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전문가 "트럼프 처럼 쇼만 하지 않을 것…바텀업 추구"
美 전문가 "핵순결 촉구 등 소득 없는 정책 이어갈 듯"
[서울=뉴스핌] 노민호, 송기욱 기자 =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이 19일(현지시간) 미국 민주당 대선후보로 공식 지명된 가운데, 국내외 전문가들은 그가 대선에서 승리할 경우 과거의 대북정책으로 회귀할 가능성에 무게를 실었다.
세부적으로 국내 대북 전문가들은 실무협상을 중시하는 '바텀 업' 형식을 기반으로 북한과 협상을 모색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했다.
미국의 대북 전문가들은 큰 틀에서 동맹을 더 중시하면서 협상을 통해 북한과의 주고받기를 모색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조 바이든 전 부통령.[사진=로이터 뉴스핌] |
◆ 윤덕민 "바텀 업 방식 통해 치밀하게 쌓아 올라가는 스타일"
윤덕민 전 국립외교원장은 19일 뉴스핌과의 통화에서 "바이든이 당선되면 트럼프처럼 쇼만 하는 스타일은 아닐 것"이라며 "역대 정부들이 해왔던 것처럼 바텀 업 방식을 통해 치밀하게 (정상 간 합의까지) 쌓아 올라가는 스타일로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윤 전 원장은 "트럼프 (대북 접근법은) 실질적으로 북한의 핵무기가 없어지지도 않았고, 미사일은 오히려 늘어나고만 있다. 바이든은 그런 과정 되풀이하지 않을 듯"이라고 했다.
최강 아산정책연구원 부원장은 "바이든은 트럼프가 했던 보여주기 식이 아닌 꼼꼼히 따져가면서 북핵문제를 다룰 것"이라면서도 "단 그렇다고 바이든이 소프트하게 나가지는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 부원장은 "좀 더 구체적인 걸 따지고 지속적인 대북 압박을 계속할 것"이라며 "압박과 대화를 병행하는 형식으로 갈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조진구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정권이 바뀌면 6개월 정도는 인사를 비롯해 정책 전면 재검토의 시간이 필요하다"며 "미중문제 등 예전과는 달라진 상황을 어떻게 인식할지 침착하게 보지 않으면 안 된다"고 했다.
조 교수는 "다시 말해 대선이 정상적인 상황에서 이뤄지는 것이 아니다"며 "현재 바이든이 대북정책에 대해 명확하게 얘기하는 것도 아니어서 단순히 과거로 회귀하는 거 아니냐는 것은 추측일 뿐.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윌밍턴 로이터=뉴스핌] 최원진 기자= 지난 12일(현지시간) 미국 델라웨어주 윌밍턴시 알렉시스 두폰트 고등학교에서 민주당 대선 후보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과 러닝메이트 카멀라 해리스 상원의원(캘리포니아)이 이날 처음으로 함께 유세했다. |
◆ 테드 카펜터 "'핵순결 촉구' 등 소득 없는 정책 이어갈 듯"
미국의 대북 전문가들은 동맹 중시와 북미간 주고받기 형식의 사실상 '단계적 비핵화' 가능성에 주목했다.
19일 미국의소리(VOA) 방송에 따르면 미 군사안보 전문매체 '내셔널 인터네스트'는 최근 전 세계 40명의 북한 전문가들에게 "바이든 후보가 당선될 경우 그의 대북 정책을 어떻게 예상하느냐?"를 주제로 기고문을 받았다.
18일 기준, 9명이 답변한 가운데 5명이 '동맹 중시'를 언급했고, 7명은 '북한과 협상을 통한 주고받기'를 예상했다.
특히 북한과 고위급 실무회담을 추진하며, 정상회담을 통해 최후 승인을 하게 될 것으로 예상했다.
조셉 나이 하버드 교수는 동맹 강화를 강조하며 "바이든 정부가 북한과 '협상 패키지'를 시도할 수 있으나 전망은 밝지 않다"면서 "협상이 실패하면, 미국과 한국은 당황하지 말고 북한에 변화가 올 때까지 국방력을 강화한 채 평화를 유지하고 있으면 된다"고 밝혔다.
테드 카펜터 케이토 연구소 선임연구원은 "바이든 정부가 북한이 '핵 순결'(nuclear virginity)로 돌아가길 촉구하는 수십 년간 지속된 헛되고 아무 소득 없는 정책을 이어가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특히 바이든 후보의 경우 또 다른 북미정상회담 전 북한에 의미있는 핵 조치를 요구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혀왔다"며 "하지만 북한이 이에 응할 리 없다는 점에서 북미 간 긴장 완화 가능성은 트럼프 정부 때 보다 줄어들 것"이라고 덧붙였다.
no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