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소득층 발언'·'의원 비난 플랫폼' 두고 공방
朴, '계양을 셀프 공천' 지적하며 李 집중 공격
[서울=뉴스핌] 홍석희 기자 = 더불어민주당 차기 당권 주자 3인이 처음으로 열린 TV토론에서 이재명 후보의 '저소득층 與 지지'·'의원 욕하는 플랫폼' 발언을 두고 열띤 공방을 벌였다. 박용진 후보는 지난 6·1 지방선거 당시의 '계양을 셀프 공천' 논란을 거론하며 이 후보를 향한 적극적인 공세를 이어갔다.
이재명·박용진·강훈식 민주당 당 대표 후보는 2일 오후 6시부터 G1방송에서 열린 '당 대표 후보자 초청 토론회'에 참석해 이 후보의 잇단 구설수와 지선 당시 '셀프 공천'과 관련해 연이어 충돌하는 모습을 보였다.
[서울=뉴스핌] 최상수 기자 = 29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국민통합 정치교체 추진위원회 당대표 후보자 초청 공개토론회에서 강훈식, 박용진, 이재명 후보가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2.07.29 photo@newspim.com |
평소 '반이재명' 노선을 더욱 명료하게 드러냈던 박 후보가 포문을 열었다. 그는 자신의 주도권 토론 차례가 오자마자 "저소득층이 국민의힘을 지지한다면서 언론 환경 탓이라고 말했다"며 "그렇게 남 탓을 하면 우리가 변해야 할 것을 제대로 찾지 못할까 걱정"이라고 꼬집었다.
이에 이 후보는 "말에는 맥락이라는 게 있는데 박 후보가 전체적 취지를 살펴줬으면 좋겠다"고 운을 뗀 뒤 "집권 여당은 초대기업의 법인세를 깍아주며 서민 일자리 예산을 삭감하고 있는데, 그런 정당을 지지하는 비정상적 행태가 아쉽단 말씀을 드린 것"이라고 반박했다.
박 후보는 언론 환경이 더욱 좋지 않았던 환경에서도 대선을 승리로 이끌었던 사례로 김대중·노무현·문재인 전 대통령을 연이어 언급하며 이 후보를 계속 압박했다.
그는 "저학력·저소득자들이 계급 배반 투표를 한다면서 언론 탓을 하면 그분들이 언론 프레임에 쉽게 넘어가는 사람이라고 규정하는 것 아니냐며 "그분들을 폄하하는 잘못된 규정 아닌가. 사과할 생각이 없느냐"고 몰아붙였다.
이 후보는 "저는 탓을 한 게 아니라 사실을 객관적으로 지적한 것이다. 정확한 정보를 전달할 수 있는 언론 환경이 중요하다"며 "우리 당이 관심을 갖고 언론개혁에 주력하는 이유가 있다. 안타까움을 표시한 것이니 과도하게 침소봉대 하지 말라"고 잘라 말했다.
강 후보 또한 이 후보의 '의원 욕하는 온라인 플랫폼' 발언을 지적하며 공세를 이어갔다. 그는 "최근 온라인 게시판을 만들어 항의 의원 랭킹을 만들겠다고 했는데, 의원과 당원 간 간극을 좁히잔 취지에 비해 더 멀어지지 않을까하는 우려가 있다"고 비판했다.
이에 이 후보는 "전체 플랫폼 중 일부 기능의 경우 당원들이 의견 표명 및 비판을 할 수 있게 해주자는 것"이라며 "지금은 그런 소통 구조가 없으니 개개인 의원에게 문자 폭탄을 보내는 상황이 벌어지는 것"이라고 받아쳤다.
이어 "강연 중 재밌으라고 한 건데 '욕'이라는 표현을 문제 삼은 것"이라며 "노무현 전 대통령도 정치인은 국민으로부터 욕먹는 걸 피하면 안 된다며 자유로운 소통을 강조했다"고 부연했다.
박 후보는 두 번째 주도권 토론 시간에도 이 후보에 공세를 집중하는 모습이었다.
박 후보는 "민주당을 이어오는 선당후사 노선에 가장 반대되는 노선이 '사당화' 노선"이라며 "이와 관련해 가장 큰 일이 지방선거 때 있었던 계양을 공천과 송영길 전 당 대표의 서울시장 공천 과정"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 후보에게 "이와 관련해 지금도 많은 사람들이 납득하지 못하고 이해하지 못한다"며 "이른바 셀프 공천과 관련해 박지현 당시 비대위원장에게 전화한 적이 있느냐"고 물었다.
이 후보는 "(박 위원장과) 여러 가지 의견을 나눈 것은 맞다"면서도 "그러나 제가 공천권을 가진 사람이 아니기 때문에 '셀프 공천'이라고 할 순 없다. 저도 의견을 낸 것은 맞다"고 답했다.
이어 "당에는 공천관리위원회도 있고 비대위도 있고 저는 당원 한 사람에 불과하다"며 "제 의견을 말할 수 있지만 당 시스템을 무력화하거나 권한을 전적으로 행사하는 건 아니니 셀프 공천이란 건 적절하지 않다"고 반박했다.
이에 박 후보는 "이것이 왜 큰 일이냐면 (셀프 공천) 여파로 전국서 출마하고 고군분투한 후보들이 낙선하고 어렵게 신승하는 경우가 벌어졌다"며 "그런 논란이 있었는데도 오늘 제가 물어볼 때까지 한마디 해명과 사과도 없이 여기까지 왔는지 납득이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아울러 "한 개인의 정치적 계산 때문에 당이 어려움을 겪는 걸 사당화된다고 한다"며 "우리 당이 승리 노선으로 가야 하는데 다시 사당화 논란이 벌어지지 않길 기대한다"고 우려했다.
hong9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