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대면 거래 확대에 따른 충성고객 확보 경쟁
금융당국도 규제 완화해 영업 지원, 시장 육성
[서울=뉴스핌] 백진규 기자 =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해 주요 시중은행들도 언택트(Untact) 서비스 강화에 나서고 있다. 비대면 거래 비중이 늘어남에 따라 충성고객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금융당국도 외환·신탁 규제를 잇따라 완화하면서 언택트 영업을 지원하고 나섰다.
8일 은행권에 따르면, 주요 은행들은 외환, 상담, 투자 등 각 분야별로 새로운 상품을 출시하고 서비스를 확대해 언택트에 대응하고 있다.
주요 시중은행 사옥 [사진=각 사] |
하나은행은 지난 4월부터 기존에 외국인에만 제공하던 언택트 해외송금 앱 '하나이지(Hana EZ)' 서비스를 내국인에도 확대 실시하고, 5월에는 언택트 외환거래 플랫폼 'HANA 1Q FX'를 출시했다. 비대면 외환 서비스를 강화하고 수수료와 환율을 우대해 고객을 지속적으로 유치하겠다는 것이다.
국민은행도 5월부터 모바일 소액 해외송금 서비스를 시작하면서 저렴하고 신속한 언택트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밝혔다.
글로벌 시장에서의 비대면 서비스도 강화하는 추세다. 우리은행은 올해 3월 글로벌 네트워크 확대를 위해 '우리WON뱅킹'의 글로벌 버전인 '우리WON뱅킹 베트남'앱을 출시했다. 앞으로 간편이체, 모션뱅킹(스마트폰을 흔들어 거래) 등 금융서비스를 동남아 지역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금융당국 역시 비대면 외환서비스 활성화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이달 초 홍남기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환전한 외화를 택배로 수령하거나 ATM에서도 해외 송금이 가능한 '외환서비스 혁신 방안'을 논의했다. 외환거래는 당국이 규제를 완화해야 시중은행들도 새로운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코로나19 이후 온라인 상담도 빠르게 활성화하고 있다. 신한은행은 지난달 고액 자산가 30여명을 대상으로 코로나 이후 주식시황을 설명하는 '언택트 웹세미나'를 개최했다. 거리두기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증시 궁금증을 해소하고 고객과 소통하기 위해서다.
국민은행은 지난달 KB부동산 리브온(Live ON)앱을 통해 '부동산 랜선 세미나'를 개최했다. 코로나 이후 부동산 시장 변화를 예측하는 한편, 각종 부동산 세금 절약 방법도 설명했다. 하나은행도 지방 및 해외 고객에 세무·부동산·법률 등 자문을 제공하기 위해 화상 PB서비스를 시작했다.
비대면 상품판매도 확산되고 있다. 국민은행은 지난달 영상통화를 활용한 비대면 특정금전신탁 판매를 시작했다. 국내외 주식형 및 혼합형의 ETF 신탁상품 28종이다. 대면 상품 대비 0.2 ~ 0.3%p 인하된 보수가 적용된다. 금융위원회에서 4월부터 자산운용업 규제를 개선한 뒤 은행 중 처음으로 서비스를 시작한 것이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기존 고객들이 막연하게 '비대면 서비스도 있구나'라고 생각했다면, 코로나 이후에는 반 강제적으로 비대면을 경험하면서 이게 더 편리하다는 것을 깨닫고 있다"며 "예적금·펀드 등 기본 상품의 디지털 판매 비중이 빠르게 늘어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한편, 언택트에 어려움을 겪는 노년층 및 장애인을 위한 서비스 개발도 이어지고 있다. 기업은행은 오는 5일부터 국내 최초로 음성본인확인(Voice ID) 서비스를 도입한다. 언택트 서비스 이용을 어려워하는 고령층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업은행은 설명했다.
우리은행은 지난 2월 디지털 OTP앱을 개선하고, 청각장애인을 위한 스마트뱅킹 수화상담을 제공하고 있다. 농협은행은 농촌 지역의 고령층 고객을 위한 전담직원 교육을 실시해 소외고객 방지에 나서고 있다.
bjgchina@newspim.com