셔플 대변인 "미국인과 한국인 안전 지키기 위한 준비태세 목적"
[서울=뉴스핌] 이영섭 기자 = 미국 국방부는 더불어민주당, 열린민주당, 정의당 등 범여권 소속 국회의원 76명이 오는 8월로 예정된 한미연합군사훈련의 연기를 촉구한 것과 관련, "계획된 훈련 일정엔 어떠한 변경도 없다"고 밝혔다.
존 서플(John Supple) 미 국방부 동아태 담당 대변인은 지난 2일(현지시간) 한국 국회의원들의 8월 한미군사훈련 연기 촉구에 대한 자유아시아방송(RFA)의 논평요청에 이같이 답했다.
[서울=뉴스핌] 최상수 기자 = 더불어민주당과 열린민주당 의원들이 1일 서울 여의도 국회소통관에서 문재인 정부의 평화협상을 위해 8월 한미연합군사훈련의 연기를 촉구하고 있다. 2021.07.01 kilroy023@newspim.com |
서플 대변인은 "군사적 준비태세는 국방부 장관의 최우선 사안"이라며 "연합군사훈련은 연합동맹의 준비태세를 보장하는 주요 방법"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런 훈련은 비도발적이자 방어적 성격을 띠는 것으로 미국인들과 한국인들의 안전을 지키기 위해 오늘밤 당장이라도 싸울 수 있도록 한미동맹의 준비태세 유지를 목적으로 한다"고 밝혔다.
앞서 민주당 내 민주평화국민연대(민평련) 소속 등 국회의원과 열린민주당, 정의당 소속 의원 76명은 지난 1일 기자회견을 열고 "지금은 한미 양국이 북한을 대화 테이블로 끌어내기 위한 능동적이고 적극적인 접근이 절실한 시점"이라며 "남북·북미관계에 지속적인 난관으로 작동하고 있는 한미연합 군사훈련에 대해 전향적인 검토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문재인 정부 임기 내에 마지막 평화협상을 끌어내기 위한 담대한 제안과 조치가 필요하다"며 "한미연합 군사훈련의 연기를 한미 당국에 강력히 촉구한다"고 밝혔다.
미 전문가들은 이들의 요구에 불만을 토로하기도 했다.
빈센트 브룩스 전 주한미군 사령관은 자유아시아방송(RFA)에 "한미군사훈련을 제한한다고 해서 북한이 관여전략(engagement strategy)을 조정하는 것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1990년대 팀 스피릿(Team Spirit) 훈련 폐기에서부터 2018년 을지프리덤훈련 중단에 이르기까지 한미는 연합군사훈련을 제한했지만 북한은 바뀌지 않았다는 것.
브룩스 전 사령관은 "북한에는 한미군사훈련이 중요한 것이 아니다"라며 "한미군사훈련 때문이 아니라 북한이 준비되기 전까지는 북한과의 대화는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해리 해리스 전 주한미국 대사도 "한미연합군사훈련을 다시 연기하는 것은 북한이 협상장에 돌아올 것이라는 막연한(mere) 희망과 매우 중요한 군사훈련을 교환(trade)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미국 민간연구기관인 민주주의수호재단의 데이비드 맥스웰 선임연구원은 "한국 국회의원들의 한미군사훈련 연기 촉구는 전혀 이치에 맞지 않는 주장(nonsense)"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76명의 국회의원들은 한국과 한국인들의 안보를 중대한 위협 가운데 몰아넣고 있다"며 "한미군사 훈련 실패는 억지력을 훼손하고 한국을 성공적으로 방어하는 능력을 약화시킨다"고 주장했다.
미국 브루킹스연구소의 군사전문가인 마이클 오핸런 선임연구원은 "한국 국회의원들의 한미군사훈련 연기 주장에 동의하는 부분이 있지만 그들의 표현이 북한이 사용해왔던 말들이라 불편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그들의 표현에는 한미군사훈련이 문제라는 듯한 내용이 있는데 문제는 한미군사훈련이 아니라 북한의 군사위협"이라며 "그렇기 때문에 한미군사훈련 자체에 대해 사과하는 듯한 표현(apologetic)은 적절하지 않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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