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양 2분기 역대 최대 실적 예상 vs 오뚜기 베트남 법인 성장세
[서울=뉴스핌] 장주연 기자 = 라면 업계 2위 자리를 놓고 오뚜기와 삼양식품이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영증(코로나19) 이후 국내외 라면 판매량이 급증하면서 양사 매출은 꾸준히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삼양식품은 기세를 몰아 '불닭'으로 내수 시장 공략에 나섰고 오뚜기는 공격적인 마케팅과 동남아시아 공략을 무기로 자리 지키기에 들어갔다.
◆삼양식품은 '불닭'을 타고…꾸준한 성장세
28일 업계에 따르면 삼양식품은 올 1분기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1분기 연결기준 매출은 1564억원, 영업이익은 267억원이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약 29%, 73% 증가한 수치다. 삼양식품 매출을 견인한 건 라면 수출이다. 1분기 수익 1564억원 중 면·스낵류 판매량은 1534억원으로 전체 90%를 훌쩍 넘는다. 해외 수익 역시 전체 절반에 달하는 773억원이다.
여기에는 '불닭' 브랜드 공이 컸다. 2012년 출시 후 꾸준히 인기를 얻고 있는 불닭은 지금까지 24개(스낵류·소스 및 해외 전용 제품 포함) 제품으로 파생해 23억개 이상 판매됐다. 2017년부터는 해외 판매량이 국내 판매량을 앞지르기 시작, 지난해 해외에서만 4억여개를 팔았다.
2분기 전망도 밝다. 국내 라면 수출 증가로 수출의 45%를 차지하는 삼양식품 성장은 기정사실화됐다. 관세청이 발표한 4~5월 라면 수출 실적은 각각 6194만달러(약 774억원), 5522만달러(633억원)로 수출 실적이 최고였던 3월(5207만달러)보다 높다. 일각에서는 올해 삼양식품이 오뚜기 라면 매출을 넘어설 거란 예측도 나온다.
증권업계 역시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박상준 키움증권 연구원은 "2분기 연결기준 매출액은 20% 이상 성장 가능할 것"이라며 "불닭볶음면 수출이 크게 증가하면서 4~5월 수출액이 전년동기 대비 50% 내외 증가하는 추세다. 6월 수출액을 보수적으로 가정해도 2분기에 역대 최고 분기 수출 실적을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삼양식품은 하반기 특별한 제품 확대, 영역 확장보다는 불닭 시리즈 국내외 판매에 주력하겠다는 입장이다. 삼양식품 관계자는 "지금 해온 것처럼 앞으로도 꾸준히 불닭 시리즈 매출을 올리는 데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갓뚜기' 자존심 지킨다…신제품 강화·동남아 시장 확대
기존 업계 2위인 오뚜기 역시 1분기 선전했다. 오뚜기의 연결기준 매출은 6456억원으로 전년 대비 8.1% 늘었고 영업이익은 572억원으로 8.3% 증가했다. 이중 라면이 해당하는 면류 매출은 1985억원으로 전체 약 30% 정도다.
오뚜기는 2분기 실적 증진을 위해 유행에 발 빠르게 대응하며 신제품 개발에 힘써왔다. 상반기 '짜파구리' 열풍에 맞춰 선보인 '진진짜라'(진짬뽕+진짜장), 백종원을 모델로 내세운 '진비빔면'을 비롯해 최근 함영준 오뚜기 회장과 백종원이 협업한 '오동통면 맛남의 광장 한정판' 등이 모두 주목받으며 기대 이상의 매출을 냈다.
그러나 오뚜기에는 취약점이 있다. 타 경쟁사들에 비해 해외 수익이 크지 않다. 내수 중심으로 운영하다 보니 해외 매출 비율 자체가 낮다. 실제 오뚜기 1분기 전체 매출 중 해외 매출(558억원)로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약 8.6%밖에 되지 않는다.
그나마 긍정적인 신호로 볼 수 있는 건 해외 사업이 조금씩 나아간다는 점이다. 지난해 오뚜기 베트남 법인 매출은 278억원으로 전년보다 52억원 증가했다. 올 1분기에는 'K-라면' 열풍에 힘입어 92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이에 오뚜기는 해외 시장 진출에 조금 더 집중할 계획이다. 오뚜기 관계자는 "베트남 법인 설립 10주년이 됐고 2년 전부터 기존 소스 공장에 라면 공장까지 가동하면서 자리를 잡고 있다"며 "이를 바탕으로 동남아 수출에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베트남이 동남아의 허브(중심축) 역할을 할 것"이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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