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가치주 지고 성장주 뜨나…기술주 견조한 흐름
다음 주도 경제 지표 촉각…모기지 건수와 소비자 지출 관심
[샌프란시스코=뉴스핌]김나래 특파원=주간 기준으로 다우지수는 3.5% 내렸고 S&P500지수와 나스닥 지수는 1.9%, 0.3% 각각 하락했다. 다우지수는 지난해 10월 이후 최악의 한 주를 보냈다.
미국 뉴욕 증시에서 주요 지수는 18일(현지시간) 하락 마감했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533.37포인트(1.58%) 내린 3만3290.08에 마쳤고 대형주 위주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55.41포인트(1.31%) 하락한 4166.45로 집계됐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종합지수는 130.97포인트(0.92%) 내린 1만4030.38을 기록했다.
주식 시장은 다소 매파적으로 돌아선 연준의 기조에 변동성을 키웠다. 특이 이날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인플레이션이 예상보다 빠르게 오르면 내년 말 기준금리를 올릴 수 있다고 한 것이다.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이번 주 회의에서 2023년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시사하고 테이퍼링(자산매입축소) 논의를 개시한 사실이 알려진 이후 이 같은 발언은 시장에 기름을 부었다.
이에 전문가들은 매파로 돌아선 연준의 스텐스로 가치주 상승 랠리에 제동이 걸려 다시 시장의 주도주가 바뀌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제임스 불러드 미국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 총재 [사진= 로이터 뉴스핌] |
◆불러드의 매파적 발언에 시장 변동성...시장 하락에 월가 '줍줍줍'
이날 불러드의 발언은 시장에 파급력이 대단했다. 미 연방 준비 은행의 매파적 입장이 달러화를 더욱 부추 기는 한편 원자재 가격들도 변동성이 커졌다. 투자자들은 회복 플레이에 대한 투자를 재평가를 한 것이다.
특히, 불러드 총재의 발언 당시 미국 주식 선물은 0.5%에서 0.7%까지 하락했으며, 시장 개장 1시간 전부터 위축됐다.
또 그의 발언은 미국 달러 지수를 2개월 만에 최고치로 보냈고, 미 국채 10년물 수익률은 전일 하락 이후 1.5%를 넘어 섰다.
네드 럼펠틴 TD 증권사 유럽 통화 전략 책임자는 "당황하지 않고 약간의 먼지가 안정되고 있으며 시장의 반응은 고무적"이라고 평가했다.
연준의 16일 메시지는 채권 매입과 같은 지원 정책 조치에 대한 명확한 끝이 없음을 나타냈지만 예상보다 빠른 금리 인상 신호는 미국 경제가 코로나 19에서 회복함에 따라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를 나타냈다. 이에 미국 국채 수익률 곡선이 극적으로 롤오버되고 달러를 더 높이는 움직임을 가져와 리플레이션 거래에서 모멘텀을 빨아 들이는데 도움이 됐다는 평가다.
럼펠틴 책임자는 "연준은 시장 심리학에 매우 중요했고 한동안 계속해서 반향을 일으킬 것"이라면서 "다만 우리는 그것이 올 것이라는 것을 알았고 미국과 세계 경제가 개선된 후 시간의 문제였다"고 밝혔다.
버티메인 스테이트 스트리트 글로벌 마켓 수석 전략가는 "리플레이션 거래의 흔들림에 대한 투자자들의 설명은 성장이 정점에 달하는 동안 연준이 인플레이션을 억제할 것이라는 믿음"이라면서 "우리는 동의하지 않으면서 주식 하락을 매수하게 돼 기쁘다"고 밝혔다.
골드만삭스도 연준의 발언에 따른 상품 가격 하락이 구매 기회를 창출했다고 말했다.
제임스 멕글루 아르고나우트의 기업 주식 중개 담당 이사는 "매우 분명한 것은 인플레이션 우려가 둔화되기 시작했다는 것"이라면서 "이는 단기에서 중기적으로 금리의 주요 동인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뉴욕증권거래소(NYSE) 근처의 월가 표지판 [사진=로이터 뉴스핌] |
◆ 시장 연준의 스텐스 변화로 투자 자산 '지각 변동중'
연준이 매파적 경향이 점점 더 강해지면서 경제 강세와 인플레이션 상승의 혜택을 받았던 주식들이 큰 타격을 입었다. 그 중 금융과 에너지와 재료 관련주들이 하락했으며, 성장주와 기술주가 가치주를 다시 이기고 있는 상황이다.
이날 S&P 500 금융은 2.4% 하락했고 에너지 주식은 3% 하락했다. 한편 테크주는 1% 하락했다. S&P 500의 11개 섹터 모두 이날 하락했다.
