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라씨로
KYD 디데이
산업 전기·전자

속보

더보기

[반도체 빅뱅]① "피 냄새 맡은 상어처럼"…먹고 먹히는 글로벌 공룡들

기사입력 : 2020년11월06일 06:18

최종수정 : 2020년11월06일 06:18

글로벌 반도체 기업들, '선택과 집중'으로 왕좌에 도전
무너지는 인텔 제국…'영원한 2인자' AMD의 급부상
반도체 기업들 '영끌' M&A…항구에 묶인 '거함' 삼성

[편집자주] 글로벌 반도체 업계에서 수십조 원에 달하는 굵직한 인수·합병(M&A) 소식이 연이어 들려오고 있습니다. 잘 하는 분야에 집중하자는 '선택과 집중' 전략을 구가하는가 하면 한편에선 활발한 합종연횡을 통해 승부수를 띄웁니다. 종합뉴스통신 뉴스핌이 글로벌 반도체 시장의 지각변동 속에서 한국 기업들의 위치와 생존전략을 점검합니다.

[서울=뉴스핌] 김선엽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비대면 시장이 성장하는 가운데 전 세계적인 데이터 수요 폭증으로 반도체 특수가 이어지고 있다.

곳간을 채운 기업들이 적극적으로 M&A에 나서면서 반도체 업계 지각 변동 역시 뜨겁다. 데이터센터와 인공지능(AI), 전장 반도체 등 떠오르는 시장에서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해 기업들이 뭉칫돈을 꺼내들고 있다.

올해 반도체 시장에서 벌어진 M&A 규모는 이달 초까지 약 1140억달러(약 129조원)에 달한다. 일부 외신에선 M&A 기업들의 움직임을 "물 속에서 피 냄새를 맡은 상어처럼 움직였다"라고 표현했다. 상대가 약점을 드러내자 더욱 집요하게 상처를 파고들고 있다는 분석이다.

◆ 무너지는 인텔 제국…'영원한 2인자' AMD의 비상

가장 최근에는 인텔이 자신의 낸드사업부를 SK하이닉스에 매각했다는 소식이 발표됐다. 자신의 주력인 서버 및 PC용 중앙처리장치(CPU) 분야에서 집중하기 위한 행보로 업계는 해석했다. 또한 인공지능 시대를 맞아 폭발적 성장 중인 그래픽처리장치(GPU) 시장에서 경쟁력을 끌어올리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지난 50년 간 반도체 업계를 호령하던 인텔이지만 최근 상황은 녹록지 않다. 삼성전자, TSMC 등 아시아 기업들과의 미세공정 도입 경쟁에서 뒤쳐지면서 차세대 7나노 CPU 출시를 오는 2022년으로 연기했다.

리사 수 AMD 최고경영자 [사진=로이터 뉴스핌]

인텔은 그러면서 자체 칩 제조를 고집하지 않고 외부 파운드리에 생산을 맡기는 방안도 고려한다고 밝혔다. 노하우 비공개를 이유로 오랜 기간 지켜온 독자 생산체제를 포기한 것이다. 6나노 공정 CPU를 TSMC와 협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인텔의 오랜 동반자였던 애플도 올해 인텔과의 결별을 선고했다. 애플은 향후 출시되는 맥과 맥북에 인텔 프로세서가 아닌 ARM 기반의 자사 디자인 칩을 채택하겠다고 밝혔다. 아이폰과 아이패드 등에 적용해온 자사 칩 설계 기술을 맥으로 확대, 모든 제품군에 적용되는 보편적 아키텍처를 바탕으로 독자 생태계를 구축하겠다는 의미다.

인텔이 주춤하는 사이 '만년 2위'였던 AMD의 추격이 거세다. 10여년 전 일찌감치 팹리스 업체로 전환한 AMD는 TSMC를 통해 지난해 7나노 기반 GPU와 CPU를 출시하는 등 빠르게 인텔의 앞마당을 잠식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AMD가 자일링스(Xilinx)를 350억달러(약 39조원)에 인수한다고 밝혀 또 다시 인텔을 긴장시키고 있다.

