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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라스베가스는 'BTS City'...K-컬쳐 온 도시를 삼키다

기사입력 : 2022년04월06일 07:00

최종수정 : 2022년04월06일 08:47

[서울=뉴스핌] 조용준 기자 = 비록 그래미상 수상에는 실패했지만, 방탄소년단(BTS)의 인기는 더 폭발하고 있다. 그래미 어워드 시상이 끝난 직후부터 지금까지 분노하는 전세계 아미들의 SNS에는 'Scammy'라는 해시태그가 계속 이어지고 있다. 'scammy'는 '사기성의'이라는 뜻으로, 시청률이 계속 떨어지고 있는 그래미가 BTS를 상대로 사기를 쳤다는 의미다. 

지난해에도 그래미 시상식 직후 이 단어가 급속히 퍼졌다. 경제 전문지 <포브스>는 아예 "그래미가 BTS를 이용했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음악에는 '그래미 상'만 있는 게 아니다. 그래미가 음악의 전부도 아니다. 

2019년 '제 61회 그래미 어워드'에서 '힙합의 제왕'으로 통하는 캐나다 출신 래퍼 드레이크(Drake)가 말했다. "우리는 누가 옳다, 그르다를 판가름하려고 예술을 하는 게 아니다. 만약 누군가 힘들게 번 돈으로 당신의 공연장에 와준다면 그래미는 필요하지 않다. 제가 장담한다. 그게 성공이고, 승리한거다."

드레이크는 두 개 부문 수상 후보에 오르고도 올해도 시상식 직전 보이콧을 선언했다. 그는 2018년에도 그래미 불참을 선언하며 "흑인 음악이 무시당한다"고 언급한 적이 있다.

[서울=뉴스핌] 조용준 기자 = 그래미 시상식장에서 메건 더 스탤리언(Megan Thee Stallion)과 인증샷을 찍는 BTS [사진=트위터 갈무리] 2022.04.05 digibobos@newspim.com

드레이크의 말대로 아미에게 그래미는 필요하지 않다. 그들은 8일부터 시작하는 BTS의 라스베가스 콘서트 '퍼미션 투 댄스 온 스테이지(Permission To Dance on Stage)'에서 왜 그래미가 필요하지 않은지 입증할 것이다.

하이브(HYBE)의 미국 CEO 로렌조 윤(Lenzo Yoon)은 방탄소년단(BTS)의 라스베가스 공연이 BTS와 그들의 팬에 의한, 그리고 그들을 위한 마치 올림픽과 같은 축제가 될 것("It will be like the Olympics, a festival by and for BTS and their fans.")이라고 말했다. 

올림픽과 같은 BTS 축제는 다음의 네 가지로 만들어진다. 엘리전트(Allegiant) 스타디움에서의 네 번의 공연, BTS 주제의 11개 호텔들, '15 구역(area15)'의 팝업 스토어, 그리고 벨라지오(Bellagio) 호텔의 분수쇼. 그러나 여기에 하나가 더 추가돼야 한다. 바로, 라스베가스 시 전체를 정복한 K-컬쳐의 물결이다.

[서울=뉴스핌] 조용준 기자 = 이번 BTS 콘서트와 관련이 있는 4대 장소. 위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엘리전트 스타디움, '에어리어 15', 벨라지오 호텔의 분수쇼 장면, MGM 계열 11개 호텔의 BTS 테마 객실 운영. [사진=트위터 갈무리]  2022.04.05 digibobos@newspim.com

첫째. 엘리전트 스타디움은 좌석이 모두 6만5천 석이다. 공연 좌석 전체가 매진되었으니 BTS의 4회 공연에 입장객만 모두 26만 명이다. 그러니 관계자들을 모두 합치면 BTS의 공연 때문에 대략 27만 명 정도가 라스베가스에 새로 유입된다. 이들 모두가 라스베가스 호텔에 머무는 것은 아니겠지만, 어머어마한 관광객이 라스베가스에서 관광과 유흥을 즐기게 된다. 라스베가스 시로서도 절대 놓칠 수 없는 기회다.

둘째. 라스베가스 11개 호텔이 BTS 테마로 장식한 객실을 준비했다. 하이브는 글로벌 호텔 체인 'MGM 리조트 인터내셔널'과 협업해 4월 5일부터 18일까지 라스베이거스 중심부에 위치한 MGM 산하 11개 호텔에 'BTS 테마 객실'을 운영한다. 