이같은 움직임 중 일부는 기술 주식의 과거 실적 저조를 보완하는 것일 수 있다는 분석이다.
댄 아이브스 웨드부시 애널리스트는 "매파적인 연준의 공포와 금리 상승에 대한 두려움으로 올해에 기술주가 10% 이상 증가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또한 배당금이 높은 유틸리티와 필수 소비재 부문도 각각 2.7%와 1.8% 내렸다. 금리와 채권 수익률이 높을수록 해당 주식의 지불금이 상대적으로 덜 매력적이다.
다른 자산들도 상황은 비슷했다. 다른 통화 바스켓에 대한 달러의 가격을 측정하는 달러 인덱스(DXY)는, 전일 급등 이후 0.5% 상승했다. 구리, 금, 철광석 가격이 하락한 반면 유가는 전일 하락에서 부분적으로 반등했다. 금은 1년 중 최악의 손실을 입었고, 전일 거의 7주 만에 최저 수준에 정착했다.
10년물 국채 수익률은 0.06% 포인트 하락한 1.45 %를 기록한 반면 2년물 국채 수익률은 0.26 %로 거의 0.05% 포인트 올랐다. 이는 국채 수익률 곡선에서 미래에 상대적으로 약한 경제 성장을 의미한다.
◆ 가치주 랠리 제동...시장 재평가 이뤄지나
월가 전문가들은 가치주 랠리에 대해 재평가가 이뤄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러셀 1000 가치주 주식 인덱스는 올해에도 여전히 13.2% 상승했지만 6월 고점 대비 4% 하락했다. 성장률은 전년 대비 9.1% 증가했다.
지난해 하반기에 투자자들은 코로나19에 대한 백신이 돌파구로 주목되면서 올해 강력한 경제 반등을 받쳐 주며 가치주에 주목했다. 가치주는 지난해 11월 시작 이후 거의 7% 포인트 성장주를 능가했다. 다만, 지난 10년 동안 기술과 기타 성장 부문이 가치주를 능가하는 추세를 꺾고 있었다.
하지만 이같은 상황은 약화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골드만삭스 보고서에 따르면 뮤추얼 펀드는 지난 8년 동안 그 어느 때 보다 더 큰 비중을 차지하는 가치주였다.
또 지난해 아크 이노베이션 상장지수펀드(ETF)가 미국 주식 펀드에서 최고 실적을 기록했지만, 캐시우드와 같은 같은 일부 유명 투자자들은 38.5% 상승한 에너지와 같은 가치주 부문에서 멀어지면서 수익률 부진을 겪기도 했다. 하지만 그들은 연초부터 성장주가 시장 실적을 재개할 것이라고 제안한 바 있다. 우드의 주력 ETF는 수익률을 회복해 전년 대비 4.8% 하락했다.
반면 일부 전문가들은 최근의 가치주 변동이 전환점이 아니라 일시 중지라고 생각하기도 한다. 크레딧 스위스의 수석 미국 주식 전략가인 조나단 고럽에 따르면 매출 성장이 높은 기업은 10년 평균보다 거의 두 배에 가까운 밸류에이션으로 거래되고 있으며, 경기순환주는 과거 수준보다 약 40% 더 높은 밸류에이션으로 거래되고 있다.
존 모우리 NFJ 인베스트먼트 그룹의 최고 투자 책임자는 "금리 상승 전망은 작년의 경기 침체에서 더 잘 견디었지만 회복 기간에는 뒤처진 가치 주식 이름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전체적으로 가치주를 저조한 유틸리티와 필수 소비재에 대한 지위를 높이고 있으며, 이들은 국채 수익률이 결국 상승하더라도 더 매력적이라고 평가했다.
그가 보유하고 있는 소비재 기업은 처취 앤 드와이트(Church & Dwight Co)와 맥코믹 앤 컴퍼니(McCormick & Company Inc)가 있다.
그는 "배당 성장에 대해서는 대체로 무시됐다"면서 "우리는 이것이 가치주 랠리의 다음 단계가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한편, 시장에서는 다음주에도 주요 경제 지표 확인 속에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다음주 경제 지표 가운데 23일 발표되는 새로운 주택 판매 및 모기지 신청과 25일 예정된 5월 소비자 지출 수치에도 관심이다.
헤리스 파이낸셜 그룹 경영파트너인 제임스 콕스는 "가치주 가운데 에너지와 금융 부문에서 앞서 나갔고 오프사이드에 걸린 사람들이 이러한 거래를 풀기 시작했다"면서 "투자자들은 지난달 12년 만에 소비자 물가가 가장 빠른 속도로 상승한 최근의 인플레이션 급등이 지속될 것인지에 대한 단서를 찾기 위해 다음주 경제 데이터를 면밀히 주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ticktock0326@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