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공개(IPO)부서 이동
제약·바이오기업 CFO전직
자산운용사 이동 지속
[서울=뉴스핌] 김신정 기자 = 한때 '증권사의 꽃'으로 불렸던 애널리스트의 이직 러시가 지속되고 있다. 증권사내 수익구조가 급변하면서 애널리스트들의 입지가 예전같지 않자 새로운 업무를 찾아 전직을 시도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3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증권사의 기업공개(IPO)가 많아지면서 IB부서로 적을 옮기는가 하면 꾸준한 바이오 제약, IT기업들의 러브콜로 이직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내년 이커머스를 포함한 대기업의 IPO가 줄줄이 예고된 가운데 지난 9월 삼성증권은 이례적으로 유통전문 팀장급 애널리스트인 이지영 디렉터(부장)을 IB팀으로 영입했다.
[서울=뉴스핌] 서울 여의도 증권가 [사진=뉴스핌 DB] |
애널리스트의 타 증권사 IB부서 이동은 이례적이다. 그만큼 증권사간 기업 IPO경쟁이 치열해지면서 특정 분야 전문가가 필요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한국투자증권의 경우 타사 영입은 아니지만 지난해 말 IB전략컨설팅부를 새롭게 신설하면서 사내 시니어급 애널리스트들을 부서원으로 보강하기도 했다.
대형 증권사 한 관계자는 "업무보조를 하는 리서치 어시스턴트(RA)가 아닌 애널리스트가 IB팀으로 간 것은 드문 경우다"며 "자사에 전문 애널리스트가 없는 경우 기업 분석 차원으로 타사에서 영입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자산운용사로 향하는 애널리스트도 꾸준히 늘고 있다. 최근 DS자산운용은 신한금융투자의 리서치센터에서 근무하던 홍세종 이사를 영입했다. 안다자산운용도 하나금융투자 리서치센터 스몰캡 담당 출신 이정기 상무를 영입했다.
특히 코로나19 여파로 바이오·제약업계가 주목받으면서 기업 CFO로 옮겨가는 애널리스트도 늘고 있다. 지난 6월 한국투자증권에서 바이오산업을 진홍국 애널리스트는 알테오젠 자회사인 알토스바이오로직스 최고재무책임자(CFO)로 자리를 옮겼다. 앞서 올 초 한화투자증권의 신재훈, NH투자증권의 구완성 애널리스트도 바이오 업계로 이직했다.
지난 5월에는 핀테크 스타트업으로 이직한 첫 사례도 등장했다. KB증권에서 매크로를 담당하던 김두언 연구원이 스타트업인 두물머리로 이직했다.
애널리스트들의 이같은 이직 러시는 주 52시간 예외업종인데다, 국내·해외주식, 회사 유튜브 참여까지 업무영역은 커진 반면 처우는 예전만 못하기 때문이다. 과거 3억~4억원 대였던 연봉은 1/2가량 줄었고 업무량은 2배 이상 늘어난 상황이다.
대형증권사 한 관계자는 "야근이 많은데다 주로 법인영업 업무에 답답함을 느낀 애널리스트들이 좀 더 다이내믹한 업무를 찾아 이탈하고 있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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