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대출행태 서베이...대출태도지수 -5
기업 신용리스크 확대 전망, 실적 부진 우려↑
[서울=뉴스핌] 백지현 기자 = 상반기 코로나19에 대응해 극적으로 금융지원에 임했던 은행들이 여신건전성 관리를 위해 대출 문턱을 한층 높일 전망이다. 특히 정부가 신용위험으로 주범으로 지목한 가계신용대출을 중심으로 대출이 까다로워질 것으로 보인다.
12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금융기관 대출행태 서베이 결과에 따르면 올해 4분기 중 국내은행의 대출태도지수는 3분기에 비해 강화될 전망이다.
[사진=한국은행] |
서베이는 지난 9월 14일부터 25일까지 총 201개의 금융기관(국내은행 17개, 상호저축은행 16개, 신용카드회사 8개, 생명보험회사 10개 및 상호금융조합 150개)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지수가 플러스(+)면 '대출 태도 완화'(신용위험 증가·대출수요 증가) 라고 응답한 기관의 수가 '대출 태도 강화'(신용위험 감소·대출수요 감소)라고 응답한 금융기관의 수보다 많음을, 마이너스(-)면 그 반대를 의미한다.
가계 일반대출은 -9로 가장 낮은 지수를 보였다. 한은 관계자는 "여신건전성 관리 강화, 취약계층을 중심으로 한 차주의 채무상환능력 저하 우려 등으로 가계 일반대출을 중심으로 다소 강화됐다"며 "당국의 신용대출 규제 영향도 있다. 3분기 중 신용대출이 크게 증가하다보니 대출을 관리하고자 하는 움직임으로 풀이된다"고 전했다. 앞서 지난 8월 6대 은행의 신용대출 증가액은 한달새 4조1611억원 폭증하며 역대 최대 증가폭을 기록했다.
가계 주택대출은 -6으로 집계됐다. 여전히 정부의 주택 관련 대출 규제가 영향을 미쳤다.
기업에 대한 대출태도는 대내외 경기 불확실성으로 강화됐다. 기업별로는 대기업이 -3, 중소기업이 -3로 집계됐다. 다만, 코로나19 대출 만기연장과 이자상환 유예조치 연장과 소상공인 금융지원 프로그램 확대 시행은 대출태도를 완화하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은행들은 가계와 기업의 신용위험이 높아질 것이라고 판단했다. 특히 실물 경기 부진이 이어지면서 기업실적에 대한 우려가 커졌다. 대기업과 중소기업은 각각 15, 24로 집계됐다. 가계는 지난분기와 동일하게 26으로 조사됐다. 종합 차주별 신용위험지수를 24였다.
대출수요는 중소기업을 중심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측된다. 대기업은 6에 그친 반면, 중소기업은 24로 집계됐다.
가계 역시 소득부진과 주택관련 대출규제 강화로 일반대출을 중심으로 수요가 계속해서 높을 것으로 예상됐다. 가계주택은 3, 가계일반은 29로 조사됐다.
한편, 비은행금융기관에서는 카드사를 제외하고 대부분 업권에서 대출태도를 강화할 전망이다. 대내외 불확실성 지속, 여신건전성관리, 정부 부동산 관련 대출 규제 등이 영향을 주는 요소로 꼽힌다.
신용카드사의 경우 수익성 제고를 위한 업권내 대출 확대 기조 하에 완화된 대출태도를 유지한다는 방침이다.
lovus23@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