자일링스는 특수반도체인 FPGA 분야 1위 업체다. FPGA는 하드웨어적으로 재프로그래밍이 가능한 반도체로 자동차, 항공기, 전장시스템, 통신기지국 등 주로 고신뢰성 애플리케이션에 탑재된다. 데이터센터와 인공지능, 5세대 통신(5G)에서 활용도가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AMD로서는 자일링스 인수를 통해 인텔-알테라 연합과의 정면 승부를 선언한 셈이다. 앞서 인텔은 지난 2015년 FPGA 2위 업체인 알테라를 167억달러(약 19조원)에 인수했다.

AMD의 이 같은 거센 추격은 인텔이 계륵인 낸드사업부 매각을 통해 '선택과 집중'에 나설 수밖에 없었던 배경이기도 하다. 서버용 CPU에서 아직 인텔이 우위를 점하고 있지만 데스크탑 시장에선 인텔과 AMD의 순위가 언제 바뀌어도 이상하지 않은 흐름으로 흘러가고 있다.

<출처=삼성증권>

◆ 빅데이터 시대 총아로 떠오른 엔비디아, 인텔 시총의 1.8배

400억달러(약 45조원)에 ARM을 품은 엔비디아도 시스템반도체 시장 격변을 예고했다. 엔비디아는 주력이 GPU다. 2017년 비트코인 열풍과 함께 채굴 붐이 한창 불면서 병렬 데이터 처리 기술을 갖춘 GPU 가격이 급등한 바 있다. 당시 엔비디아 주가도 함께 폭등했다.

이후 비트코인 채굴 열풍이 시들었지만 엔비디아의 저력은 그대로 이어졌다. 빅데이터 처리에서 CPU 대비 GPU가 우월한 성능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CPU는 다양하고 고도화된 작업 처리에 있어 우월하지만 단순 반복 작업이 주를 이루는 빅데이터 분야에 있어서는 GPU 대비 가성비가 떨어진다.

GPU의 태생은 CPU를 보조하는 그래픽카드에 불과했지만 이제는 CPU가 담당했던 영역을 대체한다. 데이터센터를 비롯해 인공지능, 자율주행 등에서 GPU 활용이 늘면서, 엔비디아 시총은 이미 인텔의 1.8배로 커졌다.

GPU 강자인 엔비디아는 왜 ARM을 인수한 것일까. ARM은 저전력 반도체를 전문으로 설계하는 회사다. 전 세계 모바일칩(AP)은 거의 대부분 ARM 설계를 기반으로 한다. 애플의 AP 'A시리즈', 퀄컴 스냅드래곤, 삼성전자 엑시노스 모두 ARM에 로열티를 내고 설계자산을 사용한다.

엔비디아 입장에선 ARM의 저전력 설계 기술을 활용해 서버 시장에서 인텔과 경쟁하는 것은 물론이고 상대적으로 취약한 모바일 시장에 도전할 수 있는 발판도 함께 마련했다.

김영우 SK증권 애널리스트는 "엔비디아-ARM, 자일링스-AMD, 퀄컴의 서버 및 엣지컴퓨팅 분야 제품 역량 강화는 향후 인텔에 큰 위협이 될 것"이라며 "인텔의 낸드사업부 매각 자금은 알테라와의 연합 효과를 공고히 하기 위한 투자 자금으로 이용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엔비디아 [사진=로이터 뉴스핌]

◆ 반도체 기업들, '영끌' M&A 중이지만…멈춰버린 '삼성의 시간'

반도체 시장이 대형 M&A로 요동치고 있지만 정작 현금을 움켜쥔 삼성전자는 정중동의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D램 업계 2위인 SK하이닉스는 인텔 사업부 인수로 낸드플래시 글로벌 2위를 노리고 있고 엔비디아, AMD 등도 자신의 부족한 부분을 합종연횡을 통해 메우면서 새로운 영역에서 패권 확보에 나서고 있다. 삼성전자가 2016년 하만 인수에 이어 대형 M&A에 나설 것이란 기대가 커지는 이유다.

