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점 이달말 영업종료...유통 사업은 3년째 실적 정체기
폐점 자리는 임대주택 건립...체험 콘텐츠 강화로 실적 반등 꾀한다
[서울=뉴스핌] 남라다 기자 = 이랜드리테일이 운영하는 '2001아울렛 수원점'이 이달 말 역사 속으로 사라진다. 문을 연 지 15년 만의 폐점이다.
이랜드는 수원점을 헐고 청년 임대주택을 건립해 새로운 수익원으로 활용한다는 구상이다. 현재 그룹 차원에서 임대주택 사업을 새로운 동력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다. 또한 유통 사업도 변화를 시도한다. 우선 복합 문화공간 등 체험형 콘텐츠를 강화해 고객 발길을 돌린다는 복안이다.
엔씨 강서점 예스24중고서점 모습. [사진=이랜드] 2020.06.10 nrd8120@newspim.com |
◆수원점 이달말 영업종료...3년째 실적 정체기 맞은 유통사업
11일 업계에 따르면 2005년 경기 수원시 팔달구에 문을 연 2001아울렛 수원점이 개점한 지 15년 만에 폐점한다. 영업은 이달 말 종료한다.
다만 이랜드리테일 측은 인위적인 구조조정은 하지 않겠다고 잘라 말했다. 회사 관계자는 "수원점은 지역 재개발 사업으로 인해 폐점하게 된 것"이라며 "오프라인 매장에 대한 인위적인 구조조정은 하지 않을 것이며 폐점하는 수원점 직원들은 인근 점포로 전환 배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로써 2001년아울렛의 점포 수는 1개가 줄어 전국에서 7개만 남게 됐다. 이랜드리테일이 운영하는 점포 수도 감소 추세에 있다.
이랜드리테일 브랜드별 점포 수 현황. [자료=이랜드] 2020.06.10 nrd8120@newspim.com |
2017년에는 51개 점포를 운영했지만, 올해는 47개 점포로 4개 줄었다. 엔씨(NC)백화점이 20개 점포에서 17개로 3개 줄었고 2001아울렛은 8개에서 1개 폐점해 7개로 감소했다.
이는 정체기에 접어든 실적과 무관치 않다. 이랜드리테일은 그간 내수 부진과 소비심리 위축으로 인해 실적도 정체기를 맞고 있다. 3년 전인 2017년에 2조638억원의 매출고를 올린 이후 2018년 2조1510억원으로 '2조원 초반대'벽을 넘지 못하고 있다. 영업이익도 최근 3년간 2000억원 초반대에 머물러 있다.
지난해에는 연결 기준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10% 감소한 2126억원을 기록했다. 매출도 2조1067억원으로 2% 줄었다.
이랜드리테일 실적 추이. [자료=금융감독원] 2020.06.10 nrd8120@newspim.com |
◆임대사업·체험 콘텐츠 강화로 실적 반등 꾀한다
이랜드는 주택 임대사업으로 새로운 실적 반등을 꾀한다. 당장 이달말 영업을 종료하는 2001아울렛 수원점 자리에 청년 임대주택을 건립한다. 이랜드는 2018년부터 주택도시보증공사(HUG)와 청년임대주택 사업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주택도시기금과 공동으로 출자해 법인도 설립하기로 했다.
앞서 이랜드는 서울 마포구 사옥을 헐고 역세권 청년 임대주택으로의 전환을 추진한 바 있다. 589가구로 구성된 마포구 청년 임대주택은 올 하반기 공급될 예정이다.
아울러 아웃렛 사업에서 매출 1위를 차지한 이랜드는 '유통 명가'의 명성을 잇기 위한 방안 마련에 공을 들이고 있다.
가장 먼저 꺼내든 카드는 '복합 쇼핑몰로의 진화'다. 아웃렛만의 강점인 '저렴한 가격'에 강화한 체험형 콘텐츠를 덧씌워 '복합 쇼핑몰'로 탈바꿈하겠다는 전략이다. 최근 오프라인 점포를 찾지 않는 고객들의 발길을 돌리기 위한 몸부림이다.
엔씨 강서점 예스24중고서점 매장 모습. [사진=이랜드] 2020.06.10 nrd8120@newspim.com |
체험형 콘텐츠로는 복합 문화공간과 에프앤비(F&B)가 있다. 예를 들면 엔씨 강서점에 입점해 있는 예스24 중고서점매장이다. 해당 매장은 코엑스몰에 있는 별마당을 연상케 한다. 자유로운 분위기 속에서 독서를 하고 커피도 즐길 수 있게 공간을 꾸몄다.
건물 외벽은 통유리로 연출했다. 탁 트인 공간의 여유로움을 만끽할 수 있고 석양이 지는 도시 속 풍경도 볼 수 있는 점이 특징이다.
또 유명한 맛집들을 입점시켜 집객 효과를 높일 계획이다. 뉴코아 강남점은 나폴레옹 제과점이, 엔씨 강남점은 초마, 삼백집 등이 있다. 앞으로도 고객들의 입맛을 사로잡을 수 있는 맛집들의 입점을 계속해서 추진한다는 입장이다.
아울러 최근 이랜드가 론칭한 아동 온라인 편집샵인 '키디키디'를 비롯해 자 브랜드(PB) 콘텐츠를 강화해 다른 오프라인 유통업체와 차별화 한다는 방침이다. 현재 이랜드는 40여개의 자체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다.
이랜드 관계자는 "소비자 트렌드에 맞춰 복합 문화공간, 에프엔비 등 고객 체험형 콘텐츠를 중심으로 매장을 개편해 성장동력을 개발하고 유통 혁신을 계속해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nrd812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