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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제 OUT]⑧ "을(乙)은 성역?"…건설하도급 규제, '상생' 방해

기사입력 : 2022년07월06일 12:54

최종수정 : 2022년07월07일 13:35

국내 하도급규제, 외국보다 '과도'…하도급법, 건설업 특수성 고려 없어
하도급법·건설산업기본법 '상충' 규정…모호한 규정·과도한 처벌 문제도

[편집자] 정부가 바뀔때마다 규제 개혁을 외친다. 윤석열 정부도 마찬가지다. 문제는 체감되는 규제 완화가 거의 눈에 띄지 않는다는 것이다. 매 정부의 규제 개혁은 실패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분명한 이유는 있다. 국회, 정부 등 규제를 만들고 규제를 실행하는 쪽의 주도권이 세서다. 이래서는 제대로된 규제 개혁은 공염불에 그칠 수밖에 없다. 경제계 전문가들은 개혁의 결정을 정치인이나 관료에게 주면 안된다고도 한다. 규제를 당하는 쪽에서 개혁을 주도해야 체감할 수 있는 대책이 나올 수 있다는 이야기다. 규제를 개혁하자는 것은 기업 등 민간의 투자 시계를 제대로 돌리자는 것이다. 투자의 걸림돌을 없애야 일자리도 창출되고 경제 활력도 기대할 수 있다. 공염불에 그친 역대 정부와는 달리 윤석열 정부의 규제 개혁은 성공할 수 있을까.

[서울=뉴스핌] 김성수 기자 = "을(乙)을 보호하라, 갑(甲)을 매우 쳐서".

국내 건설사 원도급-하도급간 과도한 규제로 인해 건설사업에서의 협력을 방해하는 부작용이 초래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우리나라는 건설하도급을 규제하기 위해 '건설법령', '공공 건설조달 관련 법률' 이외에도 '하도급법'을 실시하고 있다. 그런데 하도급법은 건설업의 특수성을 고려하지 않는데다 건설산업기본법과 개별 규제 내용이 다르고 처벌 수위가 과도하게 높아서 '과잉처벌, 이중처벌' 등 각종 문제를 야기한다는 지적이다.

업계에서는 정부가 '건설하도급 법률체계를 일원화'해서 원청사와 하도급 업체가 상호 보완적 관계를 이룰 수 있도록 규제를 개선해야 한다고 촉구한다.

[규제 OUT] 글싣는 순서

1. SK공장 인가에만 3년 '하세월' 
2. '에어택시' 타는 날이 오긴 올까요?
3. 약은 왜 배달이 안되나요?
4. "누구를 위해서 마트 문 닫나"
5. "전기차 타고 싶어도 충전소가 없어요"
6. P2E 게임, 블록체인 신기술인데…국내선 '불법'
7. 신산업 울린 '타다 금지법'
8. "을(乙)은 성역?" 과도한 건설하도급 규제
9. 반도체 기업 유치 위한 美 주·지방정부의 파격 혜택
10. "LTV 올리고 이자 내리고"...부동산 규제 푸는 중국
11. 전문가들 "노동개혁 없이 경제성장·일자리 창출 없다"
12. 박병원 경총 명예회장 "규제개혁 주도권 민간에 줘라"

◆ 국내 하도급규제, 외국보다 '과도'…하도급법, 건설업 특수성 고려 없어

6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국내 건설하도급 규제가 해외에 비해 과도해 원도급사와 하도급사 간 협력을 방해하는 요인이 발생하고 있다. 

건설공사는 원도급자 단독으로 사업을 수행하기가 불가능할 정도로 공정이 복잡하기 때문에 하도급을 활용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하도급이란 도급받은 건설공사의 전부 또는 일부를 다시 도급하기 위해 수급인이 제3자와 체결하는 계약을 말한다.

[서울=뉴스핌] 김성수 기자 = 건설공사 하도급 구조 [자료=건설산업연구원] 2022.07.06 sungsoo@newspim.com

우리나라는 지난 1958년 '건설업법' 제정으로 건설하도급을 법제화한 후 현재까지 하도급자 보호를 위해 다양한 규제를 신설했다. 건설산업 경쟁력을 높이고 부실공사를 막기 위해 기존 '건설업법'을 전면 개편한 '건설산업기본법'에서도 하도급자 보호를 위한 규제를 지속적으로 강화하고 있다.

하지만 국내 건설하도급 규제가 해외와 비교했을 때 과도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건설산업연구원 보고서에 따르면 주요 선진국의 경우 건설산업 특수성을 고려해서 '건설법령'(건설 관련 정부부처)과 '공공 건설조달 관련 법률'(공공조달 관련 정부부처)로만 건설하도급 규제를 시행하고 있다.