현재 초격차 전략을 통해 메모리 업계 부동의 1위를 유지하고 있는 삼성전자이지만 나머지 분야에서는 수 년째 순위 상승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지나치게 전선이 넓은 탓이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의 경우 메모리 분야에서 하이닉스와 마이크론, 도시바 등과 싸우면서 이미지센서는 소니와 경쟁하고 파운드리는 TSMC, PMIC는 노바텍과 경쟁한다"며 "한 분야에만 올인하는 거대 기업들과의 경쟁에서 모두 승리를 하는 것이 말처럼 쉽지 않다"고 말했다.

삼성이 2030년 1위 달성을 목표로 내건 글로벌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을 보면 올해 3분기 기준 TSMC 53.9%, 삼성전자 17.4%, 글로벌파운드리 7% 등으로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예측했다. TSMC와 삼성전자의 격차는 36.5%p로, 지난 2분기 32.7%p보다 확대됐다.

최상위권 팹리스 업체들이 우선적으로 TSMC를 먼저 찾으면서, TSMC 입장에선 기술 개발→위탁생산→투자 확대의 선순환 싸이클이 만들어졌다. '고객과 경쟁하지 않는다'는 TSMC의 마케팅 전략이 유효한 셈이다.

7나노 이하 공정에서 필수적인 극자외선(EUV) 노광장비 확보 경쟁에 있어서도 TSMC가 삼성전자에 비해 한발 앞서나가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네델란드행 비행기에 급히 오른 이유기도 하다.

[서울=뉴스핌] 김선엽 기자 = 2020.11.05 sunup@newspim.com

물론 모든 M&A가 해피엔딩으로 끝난다는 보장은 없다. ARM을 인수한 엔비디아의 지난해 매출액은 109억달러(약 12조원)에 불과하다. 자금이 부족한 탓에 소프트뱅크 측과의 주식교환이 병행됐다.

게다가 ARM의 지난해 매출액은 19억달러(약 2조원)로 매각금액의 5%에도 못 미친다. 고평가 논란이 끊이지 않는 이유다. SK하이닉스 역시 인텔 낸드사업부 인수금액 중 50% 가량은 회사채 시장을 통해 조달할 예정이다. AMD 역시 자일링스 인수 발표 당일 주가가 4% 하락했다.

삼성전자가 보유한 순현금은 3분기 말 기준 98조2800억원이다. 상대적으로 재원 여력이 있지만 경영진이 사법 리스크에 발목이 잡힌 탓에 실무자 수준에서의 검토만 이뤄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수 백억원대면 가능할지 몰라도 수 조원대 M&A는 재판을 앞둔 상황에서 쉽지 않을 것"이라며 "반도체 기업들은 대부분 덩치가 큰데다 고객과 사업이 겹치지 않아야 하는 등 여러 조건들을 피해야 해 최종 성사까지 난관이 많다"고 말했다. 

