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중공업 3일 유상증자 청약 시작, 11일 자금 납입
부채비율은 339%→240% 하락, 재무구조 개선 가속화
인프라코어 '팔고' 퓨얼셀 '품고' 핵심 계열사도 교체
[서울=뉴스핌] 서영욱 기자 = 두산중공업 정상화에 초점을 맞춘 두산그룹 재무구조 개선이 막바지에 달했다.
두산중공업은 자구안의 사실상 마지막 단계인 1조2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 절차에 돌입했다. 두산은 두산솔루스, 두산타워 등 지금까지 자산 매각으로 확보한 자금을 두산중공업 유상증자에 투입할 계획이다. 유상증자가 완료되면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이 지난 6월 약속한 3조원 이상의 재무구조 개선 목표를 달성하게 된다.
총수 일가의 무상증여로 두산중공업의 자회사가 된 두산퓨얼셀은 매각을 앞둔 두산인프라코어를 대신해 핵심 계열사 역할을 맡는다. 퓨얼셀은 중공업의 신재생 사업이 안착하기 전 부족한 실적을 채워 줄 전망이다.
[서울=뉴스핌] 백인혁 기자 = 서울 동대문에 위치한 두산타워의 모습. 2020.09.22 dlsgur9757@newspim.com |
3일 두산그룹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두산중공업은 1조2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 절차에 돌입한다. 오는 4일까지 청약을 실시하고 납일기일은 오는 11일이다.
두산중공업은 이에 앞서 전날 모집가액을 9980원으로 최종 확정했다. 당초 계획했던 모집가액인 9640원 보다 올라 총 유상증자 금액도 1조1712억원에서 1조2125억원으로 늘었다.
두산중공업은 유상증자로 조달한 금액 전액을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으로부터 차입한 차입금 상환에 각각 6000억원을 사용할 계획이다.
두산중공업 유상증자에 참여하기로 한 ㈜두산은 두산솔루스(6986억원), 모트롤 사업부(4530억원), 두산타워(8000억원) 등 계열사와 자산 매각을 진행하며 증자 대금 마련에 총력을 기울여 왔다.
두산중공업은 채무상환에 필요한 자금을 확보하면서 개선된 재무구조를 바탕으로 사업 전환을 가속화할 전망이다. 2분기말 두산중공업의 순차입금은 8조7000억원. 유상증자로 차입금 상환 후 순차입금은 15% 가량 줄고 부채비율은 339%에서 240% 수준까지 줄어든다.
핵심 계열사 지위도 두산인프라코어에서 두산퓨얼셀로 교체된다. 두산그룹과 매각 주관사는 이르면 금주 내 두산인프라코어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할 방침이다.
지난달 24일 예비입찰 결과 현대중공업지주-한국산업은행인베스트먼트(KDBI) 컨소시엄과 유진기업 두 곳이 참여했다.
현재 인수 가능성이 높은 곳은 현대중공업 컨소시엄이다. 현대중공업은 두산에 8000억원 가량을 제시한 것으로 아려져 있다. 두산그룹은 두산인프라코어 매각 금액도 재무구조 개선에 사용할 예정이다.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 [제공=두산그룹] |
두산인프라코어가 빠져나가는 자리는 두산퓨얼셀이 채운다.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을 비롯한 ㈜두산 대주주들은 지난달 26일 두산퓨얼셀 보통주 지분 23%를 두산중공업에 무상 증여를 완료했다. 총 1276만3557주로, 6063억원 규모다.
두산중공업이 두산퓨얼셀의 최대주주로 올라서면서 두산그룹은 ㈜두산→두산중공업→두산퓨얼셀로 이어지는 친환경 발전을 위한 지배구조를 완성했다.
이에 따라 두산중공업은 연료전지 발전기술까지 확보해 연료전지(440kW), 풍력(3~8MW급), 중소형원자로(SMR, 단위 60MW), 가스터빈(270MW, 380MW)으로 이어지는 친환경 발전기술 라인업을 구축하게 된다.
특히 두산퓨얼셀이 두산중공업의 연결실적으로 반영되면 중공업의 사업전환기에 실적 공백을 메워줄 수 있다.
두산중공업이 자체 개발한 가스터빈은 오는 2023년 가동 예정인 김포열병합 발전소에 실증을 거친다. 풍력 발전 시장 확대를 위해 가장 중요한 8MW급 풍력 터빈은 오는 2022년 상용화를 목적으로 개발하고 있다.
두산중공업이 새 먹거리로 선점한 가스터빈과 풍력 발전이 수익으로 돌아오기 까지 시일이 걸려 그 사이 실적 공백을 퓨얼셀의 연료전지 메워줄 것이란 전망이다.
두산 관계자는 "채권단의 적극적인 지원에 힘입어 두산중공업의 재무구조 개선과 사업 포트폴리오 개편을 계획한 대로 진행할 수 있었다"며 "두산퓨얼셀 지분 무상증여를 약속대로 이행한 것처럼 남은 재무구조 개선 작업도 차질 없이 진행 하겠다"고 말했다.
syu@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