자의 외모를 구체적으로 묘사하는 등의 행위로 피해자는 수개월간 살해협박에 시달려 면역성 질환과 수면 장애를 겪었다"고 재판부를 규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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