BTS 테마 객실은 침대, 소파, 화장대, 거울, 화장실 등이 모두 BTS의 상징인 보라색 조명으로 장식되어 고객들을 맞이한다. 또한 투숙객 모두에게 세가지 특별한 기념품을 제공한다. BTS 멤버들의 손글씨로 제작된 웰컴 메시지가 들어있는 'BTS 노트카드', 멤버들 사진이 들어 있는 'BTS 포토카드', 그리고 객실 문고리에 걸어두는 안내표지인 'BTS 도어행거'가 바로 그 기념품이다. 숙박객에게만 할인가로 제공되는 한정판 머치팩으로 직접 나만의 'BTS 테마 객실'을 꾸미며 숙소에서도 방탄소년단과 함께하는 즐거움을 만끽할 수 있도록 했다.

[서울=뉴스핌] 조용준 기자 = BTS 테마 객실 욕실 모습. 침실뿐만 아니라 욕실, 심지어 변기 조명까지 보라색으로 꾸며졌다. [사진=트위터 갈무리] 2022.04.05 digibobos@newspim.com

미국 현지 언론들은 이들 호텔들이 BTS 공연 좌석과 마찬가지로 수시간만에 모두 완전 매진되었으며, 나머지 호텔의 객실 역시 빠르게 예약들이 들어차고 있다면서, 이들의 라스베가스 특수에 기대감을 표시하고 있다.

셋째. 콘서트의 뒷이야기를 담은 사진 전시회 'BEHIND THE STAGE : PERMISSION TO DANCE'도 에어리어 15(AREA 15)에서 개최돼 팬들에게 감동을 선사한다.

지난해 시작된 'BTS PERMISSION TO DANCE ON STAGE' 투어를 준비하는 BTS 연습 과정과 지난 3월 서울 콘서트의 무대 뒤 장면을 담은 사진들이 공개된다. 또, 매회 콘서트가 끝난 뒤에는 BTS 노래로 펼쳐지는 애프터 파티 '파티 인 더 시티(PARTY IN THE CITY)'가 아리아 리조트 내 클럽에서 진행돼 공연의 흥겨운 열기를 이어갈 예정이다.

공연의 추억을 더 오래 간직할 수 있도록 기획 제작된 투어 공식 상품을 구매할 수 있는 스토어도 곳곳에 마련된다. 팝업스토어 'BTS POP-UP : PERMISSION TO DANCE in Las Vegas' 에서는 이번 투어의 공식 상품은 물론 방탄소년단을 테마로 한 의류, 패션 소품, 팬시 상품 등 다양한 상품을 선보인다. 특히 공연이 열리는 도시에서만 선보이는 '시티 시그니처' 상품이 라스베이거스 테마로 제작되어 이번 팝업스토어에서만 단독으로 선보일 예정이다.

네째. 세계 3대 분수쇼 중 하나인 '벨라지오 분수쇼'가 방탄소년단의 음악과 함께 펼쳐진다. 4월7일부터 시작되는 벨라지오 분수쇼는 방탄소년단 음악에 맞춘 물줄기와 화려한 조명, 호수 주변 경관과 함께 장관을 만들며 BTS CITY로 탈바꿈 한 라스베이거스 도시 전체 분위기를 흥겹게 만들 예정이다. 특히 BTS 공연이 열리는 주말에는 한 시간마다 방탄소년단의 분수쇼를 즐길 수 있다.

다섯째. 공연장인 엘리전트 스타디움에서 중심부 스트릿 지역까지 5km에 걸친 거리는 거의 서울을 방불케하는 K-푸드의 향연장이 될 전망이다. 지금 라스베가스에는 빠르게 한식 가게들이 늘어나고 있는데, 한 예로 많은 한국인들이 애용하는 바나나맛 우유로 만든 도넛을 들 수 있다.

바나나맛 우유는 한국에서만 판매되다가 점차 글로벌화 되고 있는 상품으로, 최근 라스베가스의 한 도넛 가게가 한국에서 직접 공수해온 바나나맛 우유로 반죽한 'BTS 도넛'을 판매하면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트윗터 등에는 'BTS 도넛'을 자랑하는 사진들이 연이어 올라오고 있고, 왜 한국인들은 바나나맛 우유를 좋아하는지 궁금해하는 질문도 늘어나고  있다.