sunup@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尹대통령 국정 지지율 30.1%…부정평가 66.7% '경고등' [서울=뉴스핌] 김종원 전문기자 =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이 30.1%가 나왔다. 지난 2주 전 뉴스핌 정기 여론조사 38.1%보다 8%포인트가 빠졌다. 반면 부정 지지율은 66.7%로 2주 전 59.3%보다 7.4%포인트가 오른 70%에 육박했다. 정부·여당의 4·10 22대 총선 참패에 따른 국정 심판 여파가 아직도 전 연령과 전국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인다. 국민 10명 중 7명 가까이 윤 대통령의 국정 운영에 대해 부정적 여론이 거센 상황에서 취임 2년을 맞는 윤 대통령의 국정 동력 확보에 경고등이 켜졌다. 이번 정례 여론조사는 뉴스핌 의뢰로 미디어리서치가 지난 4월 29일부터 30일까지 이틀 간 전국 만 18살 이상 남녀 1006명을 대상으로 실시했다.   4·10 총선 민의에 따른 윤 대통령과 제1야당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 간의 지난 29일 첫 영수회담 결과는 아직 민심에 온전히 반영되지 않아 좀 더 여론의 추이를 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정례 조사에서 '매우 잘하고 있다' 15.2%, '잘하고 있는 편' 14.9%로 국정 긍정 평가는 30.1%였다. 4·10 총선 직후 2주 전인 지난 4월 15·16일 뉴스핌 정기조사 때 긍정평가 38.1%보다 8%포인트 하락했다. 윤 대통령의 국정 운영에 대한 긍정 지지율이 뉴스핌 정기 여론조사에서 30%선이 무너질 위기에 처했다. 사실상 국정 장악과 국정 운영 동력 확보에 빨간불이 들어왔다. 부정평가는 '매우 잘 못하고 있다' 57.2%, '잘 못하는 편' 9.5%로 국민 10명 중 7명에 가까운 66.7%였다. 지난 2주 전 조사 59.3%보다 7.4%포인트가 많아졌다. 윤 대통령의 국정 운영에 대한 긍·부정 격차는 지난 2주 전 조사와 비교해서 21.2%포인트에서 36.6%포인트로 크게 벌어졌다. 연령대별로 보면 30대에서 부정평가가 79.2%로 가장 높았다. 40대 77.4%, 50대 70.4%로 30·40·50세대 10명 7명이 윤 대통령 국정 운영에 대해 부정적이었다. 70대 이상에서만 부정 41.0%, 긍정 48.0%로 긍정 평가가 조금 앞섰다. 지역별로는 정부와 여당인 국민의힘의 전통 지지층인 대구경북(TK)에서도 긍정 40.9%, 부정 54.4%로 부정 수치가 10%포인트를 훌쩍 넘어섰다. 부산울산경남(PK)에서는 긍정 35.5%, 부정 61.6%로 긍·부정 격차가 절반 가까이 됐다. 광주전남전북 호남에서는 부정 80.9%, 긍정 16.5%로 10명 중 8명이 부정적이었다. 정당별 지지층에서도 지지층이 없는 무당층의 69.1%가 부정, 긍정 27.9%로 10명 중 7명 가까이가 부정적 평가였다. 김대은 미디어리서치 대표는 윤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이 크게 떨어진 이유에 대해 "지난달 29일 이재명 야당 대표와 취임 후 700여 일 만에 첫 영수회담을 했지만 국론 분열과 민생 위기를 타개할 뚜렷한 해법은 없었다"고 분석했다. 김 대표는 "오히려 4·10 총선 참패 이후 단행한 대통령실 비서실장에 찐윤' 인사를 임명하는 등 윤 대통령의 변하지 않는 일방적·독선적 국정운영 스타일과 함께 답이 보이지 않는 의대 증원 문제에 대한 국민 피로감이 커졌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김 대표는 "물가 상승으로 인한 민생 경제 불안감 등 여론이 악화되면서 지지층 마저 대거 이탈하며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이 추락했다"고 분석했다. 이번 조사는 무선(100%) 가상번호 임의걸기(RDD) 자동응답(ARS) 방식으로 진행됐다. 신뢰 수준은 95%에 표본 오차 ±3.1%포인트, 응답률은 2.9%다. 자세한 조사 내용은 미디어리서치 홈페이지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kjw8619@newspim.com 2024-05-02 06:00
사진
