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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덕강일 제일풍경채 10억?…'고삐풀린 분상제'에 더 멀어진 내집마련

고덕강일 제일풍경채, 분양가 9억 초과…중도금대출 불가능
이달 19일부터 '전월세 금지법' 시행…잔금도 현금 마련해야
HUG 개편시 현금부자만 이득…"무주택자 대출규제 낮춰야"

  • 기사입력 : 2021년02월20일 06:40
  • 최종수정 : 2021년02월20일 0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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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김성수 기자 = 수도권 공공택지에 분양하는 아파트들이 대출규제선 9억원 위로 분양가가 치솟았다.

정부가 집값 안정을 위해 '분양가상한제'를 시행하고 있지만 땅값과 주변 집값 급상승에 무력화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분양가가 이처럼 오르면 '로또분양' 문제를 일부 완화하는 측면이 있지만, 현금 없는 무주택자들의 내집마련이 더 어려워진다는 우려가 나온다.

[서울=뉴스핌] 김성수 기자 = 2021.02.19 sungsoo@newspim.com

◆ 고덕강일 제일풍경채, 분양가 9억 초과…중도금대출 불가능

20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수도권 인기 공공택지에 분양하는 아파트들은 작년부터 분양가가 계속 예상치를 뛰어 넘는 가격에 결정됐다.

최근 서울 강동구 고덕강일지구에서 분양한 '고덕강일 제일풍경채'(780가구)는 3.3㎡ 평균 분양가가 2429만원이다. 이는 작년 강일지구에 공급된 아파트들보다 분양가가 9~35% 가량 높다. 작년 6월 '고덕강일8단지, 14단지'는 3.3㎡당 평균 1800만~1900만원에 분양했다. 작년 12월 '힐스테이트 리슈빌 강일'은 3.3㎡당 분양가가 2230만원으로 책정됐다.

특히 고덕강일8단지, 14단지와 힐스테이트 리슈빌 강일은 전 가구 분양가가 9억원을 넘지 않아 중도금 대출이 가능했다. 반면 고덕강일 제일풍경채는 전용면적 101㎡가 모두 9억원이 넘어 중도금 대출을 한 푼도 받을 수 없다.

전용 101㎡ 분양가는 9억5640만~9억8660만원이다. 발코니 확장비(전용 101㎡ 기준 282만~1173만원), 유상옵션 비용을 포함하면 10억원에 가깝다.

관할 지자체인 강동구청은 고덕강일 제일풍경채 분양가가 힐스테이트 리슈빌 강일보다 비싼 이유는 용지 가격(택지비)과 건물 면적(건축비)이 더 크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분양가상한제를 적용하는 주택의 분양가는 택지비, 택지비 가산비, 기본형건축비, 건축비 가산비를 다 합쳐서 계산한다.

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에 따르면 고덕강일 제일풍경채 부지(강일지구 1블록)의 매각금액은 힐스테이트 리슈빌 강일(5블록)보다 ㎡당 10만원 정도 높았다. 

강동구청 관계자는 "SH공사가 고덕강일 제일풍경채 부지(강일지구 1블록)를 매각할 때 힐스테이트 리슈빌 강일(5블록)보다 비싼 값에 팔았다"며 "고덕강일 제일풍경채는 지하주차장을 더 많이 확보하고 있어서 건물 연면적이 더 크고 공사비가 더 많이 든다"고 말했다.

[서울=뉴스핌] 김성수 기자 = 고덕강일 제일풍경채 [자료=제일건설] 2021.02.19 sungsoo@newspim.com

◆ 이달 19일부터 '전월세 금지법' 시행…잔금도 현금 마련해야

고덕강일 제일풍경채는 서울에서 '전월세 금지법'을 피할 수 있는 마지막 분양단지다. 주택법 시행령 개정안에 따르면 이달 19일부터 수도권에서 입주자를 모집하는 분양가상한제 대상 아파트는 2년에서 최대 5년 동안 의무적으로 거주해야 한다.

공공택지 아파트는 ▲분양가격이 인근지역 시세의 80% 미만이면 5년 ▲분양가가 시세의 80% 이상 100% 미만이면 3년이 적용된다. 다만 고덕강일 제일풍경채는 이달 18일 입주자 모집공고를 냈기 때문에 이같은 규제가 적용되지 않는다.

