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회의서 구석현 노조 위원장 직무정지 의결
노조비로 렌트한 차량 사유화도 모자라 주유비도 청구
노조원 "어렵게 출범했는데 노조원 실망 커져 대규모 탈퇴 우려"
[고양=뉴스핌] 이경환 기자 = 경기 고양시 공직자들의 기대를 안고 지난 2018년 출범한 고양시 공무원노조(공노조)의 초대 위원장이 횡령 등의 의혹이 제기되며 불명예스러운 퇴진을 앞두고 있다.
공노조는 지난달 31일 대의원 정기회의에서 구석현 위원장에게 자진사퇴를 요구했으나 구 위원장은 이를 거부했다.
이날 대의원은 구 위원장이 노조 명의로 렌트한 차량을 개인적으로 사용하고, 주유비까지 노조비로 충당한 점 등을 문제 삼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고양시청 전경. [사진=고양시] 2020.07.01. lkh@newspim.com |
공노조 관계자는 1일 "대의원 정기회에서 구 위원장의 직무정지를 의결했다"고 밝혔다.
공노조 측은 구 위원장이 노조비로 매달 57만원의 렌트료를 지불하고 있는 말리부 차량을 1년 간 개인적으로 사용하고 주유비 370만원도 청구해 받아낸 것으로 보고 있다.
구 위원장은 사용처가 불분명하게 노조비를 사용했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이에 따라 노조 대의원들은 구 위원장의 자진사퇴를 촉구했지만 구 위원장은 이를 거부하고 소명의 기회를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의원들은 구 위원장의 직무를 정지하는 한편, 총회를 열고 불신임 투표를 열고 노조원들의 뜻을 반영해 구 위원장에 대한 거취를 결정할 계획이다.
공노조는 비상대책위를 구성하고 노조 공백을 최소화 한다는 방침이다.
뉴스핌은 구 위원장의 입장을 듣기 위해 수차례에 걸쳐 통화를 시도했지만 연락이 닿지 않았다.
고양시는 지난 2006년 9월 당시 행정자치부의 지침에 따라 전국공무원노조 사무실이 해제되고 지난 2018년 경기도 31개 시군 가운데 가장 마지막으로 노조를 설립해 공직자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고 출범했다.
고양시의 한 노조원은 "당시 행자부 지침 뿐 아니라 노조 간부들의 횡령 등이 문제가 됐던 만큼 이번 사태로 실망한 많은 노조원들이 탈퇴를 하게 될까 우려된다"며 "노조의 순기능을 다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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