"몸 힘들어도 환자 위했는데, 공공의 적 됐다" 전공의 '울먹' [서울=뉴스핌] 방보경 노연경 기자 = 의과대학 학생, 전공의 등은 정부가 독단적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전공의 대표는 '정부가 우리를 악마화하는 과정에서 (환자와의) 신뢰를 깨고 있다'고 호소하기도 했다.  서울의대·서울대병원 교수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서울의대 비대위)가 30일 개최 의료개혁 관련 긴급 심포지엄에서 박재일 서울대병원 전공의 대표는 "국민 위한 의료개혁이 올바른 방향 무엇인가를 고민했는데, 공공의 적이 돼버렸다"며 울먹였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3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대학교 병원 제일제당홀에서 열린 서울의대-서울대병원 교수협의회 비대위 긴급 심포지엄에 의료진들이 참석해 있다. 2024.04.30 pangbin@newspim.com 이날 열린 심포지엄은 의대 정원 확정을 앞두고 이뤄졌다. 교수들은 의료대란의 배경 및 정부에 제시할 정책 대안을 짚었다. 김민호 서울대 의과대학 학생회장과 박재일 서울대병원 전공의대표 역시 자리에 참석해 입장을 표명했다.  특히 박 대표는 혈액종양내과에서 일해오면서 느꼈던 개인적인 소회를 털어놨다. 박 대표는 "수련받으면서 몸이 힘든 시간이 있었지만, 몸이 힘들수록 내 환자의 몸은 건강해질 거라고 믿었다"고 했다.  그는 "내과 1년차 때 맡았던 환자에게 매일 울면서 어떤 말을 해드려야 하는지 머릿속으로 생각했다. 신을 믿지 않지만 인생에서 처음으로 기도를 했다"며 "(그분을 볼 때마다) 복도로 다시 나와서 심호흡하고 커튼까지 갔다가 돌아오는 걸 반복했다"며 개인적인 경험을 공유했다.  박 대표는 "2년 후 그분이 완치된 것을 보고 힘든 상황에 환자들 곁에 있고 싶어서 혈액종양내과를 지원했다"며 "회복한 환자들의 감사인사와 편지를 마음속에 품는데 정부는 전공의를 악마화해서 국민 간의 갈등을 부추기고 있다"며 말을 잇지 못했다.  이어 "자부심과 긍지 갖고 환자 곁에서 일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 달라"며 "기피과가 있다면 시스템 개선해서 모든 전공의들이 소신껏 지원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했다.  박 대표의 발표가 끝나자 30초 이상의 큰 박수소리가 이어졌다. 박 대표는 자리로 돌아간 뒤에도 휴지를 손에 쥐고 연신 눈물을 닦았다. 동료 전공의로 보이는 몇몇은 눈물을 훔치기도 했다. 방재승 분당서울대학교병원 교수는 "교수이자 선배의사로서 부끄럽기도 하고 마음이 심란하다. 전공의 대표가 저렇게 슬픈 모습 보이는 것은 진심이 아니면 나올 수 없다"며 "정부는 전공의 복귀를 이야기하기 전에 진실된 마음으로 의대생과 전공의에게 사과해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3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대학교 병원 제일제당홀에서 열린 서울의대-서울대병원 교수협의회 비대위 긴급 심포지엄에 의료진들이 참석해 있다. 2024.04.30 pangbin@newspim.com 박 대표는 발표에서 정부가 전문직, 수련생, 노동자 등의 정체성이 혼재된 전공의의 입장을 철저히 무시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의료계는 오래전부터 의료체계 문제점 분석해 정부에게 해결책을 제시해 왔다. 하지만 정부는 보건의료정책 심의위원회에서도 알 수 있듯, 의료계 현장 목소리를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았다"고 했다.  특히 "타국과 비교했을 때 전문가 의견 태도가 반영되지 않았고, 의료개혁특별위원회까지 지속됐다"며 "정부는 의료체계 전반적 문제점을 잘못 진단하고 엉뚱한 해결책을 내놓고 있다"며 초기 진단과정부터 되짚어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민호 의과대학 학생 대표 역시 정부가 의료계와 교육에 대한 이해도가 낮다는 점을 지적했다. 김 대표는 "정부는 필수의료만이 국민의 건강을 위해 필요하며, 비필수의료는 시스템을 왜곡하는 주범인 양 몰아가고 있다"며 "저수가 박리다매 의료 시스템이 고성장 시대가 끝나자 통째로 무너져내리고 있는데, 이를 정부가 좁고 자의적인 범위로만 보고 있다"고 했다.  이어 "증원으로 교육 질 저하, 의료 질 저하 발생하면 책임 결과 또한 의료인이 같이 안게 된다"며 "학생들은 (정부 정책이) 의료와 의학을 위하는 진심 어린 정책이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김 대표는 ▲시스템적 접근 필요 ▲현장의 목소리 청취 ▲필수의료패키지 반대 등의 안건을 내놓으며 대정부 요구안을 제시했다.  hello@newspim.com 2024-04-30 15:03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