민간택지 아파트는 상대적으로 의무 거주 기간이 짧다. 분양가가 ▲시세대비 80% 미만이면 3년 ▲시세대비 80% 이상 100% 미만이면 2년이다. 실거주 의무 기간은 최초 입주일부터 계산된다.

이에 따라 재건축·재개발 등으로 분양하는 새 아파트는 2년, 공공택지에서 분양하는 아파트는 준공 후 최대 5년까지 전·월세를 놓을 수 없게 된다. 기존에는 수분양자들이 전세입자를 받아서 새 아파트의 잔금을 치를 수 있었는데 앞으로는 그럴 수 없는 것이다.

수도권의 높은 집값을 감당하기 어려운 수요자들은 시세보다 크게 저렴하게 집을 장만할 방법이 '공공택지 분양'이다. 이 때 분양가상한제가 너무 과도하게 적용되면 '건설사들의 분양 포기'와 '로또청약 경쟁'이라는 부작용이 발생한다.

하지만 공공택지 아파트들이 계속 9억원보다 높게 분양하면 수분양자들은 중도금, 잔금을 모두 현금으로 마련해야 한다. 이에 따라 현금 없는 무주택자들의 내집마련이 더 어려워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 HUG 개편시 현금부자만 이득…"무주택자 대출규제 낮춰야"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오는 22일부터 고분양가 심사제도를 전면 개선하면 현금 없는 사람은 아파트 청약 길이 더욱 막힐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고분양가 심사기준 개편은 주변 시세의 90%까지 분양가에 반영하는 게 핵심이다. HUG는 지난 2017년 이후로 수도권에서는 시세의 60~70% 수준까지 분양가 인하를 강제했고 이를 받아들이지 않으면 분양보증을 거부해왔다.

이처럼 낮은 분양가 책정은 주택 공급 물량을 감소시켜 주택 가격 상승의 원인이 된다는 지적을 받았다. 이에 따라 HUG는 앞으로 분양가를 주변 시세의 최대 85~90%까지 반영하기로 했다. 비교 사업장을 '분양 사업장'과 '준공 사업장' 각각 한 곳씩 총 2곳을 선정하고 분양시장과 기존 주택시장 상황을 모두 반영해 합리적으로 분양가를 산정하기로 했다.

하지만 고분양가 관리 지역은 대부분 투기과열지구 및 조정대상지역으로 대출규제 대상이다. 9억원 이하 주택은 주택담보대출비율(LTV)이 40%고 9억원 초과분은 LTV가 20%다. 15억원이 넘는 주택은 대출이 아예 안 나온다.

또한 고분양가 관리 지역은 대부분 수도권 지역과 지역 주요 광역시다. 이들 지역은 아파트값이 급격히 상승해서 분양가 역시 급격히 오를 것으로 보인다. 분양가가 높아질수록 대출규제는 더 강화돼 무주택자들의 진입장벽은 더 높아진다. 이에 따라 아파트 청약이 현금부자들의 전유물이 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전문가들은 분양가 산정기준 개정이 무주택자들에게 부담으로 작용하지 않도록 무주택자에게 대출 규제를 완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지해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무주택 실수요자에 대한 선별적 규제 완화가 필요하다"며 "LTV를 현재 수준에서 10% 정도 완화하거나 비규제지역과 마찬가지로 70%로 확대하는 방안이 있다"고 말했다.

김학렬 스마트튜브 부동산조사연구소장은 "청년·신혼부부들의 내집마련이 어려운 근본적인 이유는 가진 돈이 적은데 대출이 너무 안 나오기 때문"이라며 "이들에게 LTV를 70% 이상으로 늘려주면 집 사는 데 본인 비용이 적게 들어 부담이 확 줄어든다"고 말했다.

또한 9억원이 넘는 주택은 중도금 대출이 안 된다는 규제도 대폭 완화하거나 폐지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심교언 건국대학교 부동산학과 교수는 "새로 분양하는 아파트가 얼마 이상이면 중도금 대출이 안 되도록 규제하는 나라는 전세계에서 우리나라밖에 없다"며 "중도금은 건설사가 수분양자에게 빌려주는 건데 그런 부분까지 정부가 규제하는 게 맞는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장기간 무주택자였다가 청약으로 집을 마련하려 하는 경우처럼 확실한 실수요자로 파악되는 경우에는 중도금 대출규제를 전격적으로 완화해줘야 한다"고 덧붙였다.   

 

sungsoo@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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