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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14일간 자가격리...불안도 일상이 된 팬데믹

음성판정 나왔지만...밀접접촉자 분류에 14일 '격리'
관리 시스템 사각지대 여전, 1인 가구 집중관리 필요

  • 기사입력 : 2020년11월18일 11:18
  • 최종수정 : 2020년11월18일 1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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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정광연 기자 = 2주간의 자가격리가 끝났다. 음성판정을 받았지만 '밀접접촉자'로 분류, 14일간 집밖으로 나서지 못했다. 평범한 일상속에서도 얼마든지 감염될 수 있다는 불안이 코로나 시대의 자화상. 자가격리의 '단상'을 정리했다.

◆일만했는데 격리라니...안전지대는 없었다

개인정보보호 차원에 구체적인 언급을 어렵지만, 확진자 접촉은 '일터'에서 이뤄졌다. 아침에 일어나 출근을 해서 일을 하고 집으로 돌아가는, 누구나 다 반복하는 지극히 평범한 일상이 자가격리의 시작점이 됐다. 감염병과의 완벽한 결별이 불가능한, 이른바 '위드(with) 코로나'를 실감하는 순간이었다.

[서울=뉴스핌] 백인혁 기자 = 마스크 착용 의무화가 본격 시행된 13일 오전 서울 중구 삼성본관 앞 횡단보도에서 마스크를 쓴 시민들이 출근길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새 감염병예방법의 한 달 계도 기간이 끝남에 따라 이날 0시부터 마스크 착용 등 방역지침 준수 명령을 위반할 경우 과태료가 부과된다. 2020.11.13 dlsgur9757@newspim.com

음성판정을 받았다고 해도 자가격리에 들어가는 순간 일말의 불안은 사라지지 않았다. 자가격리 자체가 잠복기 또는 추후 양성 가능성이 있는 위험군임을 방증하기 때문이다. 격리기간 동안은 현관문조차 벗어나지 못한다. 자발적 '집콕'과는 차원이 다른 강제적 격리의 압박은 생각보다 버거웠다.

직접 격리 대상자가 되니 시스템적인 '사각지대'도 눈에 들어왔다.

확진자와 최초 접촉 시점은 지난 3일. 이후 역학조사에 따라 자가격리 대상자로 최종 통보를 받은 건 6일이었다. 여기에 담당 자치구(영등포구청)의 앱설치(자가격리앱은 담당 공무원 아이디를 있어야지만 설치가 가능하다)와 세부수칙 등 '관리' 조치는 주말 이후인 9일에야 이뤄졌다. 확진자 접촉 6일이 지난 시점이었다.

자가격리는 관련법에 따른 의무조치다. 지자체 관리 유무와 상관없이 반드시 지켜야 할 수칙이지만 그렇다고 관리 사각지대가 용인되는 것은 아니다. 상당수 코로나 확산 사례가 기본적인 방역수칙 위반에서 발생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일주일 가량이나 관리 공백이 발생했다는 점은 쉽게 이해가 되지 않았다.

이에 구청 관계자는 모든 역학조사가 완벽히 끝난 이후 자가격리자에 대한 의무조치 권한이 자치구에 부여되기 때문에 확진자 접촉 시점과 자가격리 관리 시기와의 격차는 불가피한 지점이 있다고 해명했다. 인력부족에 따른 어려움도 적지 않다고 토로했다. 현실적인 문제를 이해한다고 해도 한발 늦은 자가격리 실효성에 대한 의문은 머리를 떠나지 않았다.

◆일상이 된 불안, 그래도 사라지지 않는 '턱스크'

본격적인 관리는 비교적 세밀하게 진행됐다. 하루 2번 발열 등 상태를 체크해 앱에 입력하고 담당 구청은 불시에 찾아와 제대로 격리를 하고 있는지를 파악하기도 했다. 사생활 보호를 위해 이 모든 조치가 외부에 알려지지 않도록 하는 비밀 유지에 신경쓰는 부분도 인상적이었다.

2주간 집에만 있어야 하는 답답함은 생각보다 버거웠다. 가족이 있기에 망정이지 만약 혼자 살았다면, 누군가 곁에서 챙겨주고 돌봐줄 사람이 없다면 우울증에 걸릴 수 있다는 생각도 들었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16일 오전 서울 중구 국립중앙의료원 선별진료소를 찾은 시민들이 코로나19 검사를 받기 위해 줄을 서고 있다.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신규 확진자는 223명으로, 전날(208명)보다 15명 늘었다. 정부는 전날(15일) 코로나19 확산세가 가파른 수도권과 강원권에 사회적 거리두기 상향 예비경보를 내렸다. 2020.11.16 pangbin@newspim.com

코로나가 장기화되면서 1인 가구가 대한 관리 여부는 점차 중요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혼자 고립될 수 밖에 없는 자가격리가 적용될 경우 관리도 쉽지 않고 급격하게 건강이 악화되는 상황이 발생해도 조속한 대처가 어렵기 때문이다. 연령대가 높아질수록 위험도 역시 커지는만큼 이에 대한 추가적인 대안이 필요해 보였다.

자가격리는 확진자 최총 접촉일부터 14일 지나는 날 낮 12시를 끝으로 마무리됐다. 늦은 점심을 챙겨먹고 2주만에 집을 나섰다. 마스크 착용 의무화에 미세먼지까지 심한 날이었지만 여전히 공원에는 '턱스크'를 쓰고 담소를 나누는 사람들이 보였다. 거리두기 강화보다 먼저 필요한 것들이 무엇인지 생각하게 만드는 장면이었다.

자가격리가 안겨준 건 감염병은 곧 일상이라는, 받아들이기 싫어도 어쩔수없는 현실에 대한 새삼스런 자각이다. 외출을 기피하고 사람이 많은 곳을 피하다녀도 먹고 살기 위해 피할 수 없는 일상안에서도 얼마든지 감염 위험에 노출될 수 밖에 없다는 사실. 불안조차 일상이 된 것이 지금 우리가 마주한 현실이다. 

peterbreak22@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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