반면 우리나라는 '건설법령', '공공 건설조달 관련 법률' 뿐만 아니라 '하도급법'과 같은 특별법으로도 건설하도급을 규제하고 있다. 이에 따라 국내에서는 외국보다 건설하도급에 대한 규제강도가 높다.

예컨대 우리나라 민간공사의 경우 미국, 독일, 영국, 프랑스와 달리 ▲직접시공 의무제 ▲일괄 하도급 금지 ▲동종 업종간 하도급 제한 ▲재하도급 금지 ▲하도급 대금 동일 조정 ▲하도급 대금 현금지급 의무화 등 규제를 추가로 실시하고 있다.

'직접시공 의무제'는 공사비 70억원 미만 사업장에 대해 원청이 최소 10% 이상 직접 시공하게 한 제도다. 직접시공의 장점은 원청에서 공사 기간, 안전 관리 등을 주체적으로 할 수 있어 책임시공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지난 2006년 시행된 이 제도는 2019년 당초 50억원 미만이던 대상 공사를 70억원 미만으로 확대했다. 

'일괄 하도급 금지'는 건설업자에 대해 그가 도급받은 건설공사의 '전부'나 '부대공사에 해당하는 부분을 제외한 주된 공사의 전부'를 다른 건설업자에게 하도급하는 것을 금지하는 제도다.

'동종 업종간 하도급 제한'은 수급인이 도급받은 건설공사의 일부를 동일한 업종에 해당하는 건설업자에게 하도급 할 수 없게끔 하는 규제다. '재하도급 금지'는 건설공사의 포괄적 수급인인 일반건설업자가 공종별로 전문업자에게 하도급하면, 하수급인 전문건설업자가 다시 전문건설업자에게 하도급하지 못하도록 금지하는 제도다.

하지만 이 '하도급법'은 공정거래위원회의 불공정 거래행위 입증 부담을 줄이기 위해 태동한 법률이기 때문에 건설산업의 특수성을 고려하지 않고 있다는 게 업계의 지적이다. 하도급법은 공정거래법 제23조 제1항 제4호의 '거래상 지위 남용'을 하도급거래관계에 적용한 특별법으로 중소기업을 보호·육성하려는 목적을 갖고 있다.

하도급법은 불공정하도급 거래 규제에만 한정돼 있는 셈이다. 반면 건설산업기본법은 불공정 건설하도급 거래를 규제하는 동시에 건설하도급의 품질과 안전을 확보하는 게 목적이다. 이처럼 법의 성격 자체가 다르기 때문에 법을 집행하는 과정에서 각종 혼란이 빚어지는 것이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하도급법'은 전 산업을 대상으로 한 특별법이기 때문에 법 적용 과정에서 사각지대가 발생하는 등 혼선이 불가피하다"며 "하도급법과 건설산업기본법으로 규제가 이원화돼있어서 규제를 받는 입장에서도 법 인식에 한계가 생겨 규제의 실효성도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 하도급법·건설산업기본법 '상충' 규정…모호한 규정·과도한 처벌 문제도

실제로 하도급법과 건설산업기본법은 개별 규제 내용이 서로 달라서 동시에 적용할 경우 법 집행에 일관성이 떨어지는 문제가 있다.

예컨대 하도급 대금을 지급할 때 발주자에게서 지급받은 현금비율 이상으로 어음 지급한 경우 '하도급법'에서는 합법으로 봐서 제재조치가 없다. 반면 '건설산업기본법'에서는 하도급 대금 현금지급 의무 규정을 위반한 것으로 봐서 시정명령, 영업정지(6개월 이내) 또는 1억원 이하 과징금, 상습체불업자 명단 공표 등 제재조치가 있다.

또한 회사채 신용평가 등급이 A0거나 기업어음 신용평가 등급이 A2+ 이상으로 하도금 대금지급 보증을 미발행한 경우 '하도급법'에서는 합법이라서 제재가 없다. 반면 '건설산업기본법'에서는 하도급 대금지급 보증 면제사유를 충족하지 못했기 때문에 위법으로 본다. 이에 시정명령, 영업정지(6개월 이내) 또는 1억원 이하 과징금이라는 제재조치가 있다.

원도급자가 정당한 사유 없이 하도급대금을 부당 감액했을 경우 두 법의 제재조치도 다르다. '하도급법'에서는 영업정지(6개월 이내), 하도급 대금 2배 이하의 과징금 및 벌금, 징벌적 손해배상(3배) 등 조치를 규정하고 있다. 반면 '건설산업기본법'은 시정명령, 영업정지(6개월 이내), 1억원 이하 과징금 등을 규정하고 있다.

