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 첫날 흥행몰이...계산원 대폭 축소해 한때 혼란
주 타깃층 2030세대, 대체로 만족...소단량 특화매장으로 공략
[서울=뉴스핌] 남라다 기자 = "대형마트냐구요? 1~2인 가구를 겨냥한 소단량 특화매장입니다."
옛 그랜드마트 자리에 새롭게 문을 연 이마트 신촌점을 찾은 기자에게 이마트 관계자가 점포를 소개하면서 한 말이다.
16일 개장한 이마트 신촌점에 마련된 주류 특화 매장인 '와인앤 리큐프' 모습. [사진=남라다 기자] 2020.07.16 nrd8120@newspim.com |
◆오픈 첫날 흥행몰이...계산원 대폭 축소해 한때 혼란
지난 16일 오픈 첫날 신촌점은 '흥행몰이'에 성공한 모습이다. 그야말로 시장통을 방불케 했다. 매장 오픈 전부터 사람들로 인산인해였다. 도로에 늘어선 줄이 수백미터에 달했고 매장이 오픈하자마자 밀려든 사람들로 북적였다. 상품 구매를 마친 고객들이 계산을 위해 선 줄은 매장을 빙 둘러 쌌다.
이마트 신촌점은 옛 그랜드마트 자리에 개장했다. 서울 마포구 노고산동에 위치한 그랜드플라자 건물 지하 1~3층까지 3개층을 쓴다. 영업 면적은 1884㎡(약 570평) 규모로, 일반 대형마트(3000㎡ 이상)의 60%에 불과하다.
특히 마포에서도 핵심상권인 신촌 지역에 대규모 매장이 아닌 중형급 슈퍼마켓 규모 매장을 개점한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일단 매장 규모가 작은 만큼 쇼핑 카트를 없애고 장바구니만 배치했다. 또 계산원이 있는 계산대를 대폭 축소해 3개만 설치했다. 대신 무인 계산대를 대폭 늘려 지하 1층에 6대, 지하 2층에 8대 총 14대 준비했다.
16일 이마트 신촌점에 마련된 무인 계산대에서 매장 직원이 고객의 계산을 돕고 있다. [ 사진=남라다 기자] 2020.07.16 nrd8120@newspim.com |
대개 대형마트는 주 고객층이 40~50대지만, 이번에 문을 연 신촌점의 주 타깃층은 20~30대인 점을 반영한 결과다.
하지만 이날 매장에는 젊은 층보다는 40~50대 여성 고객들이 더 많이 찾으면서 한때 혼란이 빚어지기도 했다.
이마트 측은 큰 혼란을 막기 위해 무인 계산대 1개마다 매장 직원 1명을 배치해 고객을 친철히 응대했지만, 중장년층들이 익숙치 않은 무인 계산대 이용을 꺼리면서다.
마포구 신수동에 거주하는 김모(여·70)씨는 "회 한 접시, 키위 등 두 가지 상품을 샀는데 계산하려고 줄 선 지 오래됐다"며 "신촌에 이마트가 문을 연다고 해서 찾아왔는데 너무 복잡해서 다시 오지는 않을 것 같다"고 고개를 저었다.
이마트 신촌점 지하 1층에 길게 늘어선 계산 줄의 모습. [사진=남라다 기자] 2020.07.16 nrd8120@newspim.com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에 따라 출입구에 체온을 자동 측정하는 시스템도 갖췄다. 기계 앞에 멈추지 않고 그냥 지나가기만 해도 "정상 체온입니다. 통과하셔도 됩니다"라고 측정 결과를 안내했다. 코로나19 초기 증상인 고열이 있는 사람을 사전에 걸러내는 효과가 있다. 불특정 다수가 몰리는 다중이용시설에 대한 소비자들의 막연한 불안감을 해소하고 고객들이 안전하게 쇼핑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기 위한 조치다.
◆주 타깃층 2030세대, 대체로 만족...소단량 특화매장으로 공략
반면 젊은 층의 반응은 중장년층들과 사뭇 달랐다. 특화 상품에 만족한 표정이 역력했다. 신촌점 근처 직장에 다니는 김모(여·26)씨는 치즈 상품을 고르면서 "제품군이 다양하고 가격이 싸다"며 흡족해 하고는 "직장이 (신촌점) 근처에 있어 자주 이용할 것 같다"고 말했다.
젊은 층인 2030세대들이 많은 상권인 만큼 매장은 1~2인 가구를 겨냥한 소품종 그로서리 중심으로 꾸며졌다.
보통 소규모 매장은 신선식품보다는 비식품군 상품으로 채워지지만, 신촌점은 젊은 층을 겨냥한 특화 상품을 전진 배치한 것이다.
지하 1층에는 신선식품의 비중이 83%로 상대적으로 높다. 가장 눈길을 사로잡은 것은 1~2인용 소단량 상품과 가정간편식 품목인 밀키트 제품이다. 이날 소용량으로 묶어 800~1500원에 판매한 달걀 제품은 오전에 모두 팔려나가 완판됐다.
1~2인용 회와 초밥을 비롯해 990원 균일가인 소용량 야채와 조각 과일도 눈에 띄었다. '피코크 밀키트' 제품도 대규모 매장인 성수점과 비슷한 규모로 구성됐다. 한식인 된장찌개, 순두부찌개부터 감바스, 밀푀유 나베, 스파게티 등 외국 요리 제품까지 다양했다.
가장 사람이 몰렸던 곳은 수산물과 정육 코너였다. 이날 매장 오픈을 기념해 삼겹살은 100g에 1380원, 2~3인이 즐길 수 있는 광어와 연어 모듬회(360g 내외)를 1만6800원에 판매한다. 마트에서 다소 생경한 민어회는 2만원대에 판매했다.
지하 2층에 마련된 주류 통합 매장인 '와인 앤 리큐르'(Wine & Liquor)에도 손님들로 붐볐다. 특히 혼술족을 겨냥한 1인용 소형 주류제품도 선보였다. '루나즐 레포사도 50㎖' 1병을 5000원에, '시바스리갈 12년산 200㎖' 1병을 1만4900원에 판매 중이다. 이 외에도 일본산 주류와 꼬냑 등 혼술족을 위한 소용량 주류제품들도 볼 수 있었다.
16일 개장한 이마트 신촌점 와인앤리큐프 매장에서 판매 중인 소용량 주류상품들. [사진=남라다 기자] 2020.07.16 nrd8120@newspim.com |
지하 3층에는 가격 경쟁력을 갖춘 PB제품로 구성한 노브랜드가 자라잡았다. 신촌점 매장 밖에 설치된 사은품 진열대에는 6만원 이상 구매한 고객들이 이마트 쇼핑 캐리어를 받으려고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었다.
이마트 관계자는 "오픈 날인 만큼 다양한 세대가 매장을 찾아 다소 혼란이 있지만, 시간이 지나면 주 타깃층인 젊은 층이 주로 이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렇게 되면 무인 계산대를 이용해 혼란은 없을 것"이라며 "1~2인 가구를 겨냥한 특화 상품들이 많다. 이는 대형마트인 성수점과 비슷한 수준으로 구성됐다"고 말했다.
nrd812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