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뉴스핌] 김태진 기자 = 한국한의학연구원은 미래의학부 김근호 박사 연구팀이 강동경희대병원, 고려대, 의료기기업체 BNR과 첨단 센서 융합형 복진기를 공동 개발했다고 26일 밝혔다.
이는 △압력에 따른 통증 정보를 측정하는 압통기 △복부 온도를 확인하는 체온 측정기 △복부 외형을 관찰하는 기하(幾何)·색상 측정기 등 총 3개의 모듈로 구성된 세계 최초 결합형 복진기이다.
특히 3개 모듈은 탈부착 및 개별 또는 복합 측정이 모두 가능하도록 제작돼 목적에 따라 특정 장치만 사용할 수 있다.
복진기 구성 장치[사진=한국한의학연구원] 2020.11.26 memory4444444@newspim.com |
한의학에서 복진은 복부(복직근)의 긴장도, 통증양상, 복부 온도, 복부 모양 및 부위별 색상 등을 포함해 복부에서 나타나는 징후를 종합적으로 파악해 건강상태를 확인하는 진단법이다.
지금까지 복진은 주로 한의사의 주관적 판단을 통해 이뤄졌으며 객관적이고 정략적인 생체정보 획득을 위한 기기 개발이 요구돼왔다.
개발한 복진기는 한의사의 복진을 모사해 생체정보를 파악할 수 있다.
주요 장치 중 압통기의 경우 복부를 누를 때 환자가 느끼는 통증 정도와 그때 가해지는 압력의 크기를 기록하고 근육경직도를 파악해 통증과 압력간의 상관관계 등의 정보를 제공한다.
체온 측정기는 적외선 체열 카메라 등을 이용해 복부 부위별 체온 영상을 촬영해 관련 정보를 제공하고 기하(幾何)·색상 측정기는 정확한 복부의 모양과 높낮이를 확인하기 위해 깊이 카메라를 활용한 3차원 영상을 촬영한다.
유한요소분석법을 활용한 위장관 경직도 분석화면[사진=한국한의학연구원] 2020.11.26 memory4444444@newspim.com |
이밖에도 초음파 영상 촬영기, 전자 청진기 등으로 구성돼있다.
한의학에서 기능성 소화불량 환자를 변증에 따라 달리 치료하는데 이번 복진기는 △간과 위의 부조화로 인해 발생하는 '간위불화(肝胃不和)'와 △비위에 양기가 부족한 변증인 '비위허한(脾胃虛寒)' 등 두 가지 변증을 기준으로 환자를 구분할 수 있어 임상현장에서의 활용이 클 것으로 기대된다.
또 특정 신체부위를 세분화해 분석하는 '유한요소 분석법'을 활용해 위장관의 부위별 물리 특성을 제공한다.
복진기는 복부 내장이나 조직의 해부학적 변화를 찾아내 병명을 결정하는 데 도움을 주며 향후 한·양방 융합 진단·치료에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주목받고 있다.
연구팀은 복진기의 세계 시장 진출을 위해 결합형 장치 형태로 국제 표준을 제안할 예정이다.
연구진이 복진기를 시연하고 있다.[사진=한국한의학연구원] 2020.11.26 memory4444444@newspim.com |
연구팀은 충분한 임상데이터를 확보해 향후 불임증, 갱년기증후군, 생리불순 등 부인과 질환, 우울증, 치매, 불면증 등의 뇌신경 정신질환은 물론 비만, 고혈압, 중풍 등의 성인병과 아토피 피부염, 건성피부 등의 피부 질환에 적용할 계획이다.
한의학연 김종열 원장은 "우리 연구원은 객관적인 한의 진단을 위해 사상체질진단기, 맥진기, 설진기 등을 개발해왔다"며 "진단기기를 통해 얻은 객관적 진단 정보를 활용해 향후 인공지능 한의사 개발에 활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산업통상자원부 산하 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 산업핵심기술개발사업의 지원을 통해 수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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