게다가 하도급법은 처벌 수위가 과도하게 높아서 '과잉처벌, 이중처벌' 문제도 제기된다. 우선 하도급법은 시시각각 변하는 경제질서 안에서 대금지급기일 위반 등 사소한 불공정거래행위에 과도한 제재조치를 시행하고 있어 업계에 부담을 준다는 지적이 있었다.

또한 하도급법은 18가지 불공정 행위 유형을 형사처벌 대상으로 설정하고 있다. 이에 따라 행정형벌이 과징금 등 다른 처벌수단과 중복 또는 병렬적으로 이뤄져 '이중처벌'이라는 문제를 낳는다.

이밖에도 건설산업기본법, 하도급법은 손해배상액 산정에 대한 명확한 판단 기준이 없다는 점 등 모호한 규정 때문에 법 집행이 명확하지 않다는 의견도 있다. 이에 따라 관할 정부 기관이 재량권을 남용할 소지가 있고, 손해배상 금액이 과도하게 부과될 경우 분쟁이 벌어질 가능성도 크다.

이에 따라 업계에서는 원청사와 하도급 업체가 상호 보완적 관계를 이룰 수 있도록 규제를 개선해야 한다고 촉구한다. 이를 위해 '건설하도급 법률체계 일원화'와 '건설하도급 관리시스템 효율화'를 이뤄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건산연 관계자는 "외국은 건설하도급 규제에 대한 명확한 기본원칙을 바탕으로 최소한의 건설하도급 규제를 운영하고 있다"며 "반면 우리나라는 지난 20년간 무분별한 해외 규제를 도입해 과다한 규제를 실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법률마다 중복되는 규제나 서로 다른 규정을 통·폐합하고, 불필요하거나 비효율적인 건설 하도급 규제를 철폐해야 한다"며 "불공정 행위를 조사하고 적발하는 체계를 정비하고, 건설하도급 분쟁조정기능을 개선해서 건설하도급 관리시스템을 효율적으로 만들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sungsoo@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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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UAE, 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 체결…원유·무기류 관세 철폐 [세종=뉴스핌] 김기랑 기자 = 한국과 아랍에미리트(UAE)가 29일 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CEPA)을 체결했다. UAE는 중동 지역뿐만 아니라 아프리카와 남아시아를 잇는 물류 허브로, 우리 기업들이 세계 각국으로 진출을 확대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이날 용산 대통령실에서 양국 정상이 지켜보는 가운데 안덕근 산업부 장관과 타니 빈 아흐메드 알제유디 UAE 대외무역 특임장관이 한-UAE CEPA에 정식 서명했다고 밝혔다. ◆ 무기류 수입 관세 즉시 철폐…원유 수입 관세 3%→0% 양국 CEPA는 지난해 1월 윤석열 대통령의 UAE 국빈 방문을 계기로 본격 추진되기 시작했다. 이후 양국 정부 간 집중적인 협상을 거쳐 같은 해 10월 타결됐다. 정부는 협정문에 대한 법률 검토와 국문본 마련, 법제처 심사 등 정식 서명에 필요한 국내 절차를 진행해 왔다. UAE는 지난해 기준 우리나라의 14위 교역 상대국으로 손꼽힌다. 교역 규모는 2021년 113억달러에서 2022년 195억달러, 지난해 209억달러 등으로 매해 상승하고 있다. 우리는 주로 자동차·전자기기·합성수지 등 공산품을 수출하고, UAE로부터 원유·석유제품·천연가스 등 국내 산업에 필수적인 에너지와 원료를 주로 수입한다. [서울=뉴스핌]윤석열 대통령과 무함마드 빈 자예드 알 나흐얀 아랍에미리트연합국(UAE) 대통령이 29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국빈 방한 공식 환영식에서 양국 국기를 든 삼광초등학교 어린이환영단의 환호에 인사하고 있다.[사진=대통령실]2024.05.29 photo@newspim.com CEPA의 주요 내용을 살펴보면, 먼저 양국은 높은 수준으로 상품 시장을 개방하기로 했다. 시장 개방 수준은 품목수를 기준으로 한국 92.5%, UAE 91.2%다. 