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기업 여성리더] 최승희 에스엔디파워닉스 대표
[서울 = 뉴스핌] 박영암 기자 = 지난해 12월 중순 6만여 명이 거주하는 미얀마 라카인 주 마나웅 섬. 전력난에 시달리던 이곳 주민들을 위해 국내 대기업이 지어 기부한 태양광발전시스템 준공식이 열렸다. 아웅산 수치 국가고문 등 미얀마의 실력자와 국내 대기업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이 자리에 에스엔디파워닉스라는 국내 기업 기술진도 당당히 같이했다. 이들은 태양광발전시스템을 설계하고 에너지저장장치(ESS) 등을 납품한 업체 대표로서 초대받았다.
[서울 = 뉴스핌] 박영암 기자 = 최승희 에스엔디파워닉스 대표는 기술력이 탄탄한 마이크로 그리드 전문회사로 키우겠다는 포부를 밝혔다.[사진=정일구 사진기자] 2020.07.07 pya8401@newspim.com |
에스엔디파워닉스는 국내 신재생에너지 분야의 작지만 강한 기업이다. 최승희 대표가 지난 2003년 전력전자 부품을 삼성전기에 납품하는 회사를 설립한 이후 줄곧 신재생에너지 한 우물만 파 왔다. 전체 16명 직원 중 13명이 엔지니어일 정도로 기술력을 중시한다. 이 때문에 창업 초기부터 시제품을 개발해서 양산 단계 직전의 시제품을 국내외 대기업에 납품하는 기술개발회사로 명성을 쌓아 왔다. 전형적인 ODM(제조업자개발생산) 업체였다.
ODM 방식으로 전기차 충전기를 개발, 일본 JFE엔지니어링을 통해 전기차 버스회사와 전기차 택시회사에 수출했다. 일본 NTT도코모에 중계기용 통신 무정전 전원장치(UPS)를 3000대 납품하기도 했다. 가정용 에너지저장장치도 400대 정도 수출했다. 미국 업체에는 자동전압조절기(AVR) 등을 10년 이상 납품했다. 국내에서도 한국전력 20여 개 지사에 에너지저장장치 시스템을 설치했다.
최 대표는 이 같은 성과에도 불구하고 ODM만으로는 성장에 한계를 느낀다. 시제품 설계와 디자인 개발만으로는 안정된 매출을 기대하기 힘들었다. 이에 그동안 축적한 원천기술을 바탕으로 자체 브랜드로 승부를 걸기로 결심한다.
자체 브랜드 출시에 앞서 자체 기술을 공인받는 작업에 착수했다. UPS 기능을 가진 PCS(전력변환시스템)를 개발해 NET(신기술 인증)와 NEP(신제품인증제도) 등 전력전자 분야의 다양한 인증을 취득했다. 경기도 안산시 경기테크노파크에 위치한 사무실을 방문하면 최 대표는 회사가 취득한 각종 인증을 자랑 삼아 보여준다. 2014년부터 본격적으로 에스앤디파워닉스 이름으로 신재생에너지 관련 전기전자 제품을 출시했다.
◆ "ESS, AVR 등 신재생에너지 분야 원천기술 확보"
현재 주력제품은 태양광, 풍력, 조력 등을 전기로 전환해서 저장하는 에너지저장장치(ESS)와 여기에 들어가는 전력변환시스템(PCS)이다. 태양광을 직류 형태로 저장한 후 일상에서 사용하는 교류로 전환하는 태양공 인버터, 전압 변동성을 줄이는 자동전압조절기(AVR), 통신용 중계기 무정전 전원장치(UPS) 등이다.
[서울=뉴스핌] 박영암 기자= 에스엔디파워닉스는 모잠비크 미얀마 등 소외 지역에 전기를 수출할 정도로 태양광발전시스템 설계 및 장비제조사로 원천기술 다수 확보하고 있다. [사진=정일구 사진기자] 2020.07.07 pya8401@newspim.com |
태양광발전설비시스템 설계 및 디자인 능력도 대기업이 먼저 해외 진출을 제의할 정도로 탁월하다. 지난해 말 준공한 미얀마는 물론 이미 5년 이상 실증작업 중인 아프리카 모잠비크에도 태양광발전시스템을 수출했다. 앞으로 라오스, 쿠웨이트, 러시아에도 진출할 계획이다.
사업 초기 엔지니어 출신이 아니라서 복잡한 전력전자 분야 단어도 생소했다는 최 대표. 그는 전문용어를 하나씩 이해하고 전체 시스템을 공부하면서 이제는 직접 해외 수주도 할 만큼 전문지식을 쌓았다. 시스템 설계를 놓고 엔지니어 직원들 간 이견을 조율하거나 납품처의 다양한 요구도 명쾌하게 정리하는 등 최고경영자로서 역량을 발휘하고 있다. 신재생에너지 분야의 독보적인 여성 CEO로서 입지를 다졌다.
최 대표는 앞으로 기술력이 탄탄한 굴지의 마이크로 그리드(전력선이 못 들어가는 외지에 소규모로 전력을 자급생산하는 시스템) 전문회사로 키우고 싶다는 희망을 피력한다. 마이크로 그리드의 생산성을 높여 모잠비크나 미얀마처럼 문명의 혜택을 누리지 못하는 지역에 전기를 공급하는 의미 있는 일을 하면서도 직원들과 성과를 공유하고 싶다고 말한다. "남을 행복하게 하면서 돈을 벌자"는 게 최 대표의 지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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