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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도 명예도 이름도 남김없이"…추모 속 영면에 든 故 백기완

기사입력 : 2021년02월19일 12:20

최종수정 : 2021년02월19일 12:20

발인 후 종로서 노제, 서울시청 광장서 영결식

[서울=뉴스핌] 김경민 기자 = "사랑도 명예도 이름도 남김없이."

고(故) 백기완 통일문제연구소장의 영결식이 19일 엄수됐다. 시민들은 엄숙한 분위기에서 백 소장의 마지막을 추모했다.

이날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엔 백 소장을 기리기 위한 '노나메기 세상 백기완 선생 사회장 장례위원회'와 시민, 취재진 등이 운집했다. 

오전 8시 20분쯤 운구차량이 나오자 시민들은 침울한 분위기 속에 고개를 떨구며 백 소장을 애도했다. 병원 정문 앞에선 '사랑도 명예도 이름도 남김없이'라는 문구가 적힌 검정색 피켓을 든 추모객 50여명이 묵념했다.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을 출발한 운고차량은 서울 종로구 통일문제연구소와 대학로 소나무길을 거쳤다. 이곳에서 노제를 진행한 운구 행렬은 이어 이화사거리, 종로5가, 종각역 사거리, 세종로 사거리 등을 거쳐 서울시청 광장에 도착했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19일 오전 서울 종로구 대학로 소나무길에서 열린 고(故) 백기완 통일문제연구소 소장 노제에서 운구행렬이 서울시청을 향해 이동하고 있다. 2021.02.19 pangbin@newspim.com

운구차량은 오전 11시 7분쯤 서울시청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차량 뒤로는 수백미터의 운구 행렬이 뒤따랐다. 서울시청 앞은 백 소장의 마지막 길을 배웅하기 위해 나온 시민들로 북적였다.

영결식 무대가 마련된 광장 안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 차원에서 지정석으로 운영됐다. 지정석에 앉지 못한 시민들도 곳곳에 눈에 띄었다.

백 소장을 추모하는 뜻의 '남김 없이'가 적힌 근조 표식을 가슴에 꽂은 시민들도 보였다. 영결식은 엄숙한 분위기에서 차분히 진행됐다. 광장엔 '임을 위한 행진곡'이 울려퍼졌으며, 몇몇 시민들은 노래를 따라 불렀다.

영결식에 참석한 김모(65·여) 씨는 "30대 초반 때 백 소장의 '자주고름 입에 물고 옥색치마 휘날리며'를 읽게 됐다"며 "격렬한 투쟁만 하는 사람인 줄 알았는데 이 책을 읽고 나선 백 소장이 서정성을 가진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돌아가시는 날까지 투쟁을 잊지 않고 걱정하는 초지일관한 모습도 큰 울림으로 다가왔다"며 "최근에 남편과 산책하다가 백 소장 안부가 궁금해졌는데, 이틀 뒤에 갑자기 돌아가셔서 마음이 더욱 힘들었다"고 했다.  

이날 백 소장의 영결식에는 신철영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공동대표, 신학철 화가, 문정현 신부, 서정숙 한국민족춤협회장,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 김미숙 김용균재단 이사장, 명진 스님 등 시민사회단체 주요 인사들이 참석했다.

영결식 후 백 소장은 경기 마석 모란공원 민족민주열사묘역에 영면했다.

경찰은 이날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기 위해 서울시청 곳곳에 경력을 배치했으며 노제가 진행되는 구간의 교통을 통제했다.

백 소장은 서울대병원에서 폐렴 증상으로 입원해 투병 생활을 하다 병세가 악화돼 지난 15일 오전 4시쯤 별세했다. 

 

kmkim@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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