[서울=뉴스핌] 조용준 기자 = 4월 1일부터 라스베가스 도넛 가게에서 한정판으로 판매되고 있는 'BTS 도넛' [사진=트위터 갈무리] 2022.04.05 digibobos@newspim.com

비빔밥은 많은 외국인들이 특히 좋아하는 음식이지만, 이번 BTS city에서도 승리자가 될 것으로 보인다. 세계 최대 음원 플랫폼인 '스포티파이(Spotify)'는 10억 스트리밍을 달성한 아티스트에게 기념접시를 선사하는데, BTS는 이를 달성하고 받은 접시에 비빔밥을 담아 먹는 장면을 지난 3월 15일 공식 채널에 공개했다. 특히 이 비빔밥에는 BTS를 상징하는 모양의 계란 지단이 올려져 있어 눈길을 끌었다. 이 영상이 올라간 뒤 구글에는 비빔밥 검색이 폭증했고, 이에 따라 각종 해외 매체들은 비빔밥의 레시피부터 시작해서 먹는 방법, 문화 등을 보도하기 시작했다. 이미 프랑스와 영국 등에서는 비빔밥이 유명하지만, 그야말로 비빔밥 유행이 전세계적 현상이 된 것이다.

[서울=뉴스핌] 조용준 기자 = BT.S가 '스포티파이' 스트리밍 10억 달성 기념으로 받은 기념접시에 비빔밥을 담은 장면 [사진=인스타그램 갈무리] 2022.04.05 digibobos@newspim.com

이처럼 K-푸드 역시 세계적인 음식으로 거듭나고 있는 차에, BTS가 지목한 LA의 한 식당은 몇 시간씩 줄을 서서 기다려야 하는 명소가 되는 등 이번 라스베가스에서도 이런 현상이 반복될 전망이다.

BTS가 즐기는 한식 요리들을 엄선해 코스로 제공하는 '카페 인 더 시티(CAFÉ IN THE CITY)'도 만달레이 베이(Mandalay Bay) 호텔 내 레스토랑에서 운영된다. 미슐랭 셰프가 직접 만드는 메인 코스 메뉴에는 김치볶음밥, 갈비찜, 짜장면, 한국식 프라이드 치킨, 스파이시 비프 라면이 들어 있고, 애피타이저로는 비빔국수, 김치부침개, 김밥, 모듬튀김이, 후식으로는 빙수와 붕어빵 아이스크림 등으로 구성되어 라스베가스를 찾은 글로벌 팬들의 기쁨이 배가될 전망이다. 

[서울=뉴스핌] 조용준 기자 = 라스베가스 BTS pop-up cafe의 메인 메뉴 [사진=하이브] 2022.04.05 digibobos@newspim.com

한편 한국관광공사는 BTS 콘서트에 맞춰 글로벌 팬들을 대상으로 온·오프라인 한국관광 홍보 캠페인을 펼칠 예정이라고 5일 밝혔다.

각국이 코로나로 닫힌 빗장을 풀기 시작했고, 국내에서도 이달부터 해외 백신접종자에 대한 국내 자가격리가 면제되는 등 관광 재개에 대한 기대가 고조되는 만큼 이번 콘서트가 방한수요 선점의 좋은 계기로 보고 홍보의 장을 마련한 것. 

공사는 콘서트가 열리는 8~9일, 15~16일 총 4일에 걸쳐 라스베이거스의 엘리전트 스타디움에 홍보 부스를 열고 글로벌 팬을 대상으로 한복 체험을 비롯해 국내 각 도시와 어울리는 향기 체험, 한국관광 기념품 제공 등 홍보를 전개한다.

