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에 무신사 신발 거래량 60% 급증
신발업체도 온라인 강화...양판점 의존 줄어
[서울=뉴스핌] 구혜린 기자 = 신발유통업체들이 회원수 770만명을 보유한 국내 최대 규모 온라인 패션 플랫폼 무신사를 경계의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언택트(비대면) 쇼핑이 대세로 떠오르면서 무신사에서 스니커즈를 구매하는 이들이 늘고 있는 탓이다.
반면 레스모아 등 기존 신발편집숍들은 적자가 지속되자 오프라인 점포도 속속 철수하고 있다. 유통업체에 신발을 공급하고 있는 나이키, 아디다스 등도 오프라인보다 온라인 채널 영업을 강화하는 추세다.
◆무섭게 성장하는 무신사...코로나19에 신발 거래량도 60% ↑
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온라인 패션 플랫폼 무신사는 스니커즈 리셀 플랫폼을 새롭게 론칭하는 등 슈즈 카테고리를 강화하고 있다. 무신사는 이달 초 리셀 플랫폼 '솔드아웃'을 론칭하며 슈즈 마니아들을 공략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서울=뉴스핌] 구혜린 기자 2020.07.30 hrgu90@newspim.com |
패션 업계가 고사 직전인 것과 대비해 무신사의 성장세는 놀라운 수준이다. 무신사는 지난해 매출로 전년 대비 105% 증가한 2197억원, 영업이익은 92% 증가한 493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말 550만명을 돌파한 회원 수는 올해 700만명까지 늘어났다.
판매 품목 중에서도 신발 카테고리의 매출은 매년 증가세다. 무신사 관계자는 "슈즈류는 매해 인기가 높은 무신사의 스테디셀러 카테고리"라며 "올 1분기 스니커즈 상품수는 전년 대비 40%가량 증가했고 판매량도 30% 늘었다"고 설명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무신사 신발 매출은 더 늘어났다. 올 상반기(1~6월) 무신사 신발 전체 거래량은 전년 동기 대비 60% 이상 증가했다. 스니커즈 품목 거래량 역시 전년 동기 대비 약 45% 증가했다.
슈즈 카테고리 강화는 조만호 무신사 대표의 기조가 반영된 것이다. 조 대표의 신발 사랑은 업계에서도 익히 알려진 바다. 무신사의 출발 자체가 '무진장 신발 사진이 많은 곳'(무신사)이란 이름의 프리챌 스니커즈 마니아 커뮤니티였다.
◆사이즈 안 맞아도 교환하면 끝?...온라인 채널 힘 주는 업체들
무신사의 슈즈 매출이 확대되는 동안 신발유통업체들의 실적은 감소세다. 레스모아의 지난해 매출은 1401억원을 기록, 전년 대비 7.3% 감소했다. 적자는 60억원에서 91억원으로 확대됐다. 슈마커의 경우 매출이 6% 증가했으나 당기순손실 89억원으로 적자가 지속되고 있다.
편집숍에 입점하는 나이키, 아디다스 등 신발 업체들도 온라인 채널 영업을 강화하고 있는 추세다. 업계 관계자는 "신발은 사이즈 이슈가 있어서 오프라인 편집숍 의존도가 절대적이긴 하나, 교환·환불 절차가 간편해지면서 온라인 채널 매출이 점차 늘고 있는 추세"라며 "신규 제품이 나오면 빠르게 입점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무신사 사업 초기엔 이들 업체들이 입점 여부를 선택하면 그만이었다. 이제는 입장이 반대다. 입점을 위해 공을 들여야 하는 대상이 된 것. 이미 입점된 업체들도 관리를 위해 힘쓰고 있다는 전언이다.
지난해 온라인으로 전환한다는 결단을 내린 레스모아는 올 초 오프라인 매장을 모두 철수했다. 온라인 전문 편집숍으로 체질을 바꾼다는 방침이다. 레스모아 측은 해외 브랜드 비중을 축소하고 자체 브랜드(PB) 제품 위주로 온라인 사업을 전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대형 신발유통업체 관계자는 "국내 슈즈편집숍은 ABC마트코리아가 시장점유율 50%를 차지하고 기타 업체들이 각축을 벌이고 있는 형편"이라며 "이전엔 중점 지역 매장수 확보를 중시했으나, 자체 온라인 채널이나 마케팅을 강화하는 쪽으로 움직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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