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고법 민원실서 소란피워…공무집행방해 혐의
과잉진압 주장했으나 법원 "부당한 침해 없어 유죄"
[서울=뉴스핌] 이성화 기자 = 서울고등법원에서 민원 처리에 항의하다 법원 직원을 볼펜으로 찔러 폭행한 혐의로 구속기소된 30대 여성이 1심에서 징역형 집행유예를 선고받고 풀려났다.
서울중앙지법 형사16단독 김태균 부장판사는 26일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35)씨에게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의 모습. 2021.07.26 pangbin@newspim.com |
A씨는 최후진술에서 사건 당시 공무원들이 과잉진압을 했기 때문에 형법상 정당방위 또는 긴급피난에 해당하고 위법성이나 책임이 조각돼야 한다는 취지로 주장했으나 김 부장판사는 A씨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김 부장판사는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을 종합하면 피고인이 공무원들을 폭행한 경위와 태양, 폭행 전후 사정에 비춰볼 때 피고인이 부당한 침해를 받았다거나 현재의 위난을 피하기 위한 행동으로 보이지 않는다"며 "정당행위에 해당하거나 책임조각 사유가 있다고 보기 어려워 공소사실을 모두 유죄로 판단한다"고 설명했다.
양형과 관련해서는 "범행내용과 수법에 비춰보면 죄질이 무겁고 동종 처벌전력이 있음에도 또다시 범행을 저질렀다"면서도 "피고인이 조현병에 따른 감정조절장애 등 다소 우발적으로 범행에 이른 것으로 피고인 가족이 치료와 상담을 통한 재범방지를 다짐하고 있는 점 등을 참작했다"고 말했다.
A씨는 지난 6월 14일 오후 2시 경 서울 서초구 서울고법 청사 내 민원실에서 소란을 피우다 이를 제지하는 보안관리대 소속 직원 B씨의 옆구리와 가슴을 볼펜으로 찌르고 뺨을 때려 폭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B씨는 살짝 긁히는 정도의 상처를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판결문 열람을 요구하다 서울고법이 아닌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람해야 한다는 안내를 받자 "왜 판결문을 볼 수 없게 하느냐"며 소리를 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그는 사건 직후 출동한 경찰관에게 체포돼 서초경찰서로 인치됐는데 소지품 중 위험한 물건이 있는지 확인하려는 경찰관 C씨의 뺨을 때려 폭행한 혐의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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