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창·부안=뉴스핌] 홍재희 기자 = 전북 고창·부안군 두 지자체가 헌법재판소의 해상경계 결정에 따른 관할해역 변경 다툼으로 애꿎은 어민들만 피해를 보고 있다.

22일 전북도 등에 따르면 지난 2019년 4월 11일 헌법재판소는 고창군에서 관할했던 부안군 줄포면 곰소만 동쪽해역을 부안군 관할로 해상경계를 조정했다.

[곰소=뉴스핌] 홍재희 기자 = 전북 부안군 줄포면 곰소만 일부 해수면이 헌재 결정으로 부안군 관할이 되면서 고창·부안군에서 중복으로 양식면허가 발급됐다. 2021.03.22 obliviate12@newspim.com

이에 따라 부안군은 고창군에서 받은 어업면허로 양식업을 하고 있는 양식장에 신규로 부안군 어민에게 패류양식어업 면허를 내줬다.

이는 같은 양식장에 2중으로 어업면허를 내준 결과여서 기존에 면허를 가진 고창군 어업인들은 막대한 손해를 당할 형편에 이르렀다.

헌재 결정으로 고창군이 패류양식어업 면허를 내준 곰소만 어장 31건 265.6㏊가 부안군 관할해역으로 변경됐고 부안군 면허처분 4건 49㏊가 고창군 관할이 됐다.

전북도는 "2020년과 2021년 어장이용개발계획 세부지침 등에 어업면허는 수면을 새롭게 개발하는 것으로, 어장 분쟁이 있는 수면에 대해서는 신규 어장을 개발해서는 안 된다"고 명시하고 있다.

또 "지자체간 해상경계 변경 등에 따른 신규 개발이 필요한 경우 해양수산부장관과 사전 협의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부안군은 2020년·2021년 어장이용개발계획을 세워 관할구역이 변경된 해역을 포함한 21건에 대해 '고창군 어업권 분쟁해결' 등 전북도의 조건부 승인을 얻어 지난해 12월 4일 어업면허를 처분했다.

부안군이 이 지역에 대해 곰소·운호 어촌계에 내준 패류양식어업 양식면허 3859호, 3861호, 3863호, 3869호 등 총 31.5㏊가 지난 2015~2018년 고창군이 내준 양식면허 2951호, 2938호, 2990호, 3002호 25.5㏊와 중복되고 말았다.

앞서 고창군이 허가한 양식면허는 최장 2028년까지 유효하기 때문에 어업인들은 "매년 패류종자를 방류하는 등 수십억 원을 투자해 바다목장을 조성·관리해 오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어업인들은 "고창군이 관내 해역으로 어장 이설을 제시하고 있지만 이전 예정해역 상황이 양식을 할 수 없는 불모지나 다름없어 결국 면허를 포기해야 할 실정이다"며 "전북도는 조건부 승인을 취소하고 부안군은 어업면허를 철회해야 한다"고 성토했다.

이에 대해 부안군은 "헌재의 해상경계 결정은 권한이 있는 수역을 정해 준 것으로서 자치권한을 인정하는 것이다"며 "지금껏 권한이 없는 자가 권한을 행사한 것으로 취소의 대상이 아닌 무효의 대상이다"고 주장했다.

고창군은 "기존의 고창 어업면허도 전북도의 승인을 받아 적법하게 내줬다"며 "부안 관할해역에 위치하게 된 해당 어민들을 구제하기 위해 또 다른 고창 해역으로 이전토록 설득하고 있지만 어업인들이 불모지라며 협의에 응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전북도 관계자는 "어장이용개발계획은 관할해역 기준에 따른 조건부 승인이었고 고창군 어업인들의 재산권 행사 등이 걸려 있어서 안타깝다"면서 "고창군에게는 대체어장 개발을 촉구하고 부안군에게는 어업권 행사 유보를 권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중재와 더불어 행정심판을 함께 진행하겠다"며 "고창어민들이 제기한 행정심판 심리기일은 4월말이나 5월말 정도로 예상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고창·부안군 해상경계 분쟁은 지난 2016년 해상풍력단지가 고창군 구시포와 부안군 위도 앞바다 사이에 조성되면서 행정권한 행사로 시작돼 헌재 결정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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