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터=뉴스핌] 김선미 기자 = 미얀마 북부의 한 옥광산이 산사태로 매몰돼 최소 113명이 사망했으며 실종자가 다수 남아 있어 사망자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미얀마 북부 카친주(州) 흐파칸트 지역의 옥광산에서 2일(현지시간) 오전 8시경(현지시간) 폭우에 따른 산사태로 진흙 절벽이 무너지면서 광부들이 한창 작업 중이던 옥광산을 덮쳤다.
미얀마 옥광산 산사태 현장에서 구조대원들이 시신을 수습하고 있는 모습이 소셜미디어에 게재됐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
미얀마 소방당국은 구조대원들이 지금까지 113구의 시신을 수습했으나 아직 실종자가 남아 있어 사망자가 더 늘어날 것이라고 전했다.
광산 운영 규제가 미흡해 산사태 등 사고로 인한 인명 피해가 종종 발생하는 흐파칸트 지역에서도 이날 사고는 지난 2015년 약 100명의 사망자를 낸 광산 사고 이후 최악의 참사로 기록됐다.
소셜미디어에 올라 온 동영상에는 시커먼 진흙이 쓰나미처럼 옥광산으로 밀려들자 미친 듯이 언덕 위로 올라가려 애쓰는 광부들의 모습이 나타나기도 했다.
이 사건을 목격한 한 광부는 "누군가가 '피해!'라고 소리치는 순간 언덕 아래 쪽에 있던 사람들이 모두 사라졌다"며 "진흙 속에 매몰돼 살려달라고 외치는 사람들이 있었지만 누구도 이들을 도울 수 없었다"고 말했다.
지역 시민사회 단체 소속 탄 흘라잉은 이날 사망자 대부분이 대규모 광산업체가 채집하고 남은 옥 부스러기를 줍던 무소속 광부들이었다고 전했다. 그는 30명 가량이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으며, 아직 100명 가량이 실종 상태라고 밝혔다.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아웅산 수치 미얀마 국가 고문은 2016년 취임 당시 광산 안전 문제를 해결했다고 약속했으나, 활동가들은 변한 것이 거의 없다고 비난했다.
정부가 공식 발표한 미얀마의 옥 판매 규모는 2016~2017년 기준 7억5000만달러(약 8992억원)로 집계됐으나, 전문가들은 실제 규모는 훨씬 많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미얀마산 옥은 주로 중국으로 수출된다.
탄 흘라잉은 지방 관료들이 폭우가 내린 후 지역 주민들에게 광산에 가지 말라고 경고했으나 소득이 없는 무소속 광부들은 가족들의 생계를 위해 다른 방도가 없었다며, "이러한 비참한 사이클에서 탈출할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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