우리 중동 주력 수출품인 무기류는 대부분 품목이 협정문 발효 즉시 UAE 시장 내 관세가 철폐돼 수출 증대가 기대된다. 압연기·금속 주조기 등 기계류 상당수는 5년 내, 자동차·부품·가전제품 등은 발효 후 최장 10년 이내에 관세가 철폐된다. 특히 향후 성장 잠재력이 큰 전기차·하이브리드차 등 친환경차에 대한 관세도 발효 후 최장 10년 내 철폐된다. 화물·특수차 중에서는 덤프차·적재차량 등에서 상당수 즉시 철폐를 확보해 중동의 건설시장 붐에 힘입은 수출 상승이 전망된다. 이 외 의료기기·화장품 등 공산품뿐만 아니라 우리 주요 농수산물도 관세 철폐 혜택을 받게 된다. 이에 대해 산업부는 "이로써 UAE와 아직 CEPA를 체결하지 않은 미국과 일본, 중국 등 주요 경쟁국과 비교해 우리 기업의 수출 여건을 대폭 개선하게 됐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CEPA를 통해 원유 수입 관세도 철폐된다. 양국은 UAE산 원유 수입 관세를 발효 후 10년에 걸쳐 단계적으로 폐지하고, 석유화학 제품의 주 원료인 나프타 수입 관세는 5년에 걸쳐 절반으로 감축하기로 했다. 원유 수입 관세는 3%에서 0%로, 나프타 수입 관세는 0.5%에서 0.25%로 줄어든다. 이를 통해 국내 석유화학 산업의 가격 경쟁력 제고와 국내 물가 안정 효과가 기대된다는 설명이다. ◆ 온라인 게임 서비스 '최초 개방'…처음으로 국경 간 정보 이전 허용 UAE는 다른 나라와의 자유무역협정(FTA)에서는 개방하지 않았던 온라인 게임 서비스를 한국과의 CEPA에서 최초로 개방했다. 이를 통해 중동 지역으로 게임 서비스를 온라인으로 공급하거나 관련 업체가 직접 현지에 진출할 때 우리 기업 활동의 법적 안정성을 확보하게 됐다. 또 우리 의료 기관의 현지 개원과 원격 진료를 허용하고, 산후조리·물리치료 서비스도 개방하기로 했다. 아울러 양국은 이번 CEPA에서 ▲에너지·자원 ▲첨단산업 ▲순환경제 ▲시청각 서비스·공동제작 ▲스마트팜 ▲보건산업 ▲관광 ▲수송 ▲해상운송 ▲디지털경제·무역 ▲귀금속 ▲공급망 ▲경쟁 ▲바이오경제 등 신통상 의제를 포함한 14개 협력 분야를 명시했다. 특히 UAE는 다른 국가들과 기존에 체결한 CEPA와 달리 대체·신재생에너지를 포함한 에너지·자원에 관한 협력을 포함했다. [서울=뉴스핌]윤석열 대통령과 무함마드 빈 자예드 알 나흐얀 아랍에미리트연합국(UAE) 대통령이 29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국빈 방한 공식 환영식에서 의장대를 사열하고 있다.[사진=대통령실]2024.05.29 photo@newspim.com 이에 대해 산업부는 "14개 협력 분야를 명시함으로써 양국 간 미래지향적 경제 협력을 가속화하기 위한 포괄적인 경제 협력 체계를 마련했다"고 풀이했다. 또 양국은 CEPA를 통해 통관과 정부 조달, 디지털 무역, 지식재산권 등 양국 간 무역 과정에서 적용되는 무역 규범을 개선했다. 이를 기반으로 양국은 물품 통관에 대한 사전심사 제도를 도입함으로써 수출기업의 예측 가능성을 높이고, 비용 절감을 도모할 수 있게 됐다. 또 세계무역기구(WTO) 정부 조달 협정 비가입국인 UAE와 주요 중앙정부기관의 조달 시장을 개방하고, 투명성·비차별성 원칙이 반영되도록 했다. 디지털 무역과 관련해 UAE는 자국 최초로 국경 간 정보 이전을 허용했다. 이 규정을 통해 UAE에 진출한 우리 기업들은 현지에서 수집한 정보를 국내로 이전할 수 있게 됐다. 아울러 높은 수준의 지재권 보호 규범을 도입해 우리 기업의 저작권·상표 침해에 대해 효과적인 대응 조치가 가능하도록 했다. 앞으로 정부는 이날 서명된 CEPA의 후속조치를 속도감 있게 추진해 이른 시일 안에 비준동의안을 국회에 제출할 계획이다. 양국은 CEPA 비준과 발효를 위한 자국 내 법적 절차를 완료한 후, 이를 증명하는 서면 통보를 교환하게 된다. 이후 한-UAE CEPA는 서면 통보 접수일 후 두 번째 달의 첫 번째 날에 발효된다. rang@newspim.com 2024-05-29 1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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