또한 콘서트장 내 대형 LED 전광판을 활용해 'Feel the Rhythm of Korea' 한국관광 홍보 영상을 송출한다. 이 영상은 콘서트 현장 입장객 외에도 온라인으로 시청하고 있는 팬들까지 약 80만 명 이상의 방탄소년단 팬들에게 노출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digibobos@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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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 힘들어도 환자 위했는데, 공공의 적 됐다" 전공의 '울먹' [서울=뉴스핌] 방보경 노연경 기자 = 의과대학 학생, 전공의 등은 정부가 독단적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전공의 대표는 '정부가 우리를 악마화하는 과정에서 (환자와의) 신뢰를 깨고 있다'고 호소하기도 했다.  서울의대·서울대병원 교수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서울의대 비대위)가 30일 개최 의료개혁 관련 긴급 심포지엄에서 박재일 서울대병원 전공의 대표는 "국민 위한 의료개혁이 올바른 방향 무엇인가를 고민했는데, 공공의 적이 돼버렸다"며 울먹였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3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대학교 병원 제일제당홀에서 열린 서울의대-서울대병원 교수협의회 비대위 긴급 심포지엄에 의료진들이 참석해 있다. 2024.04.30 pangbin@newspim.com 이날 열린 심포지엄은 의대 정원 확정을 앞두고 이뤄졌다. 교수들은 의료대란의 배경 및 정부에 제시할 정책 대안을 짚었다. 김민호 서울대 의과대학 학생회장과 박재일 서울대병원 전공의대표 역시 자리에 참석해 입장을 표명했다.  특히 박 대표는 혈액종양내과에서 일해오면서 느꼈던 개인적인 소회를 털어놨다. 박 대표는 "수련받으면서 몸이 힘든 시간이 있었지만, 몸이 힘들수록 내 환자의 몸은 건강해질 거라고 믿었다"고 했다.  그는 "내과 1년차 때 맡았던 환자에게 매일 울면서 어떤 말을 해드려야 하는지 머릿속으로 생각했다. 신을 믿지 않지만 인생에서 처음으로 기도를 했다"며 "(그분을 볼 때마다) 복도로 다시 나와서 심호흡하고 커튼까지 갔다가 돌아오는 걸 반복했다"며 개인적인 경험을 공유했다.  박 대표는 "2년 후 그분이 완치된 것을 보고 힘든 상황에 환자들 곁에 있고 싶어서 혈액종양내과를 지원했다"며 "회복한 환자들의 감사인사와 편지를 마음속에 품는데 정부는 전공의를 악마화해서 국민 간의 갈등을 부추기고 있다"며 말을 잇지 못했다.  이어 "자부심과 긍지 갖고 환자 곁에서 일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 달라"며 "기피과가 있다면 시스템 개선해서 모든 전공의들이 소신껏 지원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했다.  박 대표의 발표가 끝나자 30초 이상의 큰 박수소리가 이어졌다. 박 대표는 자리로 돌아간 뒤에도 휴지를 손에 쥐고 연신 눈물을 닦았다. 동료 전공의로 보이는 몇몇은 눈물을 훔치기도 했다. 방재승 분당서울대학교병원 교수는 "교수이자 선배의사로서 부끄럽기도 하고 마음이 심란하다. 전공의 대표가 저렇게 슬픈 모습 보이는 것은 진심이 아니면 나올 수 없다"며 "정부는 전공의 복귀를 이야기하기 전에 진실된 마음으로 의대생과 전공의에게 사과해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3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대학교 병원 제일제당홀에서 열린 서울의대-서울대병원 교수협의회 비대위 긴급 심포지엄에 의료진들이 참석해 있다. 2024.04.30 pangbin@newspim.com 박 대표는 발표에서 정부가 전문직, 수련생, 노동자 등의 정체성이 혼재된 전공의의 입장을 철저히 무시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의료계는 오래전부터 의료체계 문제점 분석해 정부에게 해결책을 제시해 왔다. 하지만 정부는 보건의료정책 심의위원회에서도 알 수 있듯, 의료계 현장 목소리를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았다"고 했다.  특히 "타국과 비교했을 때 전문가 의견 태도가 반영되지 않았고, 의료개혁특별위원회까지 지속됐다"며 "정부는 의료체계 전반적 문제점을 잘못 진단하고 엉뚱한 해결책을 내놓고 있다"며 초기 진단과정부터 되짚어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민호 의과대학 학생 대표 역시 정부가 의료계와 교육에 대한 이해도가 낮다는 점을 지적했다. 김 대표는 "정부는 필수의료만이 국민의 건강을 위해 필요하며, 비필수의료는 시스템을 왜곡하는 주범인 양 몰아가고 있다"며 "저수가 박리다매 의료 시스템이 고성장 시대가 끝나자 통째로 무너져내리고 있는데, 이를 정부가 좁고 자의적인 범위로만 보고 있다"고 했다.  이어 "증원으로 교육 질 저하, 의료 질 저하 발생하면 책임 결과 또한 의료인이 같이 안게 된다"며 "학생들은 (정부 정책이) 의료와 의학을 위하는 진심 어린 정책이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김 대표는 ▲시스템적 접근 필요 ▲현장의 목소리 청취 ▲필수의료패키지 반대 등의 안건을 내놓으며 대정부 요구안을 제시했다.  hello@newspim.com 2024-04-30 1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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