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령=뉴스핌] 남동현 기자 = 경남 의령군 정곡면 장내마을 주민들이 삼성 창업주인 이병철 회장의 친형인 '창산 이병각' 선생을 기리는 비석을 세워 눈길을 끈다.
지난 16일 장내마을 회관에서는 기관단체장과 지역주민, 향우 등 1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창산 이병각 회장 헌성비 제막식을 가졌다.
오태완 의령군수(왼쪽 세 번째)가 지난 16일 장내마을 회관에서 열린 창산 이병각 회장 헌성비 제막식을 하고 있다.[사진=의령군] 2022.04.22 ndh4000@newspim.com |
이병각 선생의 손자가 흔쾌히 마을에 부지를 기부하면서 건립이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이번에 준공한 정곡면 장내마을회관은 2018년 서울 소재 제일병원 이재곤 이사장이 시가 4000만원 상당의 부지 330㎡를 마을에 기부했고, 군비를 지원받아 전통 양식인 기와지붕으로 지상 1층 100㎡ 규모로 건립됐다.
훗날 '삼성가의 형제'로 남은 이병철과 이병각은 유년 시절을 정곡면 장내마을에서 보냈다. 5살 차이가 나는 이들은 같이 서당을 다니며 돈독한 형제애를 보인 것으로 전해진다.
세계적 그룹을 일군 이병철 회장의 일대기 못지않게 장내마을에서는 형인 이병각 선생을 추억하는 이들 또한 많았다. 이병각 선생은 성인이 되어 고향을 떠나 마산에서 무학양조장과 아이스크림 회사인 삼강하드를 경영했다.
집안 사정을 잘 아는 이재희 씨는 "이병각 회장에 대해 애틋한 정과 고마움을 느끼는 마을주민들이 많았다는 것은 오래전부터 들어왔던 얘기"라며 "이 회장님은 고향을 사랑하고 참 좋은 일을 많이 하셨다"고 회상했다.
이병각 회장은 타지에서 큰돈을 벌었지만, 고향에 대한 마음 씀씀이는 달랐다고 전해진다. 아기를 낳은 집은 어찌 수소문해서라도 쌀과 미역을 꼭 보내왔다는 일화는 마을에서 꽤 유명한 사실이었다.
무학양조장을 경영할 때는 고향 마을의 젊은 청년들을 본인 회사에 취직시켜 먹고살게 도와준 것을 많은 주민이 기억하고 있었다.
정교영 장내마을 이장은 "오랜 숙원사업이던 마을회관을 신축하게 되어 정말 기쁘다. 조부의 고향 사랑을 이어받아 통 크게 부지를 기부해 주신 그 큰마음을 오랫동안 기억하겠다"고 말했다.
군 관계자는 "이번 기부를 계기로 출향인사와의 관계를 다지고, 예우하는 방안을 마련 중"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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